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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동요

비목 (碑木)

비목 (碑木)

 

작사 한명희

작곡 장일남

 

 

. 2006년 9월 25일 오후4시, 서울아산병원 장일남씨의

빈소에 개량한복을 입은 노신사가 고인의 영정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 '비목'의 작사가 한명희(韓明熙)씨였다.

. 서울시립대 교수를 역임한 한명희씨는 장일남씨의 부음을

듣자마자 자택이 있는 남양주시 덕소에서 한걸음으로 달려왔다.

. 비목의 작곡가는 장일남씨 이고 그 가사를 작사한 사람은

한명희씨,. 한명희 선생은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 "1960년대 중반 지금의 '평화의 댐'에서 북쪽으로 12km

떨어진 백암산(1,719m) 계곡 비무장지대에 소위로 배속

되어 군복무하던 시절이었습니다.


. 잡초가 우거진 백암산 기슭에서 6.25때 전사한 무명용사의

녹슨 철모와 돌무덤을 발견하고 거기에 꽂혀 있던 개머리판이

거의 썩고 총열만 남은 카빈총 한 자루를 주워왔습니다.


. 이를 깨끗이 수입(손질)하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무덤의

주인공은 전쟁 당시 M1 소총이 아닌 카빈총의 주인공인 것을

보면 '나 같은 소대장 계급의 꿈 많은 젊은 소위구나!' 하며

제대후에도 그 기억을 잊지 못했습니다.


. 그러던 어느날 제가 TBC(동양방송국) 음악부 PD로 근무

할 때였습니다. 방송 일로 자주 만나던 작곡가 장일남씨로

부터 신작 가곡을 위한 가사 몇 편을 의뢰받고 문득 제 머리

속에 군복무시절의 화약 냄새가 쓸고 간 그 깊은 계곡 양지

녘의 이름 모를 돌무덤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비바람 긴

세월 동안 한결같이 그 무덤가를 지켜주고 있는 그 새하얀

산목련을 전사한 주인공을 사랑하다가 순절한 연인으로 상정

하고 '비목' 노랫말을 지었던 것이지요."


. 그 가사에 장일남이 곡을 붙여 비목(碑木)이라는 가곡이

탄생된 것입니다.


. 전쟁의 여운과 산골의 아름다운 자연이 모태가 된 이 곡은

시대적 산물이자 무명용사의 희생을 상징하는 곡 이상으로

우리 국민의 애창곡이 되었고 고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실려

있으며 1995년 화천군 동촌리 평화의 댐에 비목공원이 조성

되었다.

 

뮤지션 소개

< 작사자 한명희 (1939 ~ )>


 

. 작사자 한명희는 1939년 충청북도 충주 출생으로 1964년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ROTC 학군장교로 입대 비무장

지대 전투초소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하였고 그 후, TBC

방송국 프로듀서 공채 3기로 입사하여 주간 라디오 프로그램

"가곡의 언덕", 일일 프로그램 "가곡의 오솔길"등 가곡을

소개하는 음악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다.


. 또한 국악인으로 국립국악원장을 역임했으며 서울시립대

음악과 교수로 정년퇴임하였다.


. 그 후 제36대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 대한민국예술원 음악

분과 회장등을 지냈으며 2006년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하였다.

 

< 작곡가 장일남 (1932-2006)>


 

. 장일남(張一男, 1932년 2월 2일 ~ 2006년 9월 24일)은

대한민국의 작곡가, 지휘자, 음악가, 대학 교수이다.


. 1932년 황해도 해주에서 출생하였다. 해주사범학교, 평양

음악학교를 졸업하고 1950년 월남하여 창덕여자고등학교,

서울사범대학 부속 고등학교, 숙명여자고등학교 교사로 재임

하였고 수도여자사범대학, 한양대학교 강사를 거쳐 1973년

한양대학교 음악대학에 전임 강사로 임용되었다.


. 2000년 퇴임한 후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명예교수를

지냈다. 또 라디오와 TV에서 클래식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는

등 40년이 넘게 가곡과 고전음악 보급에 앞장서 왔다.


. 고인은 '비목' '기다리는 마음' '석류' 등 가곡을 많이 남겼을

뿐 아니라 오페라 작곡가로도 유명한데 '원효대사' '춘향전'

등은 해외에서도 여러 번 공연됐다. '춘향전'은 1966년 초연

된 이래 한국 창작 오페라 가운데 가장 자주 공연되는 작품.

이 밖에 1988년 올림픽 기념 오페라 '불타는 탑'을 작곡하

였고, 우리나라의 사계를 표현한 작품으로 동해의 여명, 한강,

황금벌판, 눈 덮인 영봉으로 구성된 교향시 '조용한 아침의 나라'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 고인은 대한민국 최우수작곡상, 백상예술대상, 한국작곡상

등을 수상했다.


. 그는 미국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를 받아오다가 2005년

에 귀국하여 투병생활 후 2006년 9월 24일 향년 74세로 타계

하였다.


 

가곡 비목에 얽힌 이야기


. 한명희 작사, 장일남 작곡으로 알려져 있는 '비목' 은 가사나

곡에 애달픈 사연이 숨겨져 있다.


. 작사자 한씨가 60년대 중반 육군 소위로 임관되어 강원도

화천 백암산 비무장지대 초소장으로 군 생활을 할 당시, 잡초

우거진 비무장지대를 순찰하던 중 양지바른 산모퉁이에서

이끼가 끼인채 허물어져 있는 돌무덤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 어느 이름없는 무명 용사의 무덤인 듯한 그 옆에는 녹슨

철모가 뒹굴고 있었고, 돌무덤 머리에 꽂힌 십자가 모양의

비목은 금새라도 무너질듯 보였고. 한 소위는 그 병사의 나이

가 자신과 비슷한 것을 알고 차마 그 돌무덤 앞을 떠날수

없었다고 합니다.

 


 


. 주변에 숱하게 널려 있는 백골들과 철모, 수통과 탄피 등이

나뒹굴고 있는것을 보면서 한국전쟁 당시 얼마나 많은 젊은이

들이 산화해 갔는지 느끼게 되었고, 그래서 그는 화약 냄새가

쓸고 간 그 깊은 계곡 양지녘의 이름 모를 돌무덤을 포연에

산화한 무명용사로 묘사하였다.


. 작사자인 한씨의 글에 보면 비무장지대 인근은 그야말로

날짐승, 길짐승의 낙원이다.


. 한번은 대원들과 함께 순찰 길에서 새끼 염소만한 궁노루

한 마리를 잡아왔는데, 그날부터 홀로 남은 암놈이 매일 밤

애처롭게 울어대는 바람에 며칠 밤을 그 잔인했던 살상의

회한에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했다.


. 수정처럼 맑은 산간계곡에 소복한 누님 같은 새하얀 달빛이

쏟아지는 밤이면 궁노루 그 놈도 울고, 한 소위도 울고, 온

산천이 오열했다고 한다.


. '궁노루 산울림 달빛타고 흐르는 밤' 이란 가사의 뒤안길에는

이 같은 단장(斷腸)의 비감이 서려 있는 것이다.

 

 

비목(碑木)


작사
한명희

작곡 장일남

노래 소프라노 김신자


 

초연(硝煙)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初動) 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초연(硝煙)은 화약연기를 뜻함

비목(碑木)은 6.25 전쟁 당시 전사한
군인들을 땅에 안장할 때 상황이 너무 급박하여
미처 비석을 세울 겨룰이 없어 주위의 나무를
잘라세운 나무 십자가 비석을 말한다

초동(初動)은 맨 처음에 사귄 친구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궁노루는 사향노루를 말하며 천연기념물
제216호 이다.


 

슬퍼서 아름다운 가곡 '비목' 의 한명희선생 동영상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소재 비목공원 내의 노래비


 

비목 노래비가 세워져 있는 평화의 댐 옆 비목공원에는

철조망과 녹슨 철모가 얹힌 나무 십자가들이 전쟁의 아픔을

노래하고 있다. 다시는 비목과 같은 시가 세상에 나오지 않도

록 우리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기를 염원하며 6월을 맞는다.


 

 

오늘의 우리들과 후손들의 내일을 있게한 당신들의

고귀한 희생을 조국과함께 영원히기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