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잎 그리기 l 꽃술, 봉오리, 받침 그리기 /잎과 잎맥 그리기l 줄기와 가지 그리기]
- 국화는 다른 꽃들이 만발하는 계절을 참으며
- 서리 내리는 늦가을에 그 인내와 지조를 꽃피운다.
- 만물이 시들고 퇴락해 가는 시절에 홀로 피어나는 이러한 국화의 모습은
- 현세를 외면하며 사는 품위있는 자의 모습이나 傲霜孤節한 군자를 연상케 한다.
- 그래서 옛부터 국화는 晩餉, 傲霜花, 鮮鮮霜中菊, 佳友, 節華, 金華 등으로 불리면서
- 정절과 은일의 꽃으로 알려져 왔다.
- 국화는 단독으로 그려지는 경우보다 다른 초화나 괴석과 함께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국화 전체 모습의 운치는 꽃이 높은 것도 있고 낮은 것도 있으면서 번잡하지 말아야 하며, - 잎은 상하, 좌우, 전후의 것이 서로 덮고 가리면서도 난잡하지 말아야 한다.
- 국화의 꽃과 꽃술은 덜 핀 것과 활짝 핀 것을 갖추어서
- 가지 끝이 눕든지 일어나 있든지 하여야 한다.
- 활짝 핀 것은 가지가 무거우므로 누워있는 것이 어울리고
- 덜 핀 것은 가지가 가벼울 수밖에 없으므로 끝이 올라가는 것이 제격이다.
- 국화는 늦가을에 피는, 서리에도 오연한 꽃이다.
- 그러므로 섬세하고 화사한 봄철 는 특성이 다르다.
- 그림이 종이 위에 이루어졌을 때 晩節을 굳게 지켜
- 그윽한 향기를 풍기 는 국화를 대하는 느낌이 들어야 하는 것이다.
[국화실기] 사군자 중 국화 치기
○ 꽃술그리기
꽃잎을 그리고 나면 꽃술을 그려 넣는데, 이것을 심점(心點)이라고 한다. 꽃의 종류에 따라 거의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있고 들국화와 같이 확실한 것도 있다. 그러나 대국은 꽃술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안그리는 것이 일반적인 예다. 꽃술을 그릴 때에는 작은 점을 많이 찍거나 몇 개만 찍어 필(必)자와 같은 것을 그려 넣는다.
꽃술은 꽃의 중앙부위를 담묵으로 칠한 다음 붓끝에 농묵을 찍어 담묵 위에 직필로 점을 찍어 나가는데 위와 위치하는 일이 없다. 꽃술에 색을 넣는 경우 황색을 먼저 칠한 다음 조금 마르면 농묵으로 같은 요령으로 찍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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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은 다섯 갈래로 나눈 것이 오기(五岐), 네 곳이 파인 것이 사결(四缺)이라 하여
오기사결(五岐四缺)이라 한다. 그리고 가지 끝에 가까워짐에 따라
삼기이결(三岐二缺) 또는 이기일결(二岐一缺)이라 한다.
잎의 묵색은 농담이 한데 어울려 조화를 이루기도 하고
잎의 전면과 후면이 구별이 되어야 하는데 전면일 때는 농묵으로,
뒷면일 때는 중묵이나 담묵으로 그린다.
붓 전체를 담묵으로 만든 다음 압지를 사용해 적당히 물기를 빼고
붓 끝에 농묵을 찍은 후 접시에 좌우로 2~3회 문지른다.
그런 다음 잎을 그리기 시작하는데 잎 맨 끝의 한 갈래를 먼저 측필로 그리고,
다음 좌우 순서로 농묵으로 잎맥을 그리는데, 이것을 점엽법(點葉法)이라 한다.
네 갈래를 각각 측필로 잎이 마르기 전에 그린다.
잎맥은 농묵으로 마지막에 그리는데 사실적이고 복잡한 잎맥은 피하고
간략하고 상징적인 잎맥을 그린다.
지맥이 주맥에서 나올 때
좌우 하나씩 엇갈려서 나와야지 고기의 뼈와 같이 마주 나오면 안 된다.
잎맥은 붓의 끊어짐은 있되, 기운은 연속되어야 한다.
즉 작은 선으로 표현하는 것이기에 더욱 신경을 써서 강직한 선으로 표현함이 좋다.
○ 줄기와 가지 그리기
줄기는 대개 위에서 아래쪽으로 그어 내리는 것이 보통이며 가지는 줄기에서 바깥쪽으로 그린다.
또한 잎의 뒤에 가리워지는 부분이 많아야 하고 줄기와 가지를 다 그린 후에라도
적당한 부분에 잎을 첨가하여 전체적인 구도를 짜임새 있게 한다.
줄기를 그릴 때는 붓에 물기를 많이 해서는 안되고,
그어 가면서 순간 멈추어 필을 축적했다가
방향을 약간씩 바꿔 변화를 주며 꿋꿋하고 강직하게 그려야 한다.
줄기와 가지는 구도에 따라 늘어진 것, 위로 향한 것, 높거나 낮은 것 등
변화를 주어 짜임새 있는 구성을 갖추어야 한다.
○ 잎을 줄기와 가지에 연결하기
가지에 잎을 붙일 땐 농묵, 중묵, 담묵으로 처리한다.
즉, 진한 잎 뒤엔 연한 잎으로 연한 잎 뒤엔 진한 잎을 붙여 처리해야
앞, 뒤의 구별이 된다.
잎은 가지의 한 지점에서 두 개가 함께 나오지 않게 하고
잎과 가지가 서로 엉켜 빽빽한 곳과 성긴 데가 있어야 하며 난잡함을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