詩心에젖어

꿈에 본 듯-박노옥 詩

채운 (彩雲)신윤정 2024. 12. 26. 19:37

#꿈에 본듯

옛적에

아궁이 앞에

쭈구리고 앉은

어린 녀석

잔불에

고구마 몇알

던져 놓고 있고

머리에 흰수건 얹은

엄니는

눈꽃송이

뜨믄 내리는

마당을 가로 질러

쇠죽을 퍼 가지고

외양간으로 향한다.

어제 본듯

꿈에 본듯

엄니 본듯

아궁이 앞에

어린 녀석과

엄니는 어디 가고

머리에 흰 터럭만

눈꽃처럼 앉아 있네

눈꽃도

흰 터럭도

꿈에 본듯 하겠지.

2022년 가을에 고산 박노오기가 짓고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