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은 크게 보아 소리에 관한 것과 표기에 관한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ㅣ모음 역행동화: 소리에 관한 것이고요, 그 중에서도
'동화'란 두 개의 소리가 연이어 발음될 때 두 소리가 비슷해지는 현상을 말하는 용어입니다.
그런데, 앞소리가 뒷소리에 영향을 줘서 두 소리가 비슷해지면 '순행동화'라 하고요,
뒷소리가 앞소리에 영향을 줘서 두 소리가 비슷해지면 '역행동화'라고 합니다.
이러한 동화 현상은 자음끼리도 일어나고 모음끼리도 일어납니다.
정리해 보면, 'ㅣ'모음 역행동화라는 건, 'ㅣ'모음이 영향을 줘서 그 앞 모음이
'ㅣ'모음을 가진 모음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풋내기'의 경우에,
이 말을 분석해 보면, '풋-'과 '-나기'가 결합하여 새로운 말로 파생된 것인데요,
'-나기'는 접미사로 단어가 파생될 때
① 어느 곳 태생이거나 어느 곳에서 자랐음
② 그러한 사람임을 조금 얕잡아 나타내는 뜻을 더해줍니다.
즉, '-내기'의 표준어는 그 어원이 '-나기'라는 접미사입니다.
그런데 '-나기'를 '-내기'로 발음한 환경을 살펴보면,
뒤에 오는 'ㅣ'모음을 의식하여 발음을 편하게 하고자,
그 앞모음 'ㅏ'를 'ㅣ'를 가진 모음으로 발음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ㅏ''ㅣ'를 발음하는 것보다는
'ㅐ''ㅣ'를 발음하기가 훨씬 쉽지요. 'ㅐ'는 'ㅏ'+'ㅣ'이고요. 즉, 앞모음 'ㅏ'가 뒷모음 'ㅣ'의 영향으로
같은 계열의 'ㅣ'를 가진 'ㅐ'로 소리가 변했으니 'ㅣ'모음 역행동화라고 하는 것입니다.
혹시, 왜 'ㅣ'가 더 편하냐고 따지실 양이면 스스로 'ㅏ'와 'ㅣ'를 발음해 보시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ㅣ'가 훨씬 힘이 덜 들고 입모양도 덜 움직입니다. ^^
'ㅣ'모음 역행동화 현상은 일상 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자주 일어나지만
이 현상을 우리 현행 맞춤법에서는 표준 발음법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굳어져서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단어가 몇 있는데 그 중 '냄비', '풋내기'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4. 구개음화, 설측음화, 자음동화
4_1. 구개음화: 구개음이란 입천장소리를 한자어로 표현한 것입니다.
구개음화란 그러니까 입천장 소리 되기입니다. 우리말에서 '입천장소리'는
혀와 입천장 사이에서 나는 소리를 가리키는 것으로 자음 가운데서는 'ㅅ,ㅈ, ㅊ'이 이에 해당합니다.
다시 말해서, 원래는 입천장 소리가 아닌데 발음하다 보니 입천장 소리로 바뀌는 현상을 구개음화라고 하는 것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ㄷ, ㅌ' 바로 뒤에 'ㅣ'모음이 올 때 'ㄷ, ㅌ'이 'ㅈ, ㅊ'으로 바뀌는 현상을
구개음화, 입천장소리되기라고 합니다.
'굳이' -> /구지/
'해돋이' -> /해도지/
'같이' -> /가치/
위의 예를 보시면, ㄷ, ㅌ받침 뒤에 바로 'ㅣ'모음이 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의 'ㅇ'은 음가가 없는 'ㅇ'입니다.
우리글은 초성과 중성이 반드시 있어야 하나의 글자가 되기 때문에
음가가 없는 'ㅇ'을 'ㅣ'모음의 초성으로 써준 것 뿐입니다.) 'ㄷ, ㅌ'받침이 연음되어
'ㄷ, ㅌ+ㅣ'로 되지 않고 'ㅈ, ㅊ+ㅣ'로 되었는데
그러한 현상이 국어 전반에 걸쳐서 일어나므로 그 현상을 지칭하여 '구개음화'라고 한 것이지요.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발음에 관한 것이지 표기까지 그렇게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표기는 현행 맞춤법상 어원을 밝혀 적는 것(끊어적기)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각각 '굳이', '해돋이', '같이'와 같이 해야 합니다.
참고) 구개음화가 되는 환경은 이 밖에도 'ㄱ, ㅋ, ㅎ+ㅣ' -> 'ㅅ+ㅣ'이 있으나 이는 표준 발음법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런 현상이 있긴 있지만 '필연적이고 보편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이야기지요.
'힘' -> '심' (X), '형님' -> '성님' (X) 등 (왜 인정하지 않느냐고 따지실 양이면 서울 사람보고 '힘'을 발음해 보라 하세요.
'힘'을 '힘'이라고 발음하면 그건 '힘'을 '심'이라고 발음하는 현상과
발음법상 대립하므로 국어 전반에 걸친 현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힘'을 '심'이라고 발음해야겠다고 생각하시면 그렇게 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누가 안 잡아가니까요. 대신 교양 없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
4_2. 설측음화: 위의 구개음화처럼 이 현상도 우리말로 바꾸면 '혀 옆소리 되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혓소리 'ㄹ'은 혀 앞쪽에서 나는 설전음/r/과 혀 옆쪽에서 나는 설측음/l/이 있는데
설측음 '/l/'로 변한다는 말이겠지요.
이 현상은 자음과 자음이 만날 때 두 자음이 비슷해지는 현상이며,
일정한 음운 조건이 형성되면 필연적으로 예외 없이 변하는(결정적) 현상입니다. 그 환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ㄴ'이 그 앞이나 뒤에 'ㄹ'을 만나면 'ㄹㄹ'로 발음되는 현상
칼날: ㅋ+ㅏ+ㄹ+ㄴ+ㅏ+ㄹ => ㅋ+ㅏ+ㄹ+ㄹ+ㅏ+ㄹ /칼랄/
→ →
원리: ㅝ+ㄴ+ㄹ+ㅣ => ㅝ+ㄹ+ㄹ+ㅣ /월리/
← ←
국어에서 이 현상은 같은 조건에서 필연적으로 예외없이 일어납니다.
4_3. 자음동화: '자음끼리 만나서 서로 비슷해지는 현상' 정도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바로 위에서 설명한 설측음화도 자음과 자음이 만나 소리가 비슷해졌으므로 자음동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설측음화 외에도 '비음화', '연구개음화', '양순음화' 등이 있는데
이 중 결정적 변동은 '비음화'이고 '연구개음화', '양순음화' 등은 수의적 변동에 속합니다.
4_3_1. 비음화: 콧소리가 아닌 자음이 콧소리 자음을 만나 콧소리로 바뀌는 현상.
우리말 자음 중 콧소리는 /ㄴ/, /ㅁ/, /ㅇ/입니다.
그러니 쉽게 말해서 어떤 자음이 /ㄴ,ㅁ,ㅇ/으로 소리가 바뀌는 현상이네요.
/ㄱ,ㅋ/+/ㄴ,ㄹ,ㅁ/ => /ㅇ/+/ㄴ,ㄹ,ㅁ/
먹는다: ㅁ+ㅓ+ㄱ+ㄴ+ㅡ+ㄴ+ㄷ+ㅏ => ㅁ+ㅓ+ㅇ+ㄴ+ㅡ+ㄴ+ㄷ+ㅏ /멍는다/
/ㅂ,ㅍ/+/ㄴ,ㄹ,ㅁ/ => /ㅁ/+/ㄴ,ㄹ,ㅁ/
십리: ㅅ+ㅣ+ㅂ+ㄹ+ㅣ => ㅅ+ㅣ+ㅁ+ㄴ+ㅣ /심니/
/ㄷ,ㅅ,ㅈ,ㅊ,ㅌ,ㅎ,ㅆ/+/ㄴ,ㅁ/ => /ㄴ/+/ㄴ,ㅁ/
꽃말: ㄲ+ㅗ+ㅊ+ㅁ+ㅏ+ㄹ => ㄲ+ㅗ+ㄴ+ㅁ+ㅏ+ㄹ /꼰말/
/ㄱ,ㅁ,ㅂ,ㅇ/+/ㄹ/ => /ㄱ,ㅁ,ㅂ,ㅇ/+/ㅁ/
압력: ㅏ+ㅂ+ㄹ+ㅕ+ㄱ => ㅏ+ㅁ+ㄴ+ㅕ+ㄱ /암녁/
종로: ㅈ+ㅗ+ㅇ+ㄹ+ㅗ => ㅈ+ㅗ+ㅇ+ㄴ+ㅗ /종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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