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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心에젖어

새해 1월의 시 모음

1월은 가장 깨끗하게 찾아온다
새해는 백지처럼 하얗게 찾아온다
올해는 흐르는 강물처럼 살고싶다
올해는 태양처럼 열성적으로 살고싶다

올해는 먹구름이 몰려와 비도 종종
내리지만 해살이 가득한 날이
많을 것이다
올해는 일한 기쁨이 수북하게 쌓이고
사랑이란 별하나 가슴에 떨어졌으면
좋겠다

 

이 시에서 1월은 ‘가장 깨끗한 시간’으로 형상화됩니다.

백지라는 표현은 아직 아무것도 쓰이지 않았다는 의미이면서

동시에 무엇이든 써 내려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이해인은 새해의 소망을 과장되거나 추상적으로 끌어올리지 않고,

강물과 태양이라는 일상적 자연 이미지에 빗대어 설명합니다.

이는 삶의 태도를 선언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강물처럼 흐른다는 것은 유연함과 지속성을 의미하고,

태양처럼 산다는 것은 열정과 책임을 상징합니다.

후반부에서 등장하는 먹구름과 해살의 대비는

낙관이 아니라 현실 인식에 가깝습니다.

고단한 날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일한 기쁨과 사랑이라는 구체적 보상을 희망하는 결말은

독자에게 실질적인 위안을 제공합니다.

1월 / 목필균

새해가 밝았다
1월이 열렸다

​아직 창밖에는 겨울인데
가슴에 봄빛이 들어선다

​나이 먹는다는 것이
연륜이 그어진다는 것이

주름살 늘어난다는 것이
세월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이
모두 바람이다

그래도
1월은 희망이라는 것
허물 벗고 새로 태어나겠다는
다짐이 살아 있는 달

​그렇게 살 수 있는 1월은

축복이다

 

1월의 시 / 이해인

​첫 눈 위에
첫 그리움으로
내가 써보는 네 이름

​맑고 순한 눈빛의 새한 마리
나뭇가지에서 기침하며
나를 내려다본다

​자꾸 쌓이는 눈 속에
네 이름은 고이 묻히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무수히 피어나는 눈꽃 속에
나 혼자 감당 못할
한방울의 피와 같은 아픔도
눈밭에 다 쏟아 놓고 가라

​부디 고운 저분홍 가슴의
새는 자꾸 나를 재촉하고……

 

 

세밑 - 나태주

멀리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하고 자주
이야기도 못하지만

생각 속에서 만나고
생각 속에서 이야기하고
생각 속에서 웃는 우리

멀리 물결쳐 멀리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파도, 바다

올해도 너와 더욱
가까이 만나고 숨 쉬고
생각 속에 살아서 좋았단다.

 

1월의 기도 - 윤보영

사랑하게 하소서
담장과 도로 사이에 핀 들꽃이
비를 기다리는 간절함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새벽잠을 깬 꽃송이가
막 꽃잎을 터뜨리는 향기로
사랑하게 하소서

갓 세상에 나온 나비가
꽃밭을 발견한 설렘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바람이 메밀꽃 위로
노래 부르며 지나가는 여유로
서두르지 않는 사랑을 하게 하소서

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
그게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늘 처음처럼 내 사랑이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게 하소서

 

1월 / Ai

새해의 문턱에서
시간은 하얀 숨을 고르고
세상은  아직 말수가 적다

​붉은 말 한 마리
차가운 땅을 힘차게 박차며
올해의 길을 연다

​망설임은 뒤에 남기고
심장은 다시 뜨겁게
꿈은 더 멀리 달릴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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