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 김시천
그리 모질게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물 처럼 흐르며
살아도 되는 것을~
악다구리 쓰고
소리 지르지 않아도 되는 것을~
말 한마디 참고
물 한모금 먼저 건내고
잘난 것만 보지 말고
못난 것들도 보듬으면서
거울 속 저 보듯이
서로 불쌍히 여기고
원망하고 미워하지 말고
용서하며 살걸 그랬어~
잠깐인것을
세월은 정말 유수 같은 것을~
나만 모르고 살았을까?
낙락장송은 말고
그저 잡목림 근처에
찔레나 되어 살아도 좋은것을~
근처에 도랑물이나 졸졸 거리고
산감 나무 한 그루
철마다 흐드러지면
그쯤으로 그만인 것을~
무어 얼마나 부귀영화 누리자고 그랬나 몰라?
사랑도 익어야 한다는 것을~
덜 익은 사랑은 아프다는 것을~
사랑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젊은 날에는 왜 몰랐나? 몰라!
나도 이제쯤에는
홍시가 되면 좋겠어!
홍시처럼
내가 내 안에서
무르도록 익을 수 있으면 좋겠어~
아프더라도 겨울 감나무 가지 끝에
남아 있다가
마지막 지나는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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