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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心에젖어

동백에 관한 시 모음 [ 동백에 관한 시모음 ]※ 꽃처럼 살려고 / 이생진꽃피기 어려운 계절에 쉽게 피는 동백꽃이나보고 쉽게 살라 하네내가 쉽게 사는 길은쉽게 벌어서 쉽게 먹는 일어찌하여 동백은 저런 절벽에 뿌리 박고도쉽게 먹고 쉽게 웃는가저 웃음에 까닭이 있는 것은 아닌지'쉽게 살려고 시를 썼는데시도 어렵고 살기도 어렵네동백은 무슨 재미로 저런절벽에서 웃고 사는가시를 배우지 말고 .동백을 배울 일인데’이런 산조(散調)를 써놓고이젠 죽음이나 쉬웠으면 한다※ 동백 선생 / 송찬호내가 남도로 선생을 찾아간 것은 어느덧삼월도 다 지난 어느 햇살 맑은 봄날이었다그 깊은 내력을 알 수 없지만 선생은 의서와역서를 읽는 분이었다 어쩌다 소문을 듣고찾아오는 사람들의 뼈를 맞춰주거나 응혈을풀어주기도 하고 몇몇 종자를 구해와서는절기에 따른 파.. 더보기
겨울의노래-복효근 詩 겨울의 노래 / 복효근멀리서 보면꽃이지만포근한꽃송이지만손이 닿으면차가운 눈물이다더러는 멀리서 지켜만 볼꽃도 있어금단의 향기로 피어나는 그대삼인칭의눈꽃그대. 더보기
눈에 관한 시 모음 ✦ 눈 내리는 날의 기도 - 양광모​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 누구에게나첫눈처럼 기다려지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한 송이 한 송이씩 떨어지지만이내 뭉쳐 하나가 되는 사람​세상의 모든 상처와 잘못을깨끗함으로 덮어주는 사람​겨울의 깊은 어둠과 밤을하얗게 빛으로 밝혀주는 사람​눈처럼 홀로 서 있어도묵묵히 겨울바람을 이겨내는 사람​아이에게는 기쁨을,연인에게는 사랑을어른에게는 추억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사람​누군가 자신을 밟고 지나갈 때조차뽀드득 뽀드득 맑은 소리를 내는 사람​이 세상 떠나는 날 누구에게나첫눈보다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게 하소서   ✦ 첫눈 오던 날 - 용혜원새벽에가장 먼저 눈 위에발자국을 남기고 싶은 것처럼그대에게 처음 사랑이고 싶습니다.삶의 모든 날들이그대와 살아가며사랑을 나눌 날들이기를꿈꾸며 살아갑니.. 더보기
얼음에 관한 시 모음 얼음의 도가니      /강연옥심장이 뜨겁게 끓어도 내 의식엔 언제나 눈이 내려가장자리부터 식는 난 얼음의 도가니다일탈을 꿈꾸는 영상들이 뜨겁게 달아올라 끓을 때면괄호 속에 갇힌 먼저 풀어야 할 숫자처럼수많은 부호 속에서 해답을 찾는 내 글쓰기는펜 끝이 닿는 의식의 가장자리부터 식는다한없이 의식을 얼리는 얼음의 도가니와한없이 끓고 있는 심장의 치열한 이중성은서로 닿는 순간마다 풀지 못하고늘 덧없이 증발해버리는 오답이다금속성으로만 깰 수 있는빙산처럼 두꺼워진 내 얼음의 도가니에 가끔“쩡-”하고 금가는 쇳소리 울린다시리고 아프다그리하여 가슴은 끓어야하는 난 얼음의 도가니다이대로 얼마나 더 아파야 하나* 시 제목은 최수철의 「얼음의 도가니」에서 따옴얼음을 밟다       /김종제삶이 강과 같아서병석에 드러누운.. 더보기
눈(雪)에 관한 시 모음 겨울사랑 / 문정희​​눈송이 처럼 너에게 가고싶다 머뭇 거리지 말고서성대지 말고숨기지 말고그냥 네 하얀 생애속에 뛰어들어따스한 겨울이 되고싶다천년 백설이 되고싶다 .  눈 / 김안녕​희디흰 타이레놀을 절구에 빻아세계의 공중으로 훠어이 훠이​울음을 그칠 수 없으므로겨울, 인간의 길은 미끄럽고 끝간 데 없으므로​신이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극약 처방 겨울의 노래 / 복효근​​멀리서 보면꽃이지만​포근한꽃송이지만손이 닿으면차가운 눈물이다​더러는 멀리서 지켜만 볼꽃도 있어금단의 향기로 피어나는 그대삼인칭의눈꽃​그대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우리가 눈발이라면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진눈깨비는 되지 말자.​세상이 바람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사람이 사는 마을가장 낮은 곳으로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우리가 .. 더보기
첫 눈 오는날 만나자-정호승 첫 눈 오는 날천지에 행복이 흩날리고 있습니다.하얀 눈을 젖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독사가 먹으면 독이 됩니다.같은 눈이라도 누가 맞으면 행복이 되고누가 맞으면 짜증이 되기도 합니다.첫 눈이 오는 순간에는가슴 속에 촛불이 켜진 듯사람들의 마음이 따뜻해집니다.사랑도, 소망하는 마음도 깊어져그 순간 만은 모든 고통이 날아간 듯 보이죠.첫눈이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우리 마음도평온하고 따뜻한 오늘을 기대합니다. 정호승님의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중에서 - 더보기
고향에 관한 시 모음 고향에 관한 시모음 고향산천 가는 길      /반기룡 나무와 새와 수풀이덥석 악수를 청하며달려드는 댓속 같은 오솔길이 심술을 부린다 그많은 사람들은눈길 한번 주지않고상여꾼처럼꾹꾹 발걸음만 던져놓은 채 사라진다고 깔깔대던 까치도꼬리치던 강아지도발매한 산처럼 헛헛한 웃음만 토해내고 있다고 그렇구나문명의 이기가흙내음 신발창에 매달고 가던푸른 추억을 삼켜버렸구나 고향산천 가는 길은황토흙 같은 엄청난 쓸쓸함 즈려밟고끈적거리는 발걸음만 동여맨 채 사납게 달음질 친다  고향의 강물 2      /강현옥짙은 황토 빛거품 물고 애끓는강물로 다가가 보면사람들의 근육에서 발생한유행성 균들이 걸어 다닌다발걸음에 울렁거리는가슴속을 들여다보면발자국마다 묻어 나온세균들이 불면의눈을 뜨고 어디론가 길을 낸다한 무더기 어둠을 풀어놓.. 더보기
낙엽에 관한 시 낙엽 / 이생진한 장의 지폐보다한 장의 낙엽이 아까울 때가 있다그때가 좋은 때다그때가 때묻지 않은 때다낙엽은 울고 싶어하는 것을울고 있기 때문이다낙엽은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을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낙엽은 편지에 쓰고 싶은 것을쓰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낙엽을 간직하는 사람은사랑을 간직하는 사람새로운 낙엽을 집을 줄 아는 사람은기억을 새롭게 갖고 싶은 사람이 단풍 / 정건우한 줄기에 살았었다고똑같이 물드는 건 아닌가 보다이파리 하나마다바람 한 뼘, 햇살 한 줌이슬 몇 방울마디 하나하나가 온통 절박하구나저마다의 세상을울긋불긋 매달은 사연들층층으로 뻗어 나간가지 끝에서서로 다른 애절함으로 속을 끓이다끝내 혼절해버린저 생각 있는 빛깔들. 낙엽 / 이생진가을은 향수(鄕愁)가 병이다나무는 나무대로벤치는 벤치대로사람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