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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心에젖어

첫 사랑에 관한 詩모음

소년이 내 목소매를 잡고 물고기를 넣었다

내 가슴이 두 마리 하얀 송어가 되었다

세 마리 고기떼를 따라

푸른 물살을 헤엄쳐갔다

-진은영/첫사랑-

 

 

아까부터 노을은 오고 있었다

내가 만약 달이 된다면

지금 그 사람의 창가에도

아마 몇줄기는 내려지겠지

 

사랑하기 위하여

서로를 사랑하기 위하여

숲속의 외딴집 하나

거기 초록빛 위 구구구 비둘기 산다

 

이제 막 장미가 시들고

다시 무슨 꽃이 피려한다

아까부터 노을은 오고 있었다

산너머 갈매하늘이

호수에 가득 담기고

아까부터 오늘은 오고 있었다

 

-김소월/첫사랑-

 

 

 

 

 

 

 

그 여름 내내 장마가 다 끝나도록 나는

봉숭아 잎사귀 뒤에 붙어 있던

한 마리 무당벌레였습니다

 

비 그친 뒤에,꼭

한번 날아가보려고 바둥댔지만

그때는 뜰 안 가득 성큼 가을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코 밑에는 듬성듬성 수염이 돋기 시작하였습니다

 

안도현/첫사랑

 

 

 

 

밤나무 숲 우거진 마을 먼 변두리

새하얀 여름 달밤

얼마만큼이나 나란히 이슬을 맞으며 앉아 있었을까

손도 잡지 못한 수줍음 짙은 밤꽃 냄새 아래

들리는 것은 천지를 진동하는 개구리 소리

유월 논밭에 깔린 개구리 소리

 

조병화/첫사랑

 

 

 

바다에서 막 건져올린 해 같은 처녀의 얼굴도

새봄에 피어나는 산중의 진달래꽃도

설날 입은 새 옷도 아,꿈같던 그때

이 세상 전부 같던 사랑도 다 낡아간다네

나무가 하늘을 향해 커가는 것처럼

새로 피는 깊은 산중의 진달래처럼

아,그렇게 놀라운 세상이 내게 새로 열렸으면

그러나 자주 찾지 않은 시골의 낡은 찻집처럼

사랑은 낡아가고 시들어만 가네

 

이보게,잊지는 말게나

산중의 진달래꽃은 해마다 새로 핀다네

거기 가보게나

삶에 지친 다리를 이끌고 그 꽃을 보러 깊은 산중 거기 가보게나

놀랄걸세

첫사랑 그 여자 옷 빛깔같은 그 꽃빛에 놀랄걸세

그렇다네

인생은,사랑은 시든게 아니라네

다만 우린 놀라움을 잊었네

우린 사랑을 잃었을 뿐이라네

 

 

김용택/첫사랑

 

 

 

 

마아갈

햇빛속을

혼자 우는

새가 있다

 

부드러운

물소리에도

금이 가는 돌이 있다

 

첫사랑

모올래 숨긴

단물 들던

그 가을!

 

 

유재영/첫사랑

 

 

 

첫사랑 그 사람은 입맞춘 다음엔 고개를 못 들었네

나도 딴 곳을 보고 있었네

 

비단올 머리칼 하늘 속에 살랑살랑 햇미역 냄새를 흘리고

그 냄새 어느덧 마음 아파라

내 손에도 묻어 있었네

 

오,부끄러움이여,몸부림이여

골짜기에서 흘려 보내는 실개천을 보아라

 

 

박재삼/첫사랑 그 사람은

 

 

 

내게 첫사랑은 밥 속에 섞인 곤드레 같은 것이어서

데처져 한 계절 냉동실에서 묵었고 연초록색 다 빠지고

취나물인지 막나물인지 분간이 안가는 곤드레 같은 것인데

 

첫사랑 여자네 옆 곤드레 밥집 뒷방에 앉아

나물 드문드문 섞인 밥에 막장을 비벼 먹으면서

첫사랑 여자네 어머니가 사는 집 마당을 넘겨보다가

 

한때 첫사랑은 곤드레 같은 것이어서

햇살도 한 평밖에 몸 닿지 못하는 참나무숲

새끼손가락만한 연초록 대궁에 솜털이 보송보송한,까실까실한,

속은 비어 꺾으면 툭 하는 소리가 허튼 약속처럼 들리는 곤드레 같은 것인데

 

종아리가 희고 실했던

가슴이 크고 눈이 깊던 첫사랑 그 여자 얼굴을

사발에 비벼 목구멍에 밀어넣으면서 허기를 쫓으면서

 

 

 

김남극/첫사랑은 곤드레 같은 것이어서

 

 

 

 

 

비 오는 날이면,허공을 걸어 첫사랑을 보러 가네

첫사랑은 향기로운 웃음을 흔들며 안개 뒤에 서 있네

내 온몸의 피는 첫사랑의 허파 속으로 달려가네

구름의 등과 안개의 무릎에 앉은 이끼들 사이로 벽을 향하여

벽 속에 걸린 등불을 향하여

 

꿈의 지느러미를 향하여

침묵의 중얼거림을 향하여

 

비 오는 날이면,허공을 걸어 첫사랑을 보러가네

첫사랑은 향기로운 웃음을 흔들며 빗방울 뒤에 서 있네

꽃들의 심장을 두드리네

처녀들과 함께

시간의 처녀들과 함께

 

 

강은교/첫사랑을 보러 가네

 

 

 

젊은 날 우리 한 사랑을 돌아보지 마오

눈 비비면 후두둑 떨어지는 소금 같은 시절

뙤약볕 아래

물 새는 병을 쥐고 서서

뽑을 것처럼 머리채를 움켜쥐고 극치를 맞던 몸부림을 곱씹지 마오

 

몸 구석구석 철조망에 긁힌 자국과 쳐낸 살점들 자리

몸에 박혀드는 못냄새를 맡는 일처럼 젊은 날 묶어 치운 열매들을 꺼내지 마오

 

단 우리가 열일곱으로 돌아갈 것인가만 생각하오

이 세상 다 신어야 할 구두들은 얼마나 많을 것인지

질식해 죽을 것만 같은 아침

이마에 내려앉는 슬픔의 그림자 따라

좋은 옷 한벌 훔쳐 내달릴 수 있을 것인지

문득 우리가 열일곱살로 돌아가

첫 술을 마신다면

 

 

이병률/첫사랑

 

 

 

 

 

 

 

봄이 오고 있다

그대의 첫사랑 곁으로

그대의 첫사랑의 눈동자 곁으로

그대의 첫사랑의 눈동자의 맨발 곁으로

그대의 첫사랑의 맨발이 밟은 풀잎 곁으로

그대의 첫사랑의 맨발의 풀잎이 나부끼는 바람 곁으로

그대의 첫사랑의 맨발의 풀잎의 바람위의 아침 햇빛이 꿈꾼

그대의 첫사랑의 맨발의 풀잎의 바람위의 반짝이는 소리

곁으로 곁으로 맴도는 그대의 첫사랑의 맨발의

풀잎의 바람의 아침 햇빛의 꿈 엷은 살 속으로 우리는 간다.

시간은 맨머리로 간다,아무도 어찌할 수 없다.

그저 갈 뿐,그러다 햇빛이 되어 햇빛 속으로 가는 그대와 오래 만나리

만나서 꿈꾸리

첫사랑되리

 

강은교/첫사랑의 눈동자 곁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첫사랑을 잃지 않으리라

지금보다 더 많은 별자리의 이름을 외우리라

성경책을 끝까지 읽어보리라

가보지 않은 길을 골라 그 길의 끝까지 가보리라

시골의 작은 성당으로 이어지는 길과

폐가와 잡초가 한데 엉겨 있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로 걸어가리라

깨끗한 여름 아침 햇빛 속에 벌거벗고 서 있어보리라

지금보다 더 자주 미소 짓고 사랑하는 이에겐 더 자주 "정말 행복해"라고 말하리라

사랑하는 이의 머리를 감겨주고 두 팔을 벌려 그녀를 더 자주 안으리라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 자주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어보리라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상처받는 일과 나쁜 소문 꿈이 깨어지는 것 따위는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벼랑 끝에 서서 파도가 가장 높이 솟아오를 때 바다에 온몸을 던지리라

 

장석주/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누가 돌려줄 수 있을까,아름다운 날

첫사랑의 그 시절을

누가 돌려줄 수 있을까,아름다운 날

달콤했던 그 시절을

나는 오늘도 쓸쓸히 아픈 상처 기르고 있네

하루하루 탄식하며 잃어버린 사랑 슬퍼하네

누가 돌려줄 수 있을까,아름다운 날

즐겁던 그 시절을

 

괴테/첫사랑

 

 

 

 

 

천둥산 박달재 사이 낮에도 부엉새가 우는 깊은 산골

사립문 옆 향나무에서는 향 냄새가 늘 독하게 퍼졌다

우리 집 오래뜰에서 굴뚝새빛 단발머리 주근깨 오소소한 소녀와

까까머리 코흘리개 소년은 퍼져나는 향 냄새에 취해

영겁까지 약속하는 토끼풀 반지를 끼고

영원히 현재진행형인 줄 알았던 그 옛날의 사랑이

이제는 과거완료가 된 지워진 행간 속에서

그대 찾아가는 쪽배를 타고 흐트러진 낱말 하나하나 수틀에 수놓듯 팽팽하게 당기면서

거친 은하수 물결을 노 저어갈까 한다

-너를 사랑한다

이 한 마디 말 오작교 난간에 걸어둘까 한다

 

오탁번/첫사랑

 

 

 

 

마당에서 비눗물 장난을 하고 있었다

그 애의 퉁퉁 불은 손이 자꾸만 미끄러졌다

점심 전이었고 삼촌 방에선 정오를 알리는 라디오 소리가 흘러나오고

담장 밖 돼지우리에선 산달을 앞둔 커다란 몸이 뒤척이는 소리

아무래도 흘러나오는 것들이 유독 많았던 그 날

내 몸에서 비릿한 초경과 함께 울음이 흘러나왔고

학교에서 나를 데리고 온 그애 곁에서 문득 외롭다거나 슬프다거나 하고 있었고

이북 방송을 다시 듣기 시작한 삼촌이 먼 길 가는 기러기들 행렬을 바라보며 한숨을 흘렸다

안방에서 자고 있는 막내 동생처럼 조용했지만

내 안의 피가 몽땅 흘러나가고 남 모를 피로 조용히 바꾸어진 그 날 저녁

나는 기르던 토끼를 태연히 식구들과 둘러앉아 먹을 수가 있게 되었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핏빛 같은 노을이 떠내려가는 수챗구멍을 들여다보았다

 

아무래도 그날부터였을거다

내 몸이 둥싯 둥싯 보름달처럼 부풀기 시작했던 것은

 

문성해/첫사랑

 

 

 

 

 

 

물로 사람을 만들어본 적 있습니다

뿌득뿌득 팥알만 한 몸을 굴려 상하 반신을 만들고

숯덩이로 눈썹을 붙이고 숨도 불어넣어 새의 발자국보다 뜨거운 가슴 나눈 적 있습니다

볕이 들자 눈은 물이 되고 마는 것이었습니다

 

이수종/첫사랑

 

 

 

 

 

 

 

한 아이가 돌을 던져놓고 돌이 채 강에 닿기도 전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던 돌 같던 첫사랑도 저러했으리

그로부터 너무 멀리 왔거나

그로부터 너무 멀리 가지 못했다

 

이홍섭/달맞이 꽃

 

 

 

 

 

 

 

 

 

 

젊은 날 내 맘을 사로잡은 그리운 이여

사랑이란 말이 숙성되면 네게 보내려 했다

그러나 보낸 적이 없다 아니 보낼 수 없었다

네 눈빛만 보면 사랑이란 말이 뇌리에서 사라지고

복사꽃 향기만이 텅 빈 가슴을 채워 내 혀가 화석처럼 굳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 못한 사랑이란 말 내 가슴속에서 아직도 네게로 향한 채

팽팽히 당겨진 활 시위처럼 긴장하고 있다네

 

김진환/첫사랑

 

 

 

나의 손가락 사이로 모든 것은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어린 날의 모래톱이며 냇물이며,앓는 밤의 출렁이는 검은 물결이며 첫사랑이며 쫓다가 놓쳐버린 사슴

그것은 나의 손가락 사이로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 흔적으로 달이 있다

달빛에 비춰보는 빈 손 그리고 산마루에서 발을 멈추고 뒤돌아보는 사슴이 있다

좀생이 별 아래서 고개를 돌리고 영원히

 

 

박목월/회수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꽃 한번 피우려고 눈은 얼마나 많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으랴

싸그락 싸그락 두드려 보았겠지 난분분 난분분 춤추었겠지

미끄러지고 미끄러지길 수백번

바람 한 자락 불면 휙 날아갈 사랑을 위하여 햇솜같은 마음을 다 퍼부어 준 다음에야 마침내 피워 낸 저 황혼을 보아라

봄이면 가지는 그 한번 덴 자리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를 터트린다

 

고재종/첫사랑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내 삶은 방금 첫 꽃송이를 터뜨린 목련나무 같은 것이었다

아무렇게나 벗어놓아도 음악이 되는 황금의 시냇물같은 것이었다

푸른 나비처럼 겁먹고 은사시나무 잎사귀 사이에 눈을 파묻었을 때

내 안에 이미 당도해 있는 새벽안개 같은 음성을 나는 들었다

그 안개 속으로 섬세한 악기처럼 떨며 내 삶의 비늘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곧 날이 저물었다

처음 세상에 온 별 하나가 그날 밤 가득 내 눈썹 한 끝에 어린 꽃나무들을 데려다주었다

날마다 그 꽃나무들 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류근/첫사랑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첫사랑이었다

 

 

 

김인욱-사랑의 물리학

 

 

 

 

 

 

 

 

그대가 꺾어준 꽃,

시들때까지 들여다보았네

그대가 남기고 간 시든 꽃

다시 필 때까지

 

이운학-첫사랑

 

 

 

 

 

별을 보고 싶으냐

참아라

열다 보면 구겨지나니

아픈 기억도 세월 속에 묻어두면 꽃이 된다는데,

내게 너만한 꽃이 또 있을라고

너보다 더 붉은 꽃 또 있을라고

 

 

민영기-첫사랑

 

 

 

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

지붕에 올라갔다가

별에 부딪친 상처라고 했다

 

어떤 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

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

내가 시인의 방식으로 사랑한다고

넌 불평을 했다

희망 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난 다만 말을 하고 싶었다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

신문처럼 접을 수도 없었다

 

누가 그걸 옛 수첩에다 적어놓은 것일까

그 지붕 위의

별들처럼

어떤 것이 그리울수록 그리운만큼

거리를 갖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는 걸

 

 

 

류시화_첫사랑

 

 

 

 

 

볼이 빨개졌지요

가슴이 두근두근대며 마구 뛰었지요

누가 내 마음 알까

숨고만 싶었지요

 

용혜원_첫사랑

 

 

먹지는 못하고 바라만 보다가

바라만 보며 향기만 맡다

충치처럼 꺼멓게 썩어 버리는

그런 첫사랑이

내게도 있었지

 

 

서안나_모과

 

 

 

 

 

 

첫사랑,그것은 히스테릭한 도형인데

첫사랑,그것은 회전이 필요한 버젓함인데

그것은,그것을 아무도 연주하지 못했다

 

너무 많은 자들이 상처 입었고

너무 많은 자들이 떠나갔으며

너무 많은 자들이 불편한 찬 바닥에서 잤다

 

첫사랑,예의범절이라고는 없는 사람들처럼

서로를 너무 빨리 이해하고

서로를 너무 빨리 용서하고

너무 빨리 하모니를 꿈꾸며

뜨거운 돌을 손에 쥔 기분으로

차가운 돌을 손에 쥔 기분으로

우리를 위한 모든 것들을 우리가 망쳤고

우리를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을 우리가 망쳤다

 

뜨거운 돌을 집어삼키는 심정으로

차가운 돌을 집어삼키는 심정으로

첫사랑,석탄을 베고 검은 잠에 빠져들 때까지

 

황병승_커튼 뒤에서

 

 

 

 

이제야 마음 다 비운 줄 알았더니

수양버들 머리 풀고 달려오는 초여름

아직도 초록색 피 한 방울로

남아 있는

그대 이름

 

 

이외수_첫사랑

 

 

 

 

 

나를 생각하면

꽁꽁 언 네 마음에 싹이 돋는다 했지

한 술 더 떠,나는 꽃까지 피었다 했어

네 생각하다 보니

수없는 꽃이 지고 그리움만 열렸는데

내 마음 받아 줄 너는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지

 

윤보영_첫사랑

 

 

 

이제 갓 틀어올린 앳된 앞머리가 능금나무 아래 돌아나올 때

앞머리에 꽂은 꽃 비녀처럼 꽃다운 님인줄 생각했지요

상냥하게 하얀 손 살며시 내밀어 능금 하나 내게 건네주심은

발그레 가을 열매 물든 빛깔에 사람이 그리운 줄 아심이겠지요

분별없이 내 쉬는 이내 한숨이 그대 머리카락 스칠 그 때에

감미로운 사랑의 그윽한 잔을 님의 크신 은혜로 마시었지요

능금밭 능금나무 그늘 아래로 어느새 절로 생겨난 오솔길

누가 처음 밟은 자취냐고 물으시는 말씀도 반가웠어요

 

시마자키 토오손_첫사랑

공사중인 골목길

접근 금지 팻말이 놓여 있다

시멘트 포장을 하고 빙 둘러 줄을 쳐 놓았다

굳어지기 직전,누군가 그 선을 넘어와

한 발을 찍고 지나갔다

너였다

 

-문숙_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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