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봄비 /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 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그러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과 같이
땅에선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현대문학, 1955.6.]
2. 봄비 / 나태주
사랑이 찾아올때는
엎드려 울고
사랑이 떠나갈 때는
선채로 울자
그리하여 너도 씨앗이되고
나도 씨앗이 되자
끝내는 우리가 울울창창
서로의 그늘이 되자
3. 봄비 / 박목월
조용히 젖어드는
초가 지붕 아래서
왼종일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
월곡령 삼십리
피는 살구꽃
그대 사는 마을이라
봄비는 나려
젖은 담 모퉁이
곱게 돌아서
모란 움솟는가
슬픈 꿈처럼
4. 그해 봄 / 도종환
그해 봄은 더디게 왔다
나는 지쳐 쓰러져 있었고
병든 몸을 끌고 내다보는 창밖으로
개나리꽃이 느릿느릿 피었다. 생각해보면
꽃 피는 걸 바라보며 십 년 이십 년
그렇게 흐른 세월만 같다
봄비가 내리다 그치고 춘분이 지나고
들불에 그을린 논둑 위로
건조한 바람이 며칠씩 머물다 가고
삼월이 가고 사월이 와도
봄은 쉬이 오지 않았다
돌아갈 길은 점점 아득하고
꽃 피는 걸 기다리며 나는 지쳐 있었다.
나이 사십의 그해 봄
- 시집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2006 문학동네’ 중에서 -
5. 봄비 / 심훈
하나님이 깊은 밤에 피아노를 두드리시네
건반 위에 춤추는 하얀 손은 보이지 않아도
섬돌에, 양철 지붕에, 그 소리만 동당 도드랑
이 밤엔 하나님도 답답하셔서 잠 한숨도 못 이루시네
6. 봄비 / 안도현
봄비는
왕벚나무 가지에 자꾸 입을 갖다댄다
왕벚나무 가지 속에 숨은
꽃망울을 빨아내려고
7.[노랫말 ]봄비 /신중현
이슬비내리는 길을 걸으면
봄비에 젖어서 길을 걸으면
나 혼자 쓸쓸히 빗방울 소리에
마음을 달래고
외로운 가슴을 달래길 없네
한 없이 적시는 내 눈 위에는
빗방울 떨어져 눈물이 되었나
한 없이 흐르네
봄비 나를 울려주는 봄비
언제까지 내리려나
마음마져 울려주제 봄 비
외로운 가슴을달래길 없네
한없이 적시는 내눈 위에는
빗방울 떨어져 눈물이 되었나
한 없이 흐르네
봄 비 나를 울려주는 봄비
언제까지 내리려나
마음 까지 울려주네
외로운 가슴을 달래길없네
한 없이 적시는 내 눈위에는
빗방울 떨어져 눈물이 되었나
한 없이 흐르네
이슬비 길을 걸으면
봄비에 젖어서 길을 걸으면
나 혼자 쓸쓸히 마음을 달래도
흐흐흐 마음을 달래며
봄 비 봄 비 오오 봄비가 나리네
봄비가 나리네
봄비가 나리네
8. 그리고 봄비가 된다 / 다서 신형식
순대국밥을 먹는 아침
이맘때 즈음이라 장담하고 있는 너는
소주맛을 모르는 것이다
그대가 미소 또는 웃음지을 때
그때를 위하여
나는 참회의 한방울을 내려놓고
결코 포기하지 않고
꾸불꾸불 맥을 유지해 온
라면 끓는 소리 같았던
시간들을 추억한다
그리고 그제서야
짜릿한 봄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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