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첫 주말,
온 종일 머리가 지끈거려 방콕을 하다가
바깥에 심어놓은 화초에 물을 주려고 대문을 여는 순간
저녁 바람에 스치고 들어온 짙은 꽃향기.
아까시꽃(아카시아꽃)이다.
집 골목 한 블록위엔 조그마한 사찰이 있는데
그 곳에도 아까시나무가 몇 그루 서 있고
물푸레공원 테니스장 근처에 키 큰 아까시나무가 즐비하다.
낮에도 바람결에 날아 오지만해가 질 무렵이면 후각이 마비될 정도로
샤넬 no.5 향수보다 더 진하게 폐부 깊숙히 스며든다.
며칠전부터 길가 가로수에 이팝꽃이 흰 쌀밥처럼 피더니
예년보다 때이른 시기에 아까시꽃이 지천으로 피어
세상이 꽃향기로 가득한 것 같다.
유년시절엔 #아카시아꽃이라 불렀지만
이젠 그 이름이 틀린것을 알고부턴
#아까시나무라도 부른다.
초등학교 시절 동무들과 아까시꽃은
엄마한테 튀김으로 만들어 달라고 갔다드리고
그 줄기는 머리에 돌돌 감아 헤어퍼머를 하며
놀던 추억이 안개처럼 피어 오른다 ㅎㅎ
온 종일 꽃을 만지며 놀다오면
온 몸에 꽃향으로 베어들어 그 냄새가 얼마나 황홀하던지....
지금쯤, 내 고향 산천에도 아까시꽃이 포도송이처럼 다닥다닥 붙어
참으로 아름답고 향기로울텐데..자주 가고 싶어도 부모님도 안 계시고,
사는게 바빠서 갈 시간이 없다는게 서글프다.
내일 7남매가 큰언니집으로 모인다는데
또, 나 혼자만 불참을 하나보다.
5월은 노래봉사도 많고 여기저기 공연으로 늘 마음뿐이다.
언젠가 나도 고향으로 내려가서 살게 될 지 모른다는 꿈을 꾸면서
유년시절 동무들과 자주 불렀던 #과수원길을 흥을거려본다.
♪동구밖 과수원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피었네♬
하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보며 생긋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 길
과수원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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