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오후,
오전 조회를 하고 지점에서 12시쯤 귀가하여
몇가지 준비물을 챙겨 용산역으로 갔다ㆍ
6년전에 서울 수서에서 충남 광천으로 귀촌을 한
선배님댁에 인사도 드릴겸 시골풍경에 취하고 싶어서다ㆍ
공무원 생활을 오래 하신분이라
자칫 대화가 딱딱할 수 있으나
귀촌에서 쌓인 친밀감으로
지금은 낯을 가리지도 않고 잘 사시는 것 같다ㆍ
누가 말했던가~!!
충청도 음식이 밍밍한 맛이라고~^^
각 종 김치를 맛보는데 시원하면서도 담배한 맛이
다른 반찬은 꺼내지도 못하게 했다ㆍ
오랜만에 만났다고 맛있는 와인을 꺼내
한 잔,
또 한잔,
이야기꽃을 피우며 시간 가는줄 몰랐다ㆍ
담날아침, 늦잠에서 깨어나니
그동안 정든 이웃분들과 같이
홍성시내로 어죽을 먹으러 가자고 하신다ㆍ
호박을 품은 미꾸라지 어죽이라며
맛집으로 소문이 난 집이란다ㆍ
써비스로 나온 미꾸라지 튀김으로
광천막걸리도 마시고
보글보글 가스불에 끓는 소리만으로도
위장이 행복했다ㆍ
식후 소화도 식힐겸
선배가 봐두었던 언덕배기에 가서
자연산 부추랑 머위를 뜯었다ㆍ
가시덤불을 헤치고 아주 연한 머위를
눈이 파랗토록 뜯어니 포대자루가 빵빵했다ㆍㅎ
서울가서 회사 출근때 도시락반찬으로 싸 가서
동료들과 나눠먹을 생각만해도 미소가 저절로~^^
그리하여 저녁이되어 조금은 피곤했지만
시골인심은 손님을 그냥 두지않기에
광천막걸리에 도시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보았다ㆍ
넉넉한 인심에 마음 내려놓고
풋풋한 봄나물에 위장 해제하고
시골은 언제 가더라도 모든걸 받아준다ㆍ
새삼 선배님이 부럽다ㆍㅎ
나도 노후에 연금이 개시되면
이 동네로 귀촌해서 좋아하는 산과 들을
맘껏 누비면서
다래랑 머루도 따 먹으며
기찻길옆에 이쁜꽃 심어놓고
여행자들이 웃으며 지나다니는것을 보며
살고싶다ㆍ
그동안 아프지않고
내 맘이 변치않길 바래본다ㆍ~~^^
지금 광천역에서 무궁화호 열차 입석중에
머위담은 박스에 앉아서 몇자 끄적여본다ㆍ
용산역까지 무사히 도착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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