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19일~~20일
오전10시50분~~
서울역 플랫홈을 빠져나간 KTX 제129고속열차는
피곤한 나의몸을 싣고 경부선 철로를 달린다.
차창밖으로 반짝이는 가을햇살이 창가에 비추이며
나의 식은 몸을 데워주는 듯 미열로 다가온다.
늘 ktx고속열차를 탈 때 느끼지만 좌석간의 거리가 너무 답답하다.
한번 착석하면 작은 몸뚱이도 움직이기 어려울정도로 비좁다.
나만 느끼는것은 아니리라 생각하고, 책을 보다가 어느새 잠이 들었는데
대전역을 지나다가 어린이의 고함소리에 단잠을 깼다.
가만히 지켜보니 그 아이는 자기엄마 말은 아예 개무시를 해 버린다.
저혼자 고함지르고 노래부르고...
객실예의를 좀 가르치지....쩝
덩치는 밤톨만한것이 기차화통을 삶아 먹은 목소리로
주위 사람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내 새끼 같았으면 한대 쥐어박고 싶었을게다.^^*
인내심을 최대한 발휘하고 창가를 응시했다.
벌써 벼를 거둬들인 논도 보이고
아직 일손이 부족한지 누렇게 고개숙인 벼가 바람에 물결치는 곳도 있었다.
시골들녘은 언제봐도 정겹고 가슴이 따스해진다.
농부들의 거친 손과 굵고 주름진 이마에서 農心을 읽기도 한다.
13시27분 ..
바깥풍경에 마음 뺏기고 있는동안 종착역인 부산역에 도착한다.
시험기간인 딸아이랑 부산역 근처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딸은 미리 게이트앞에서 날 기다렸고
만나자마자 부산역 건너편 가야밀면집으로 들어가는데
어머나~~도로에 길게 늘어선 대기줄이 보였다.
아무리 맛집이라도 줄 서서 먹는건 별로라서
그 옆에 "북창동 순두부집"으로 들어가보았다.
깔끔한 인테리어에 단정해보이는 써빙아가씨들을 보니
음식이 괜찮을 것 같아 순두부랑 보쌈정식을 주문하고
도란도란 모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곧,음식이 나오고 식사를 한다.
돌솥밥이 조금 꼬들했지만 딸아인 배고팠는지 좋아하고 잘 먹었다.
그리고,다시 역앞 버스승강장으로 이동~~
난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야하고
딸은 시험공부로 도서관으로 가려고 같은 버스를 탔는데
그때부터 큰 일이 벌어진다.
61번 부산 시내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쯤 가다가
갑자기 아이의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식은땀이 온몸을 흥건하게 적시며
실신 일보직전이다.ㅠㅠ
갑자기 복통이 넘 심해서 죽을것만 같단다.
얼른 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잡아타고 주례동 삼선병원 응급실로 이동....
택시기사님도 당황스런 표정으로 막히는 도로를 원망하신다.
내 가슴에 기댄 아이는 말도 못할정도로 위급했다.
왜그리 눈물이 나던지 ...
응급실 도착하니까 딸은 얼른 걸어서 들어간다.
그리고,간단한 검사를 몇 가지하고
링겔주사를 투여...
주사액이 몸에 침투하자 그때서야 딸아인 통증이 조금 가라앉는다고 한다.
긴 한숨 몰아쉬며 딸의 남친한테 연락을 해 본다.
이런 우라질..경주시내에 볼일 보러 갔다네..ㅜㅜ
다시 아들에게 해 보니 금방 오겠단다.
갈길이 멀고 아인 아프고 대략난감...
혹시나 해서 아이아빠한테 문자를 넣었더니
10분내로 달려왔다.
난 꼴도보기 싫은 아이아빠지만 아이를 데려가기 위해 어쩔 수 없다.
10년만에 봤는데 첨엔 누군지 몰랐다.^^
모습도 많이 바뀌고 전혀 상상도 하지못했기 때문에...
그래도,아인 아빠가 오니 안심이 되는듯 말을 붙였다.
나더러 복통이 사그라들었으니 이모한테 얼른 가라고 한다.
그래서,지하철로 터미널까지 가는데 발걸음이 무거웠다.
부산에서 부곡까지 1시간20분 소요..
이내 깜깜해진 창밖 불빛을 바라보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하필,결혼식에 가는 나의앞에 그런 시련이 생길까~~?
모녀상봉에 누가 질투의 화살을 내려 꽂았는지...
부곡터미널에 하차하니 형부가 날 기다리고 계셨다.
오랜만에 언니집 방문이라 낯설기도 했지만
피를 나눈 형제자매는 급친밀감이..
나의 뒤로 부산 여동생도 오고 조카들도 따로따로 내려와
잔칫집 분위기가 났다.
저녁식사시간 형부랑 처제들은 소주 한잔으로 그 동안의 회포를 풀어보았다.
다음날 아침6시..
언니가 집안에 있던 사람들을 모조리 깨워 온천에 사우나 가잔다.
의무적으로 언니를 따라 목욕을 하고나니 전신이 개운했다.
그리고,바로 예약된 미용실로 가서
한복에 어울릴 헤어스타일로 바꾸고 나오는데
바람도 션~하고 하늘이 너무 맑아 못으로 구멍이라도 뚫으면
금방이라도 푸른 물이 떨어질것만 같았다.
오후 1시에 조카 선희의 결혼식이다.
언니집에서 가깝지만 한복을 입은 여자들은 남동생 차로 이동을 한다.
집안에 큰일 한 번 치뤄니 모처럼 7남매가 한곳에 다 모인다.
사촌남동생들과 고종사촌,이종사촌들이 다 모이니
식장에 가득 찬다.
날씨도 ,새신랑 새신부의 앞날이 순탄할 것 같은 예감이다.
그런데,혼주인 울 언니가 예식장에서 자꾸 눈물을 찔끔찔끔 흘린다.
덩달아 나도 눈물이 났다.
특히,신랑신부의 행진때 웨딩마치가 울러퍼지니
내 가슴이 왜 미어지면서 눈물이 흐르던지...
그때 그날처럼, 밀려오는 그 무엇이 내 감성을 건드린 것 같다.
아직 미혼인 노총각 노처녀 사촌들이 많은데
이제부터 줄줄이사탕으로 예식장을 다녀야 될 것 같다.
이 아름다운 가을날에 한쌍의 커플이 된 조카 선희가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경부선 하행선 열차안에서 셀카^^
부산역 광장 분수대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
딸랑구랑 북창동순두부집에서 식사중..
부곡온천에서
미용실에서
어디에서나 셀카는 이루어진다.^*^
머리를 틀어올리고~~
빛이 들어가서 이상타..
이건 뭥미..?
한복을 입고..
머리가 짧아 자꾸 빠진다.
우C..언니 한복이 더 이쁘잖아...ㅋ
뉘집 규수인지 참 곱다..^*^뒷머리가...
울 언니는 뒤통수가 이쁘다고 자꾸 뒷모습만 찍어준다.^^
혼주와 새신부 선희
사촌들과..
축가 부르는 유란이 ^^
♩나를 사랑으로 채워져요~사랑의 배터리가 다됐나봐요~~~♪당신없인 못살아 나는나는 못살아~~당신은 나의 배터리
축가 부르는 유란이를 귀엽게 바라보는 신랑신부 ^^
휘석이랑
예빈이랑
유란이 가족
휘석이네 가족
호근이 가족
휴일저녁 ..부곡에서 부산역으로 이동하여 20시20분발 KTX고속열차로 서울상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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