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중◈가요

시인의 마을 - 정태춘

 

시인의 마을 - 정태춘

창문을 열고 음.. 내다 봐요
저 높은 곳에 걸린 깃발 펄럭이며
당신의 텅빈 가슴으로 불어오는
더운 열기에 새찬 바람

살며시 눈감고 들어 봐요
먼 대지 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
당신의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
숨가쁜 벗들의 말발굽 소리

누가 내게 손수건 한장 던져 주리오
내 작은 가슴에 얹어 주리오
누가 내게 탈춤의 장단을 쳐 주리오
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소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방랑자 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우산을 접고 비 맞아 봐요
하늘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다가와서
당신의 그늘진 마음에 비 뿌리는
젖은 대기의 애틋한 우수

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 건네 주리오
내 작은 손 잡아 주리오
누가 내 운명에 길동무 돼 주리오
어린 시인의 벗 돼 주리오


 



'대중◈가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익조/김용임  (0) 2018.12.11
아씨/이미자  (0) 2018.12.09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사람/해바라기  (0) 2018.12.09
오직 단 하나(MBC 드라마 "마의 OST) - 소향  (0) 2018.12.02
슬픈고백/최진희  (0) 2018.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