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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心에젖어

가을 낙엽에 대한 시 2

[가을 낙엽에 관한 詩모음 2 ]

가을 낙엽  /함영숙  
 
내 살점처럼
소중하게 아꼈던 너
한여름 동안
내 진액 모두 네게
아김 없이 주었건만

내가 널 버림 아니라
네가 날 버리려 하여
내 진붉은 진액 피 다 훔쳐
푸른 얼굴에 분단장 하고

날 보기 버겨워
등 돌려 떠나려는 너

해마다 이맘때면
넌 떠 날 준비 서두르고
난 떠나는 널 붙잡으려 하여
마음 붉게 태우고

가을아! 사랑아!
사랑불 훨훨 산불놓고
황량한 겨울 난 예 서있을 테니
넌 밟히면서 바스락 소리로
사랑가 부르며 가을 속앓이 하렴

 

 

가을 낙엽 사라짐처럼    /용혜원

 

늦은 밤 너에게 편지를 쓴다는 일은 즐거움이다.

어둠이 아무도 모르게 스며드는 것처럼

그리움이 엉겁결에 다가와서는 떠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잠들고 꽃들마저 잠들어 내일 필 이 시간에

빛나는 별처럼 너의 모습은 또렷이 나에게로 다가온다.

 

친구야!

우리 목숨하나 가지고 사는데

한 목숨 바램이 왜 그리도 많은 지 모르겠다.

우리의 이상, 우리의 꿈은 한 갖 노래였었나

그리도 멋진 스승도 떠나가고

밤새도록 읽어내렸던 소설책도 먼지가 쌓일 무렵

우리는 이마에 골이 패고 우리의 가슴은 좁아지기만

하는가 보다

 

친구야!

내일을 이야기하던 우리들의 정열도 일기속에

파묻히고 우리들 곁에 수 많았던 벗들도

가을 낙엽 사라짐처럼 떠나가버리고

너와 나 둘이 남았구나.

 

친구야!

이 밤 무엇을 너에게 써 보낼까?

 

 

가을 낙엽       /이남일

너 그거 아니 
절망할 때 자신을 버린다는 것을

가을 나무가
낙엽을 떨구며 몸을 떠는 것은
포기하는 자신이 싫었기 때문이다.

벌거벗은 나뭇가지는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체념하고 우는 자신이 슬픈 것이다.

바람은 모를 것이다.
한 잎 낙엽이
아직도 길 위에서 서성이는 이유를

봄을 기다리는 나목을 위하여
낙엽은 죽어서 아름답다는 것을
사랑은 쌓여서 따뜻하다는 것을

 

 

가을 낙엽      /안재동

 

가쁜 숨소리 내뿜으며

잎새들의 질긴

호흡은 계속된다

 

수분 끊기는 세포들

중력을 이기지 못한다

 

만유인력의 늪 속엔

잠든 잎새들로 가득하다

 

차가운 적막

한 움큼 쌓이고

삼나무 가지마다

서러운 노래

바람 마디마디에 맺힌다

 

허기진 조류처럼

바람을 쪼아먹는 어둠

 

카펫 위를 꾹꾹

눌러대는 진공청소기처럼

가을은

시간을 빨아들이고 있다

 

 

가을 낙엽의 쓸모      /박종영

 

산에 오르다 보면

붉은 단풍부터 회색 갈잎까지

산의 얼굴을 다채롭게 만드는 건

겨울 준비에 바쁜 발가벗는 나무들의 희생이다.

 

나무의 마른 기도를 태우는

저 붉은 단풍 익는 소리,

청명한 하늘에 걸려있는 힘없는 햇살 몇 줄이

바스락대는 낙엽의 핏줄을 다독이며

떠나는 길을 위로한다.

 

위무하는 안쓰러운 시간도 잠깐이다

가을이 떠나면서 안기는 낙엽의 진정한 쓸모는

바람에 쓸려 그 나무의 밑동에 쌓이는 순간부터다.

 

아직은 울긋불긋한 기운으로

퇴색되지 않은 낙엽의 연대가 왕성하여

검붉은색이든 빛바랜 갈색의 흔적까지

푸른 시절을 기억하려 새롭게 시간을 색칠한다.

 

어쩌다 더디 자란 미숙한 어린나무의 성장을 위해

양생의 순리에 가담하는 가을 낙엽의 쓸모,

그 헌신의 보람으로

환희의 봄이 약속되는 것이다.

 

 

가을 낙엽에 쓰는 詩    /정이산

가을은 눕는다.
여름 내내 푸르던 잎새는
점점 시들어 가고
끝내 낙엽 되어
땅에 떨어지나니
어찌 눕지 않으리오!

가을은 슬프다.
새벽 서리를 맞은 꽃들은
점점 시들어 가고
그 예쁜 꽃잎도 추하게
땅에 떨어지나니
어찌 슬프지 않는가!

가을은 외롭다.
떼를 지어 찾아온 철새는
점점 하늘을 맴돌다
끝내 남쪽으로 떠나고
땅에 그리움만 남으니
어찌 외롭지 않는가!

가을은 꿈꾼다.
봄부터 키운 오곡백과는
점점 여물고 익어
끝내 씨를 남기고 가서
땅에 썩어지나니
어찌 봄을 꿈꾸지 않으리!

 

 

가을 낙엽       /김영주

 

가을이 깊어가면

귓가에 들리는 낙엽의 소리

낙엽을 바라보네

 

차분히 내려앉은 모습

애틋한 가슴에서

서러움이 안겨오네

 

오솔길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추억은 발밑에 뿌려지고

 

소리 없이 스며드는

그리운 이유 하나

아린 가슴으로

기억이 바람에 날린다.

 

 

가을 낙엽을 날리며     /松花 강봉환

 

이제는 세상의 고해를 닫으려 함이겠지

푸르던 잎사귀도, 비바람에 이겨내 왔어

남은 세월의 무상함에 이미 지쳐서인가

거리의 낙엽은 벌써 어지럽게 나뒹굴고

 

언제부터인지 남모를 심연의 회한마저도

뒹구는 낙엽에 처절한 울음소리로 변하고

두 손 가득히 움켜 쥔 낙엽만을 모은 체

날아갈듯 가을 허공에 연거푸 뿌려대는데

 

소슬바람이 불어와도 뜻 모를 이별 곡만

여기저기 흩어지며 군데군데 남겨둔 체

낙엽을 밟는 여인네들 움츠러든 모습은

가는 세월도 아쉬운 듯 옷깃을 스쳐간다.

 

 

가을 낙엽       /청산 홍대복
 
찬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는
그대는 낙엽 이려오
 
찬 서리에
슬픔과
쓸쓸함만 남기고
세월 따라 묻혀가는
그대는 낙엽 이려오
 
여운 속에
멀리 사라지는
계절의 속삭임
그대는 외로운 가을 낙엽''

 

 

가을 낙엽      /조민희

 

헤어지는 슬픔이

아픔 으로 남아

온 몸이 붉어지고

 

지치고 지쳐

매달리기 조차 힘에부쳐

 

잔잔한 이슬 비 에도

속절 없이

손을 놓고만다

 

떠나는 뒷 모습이

애잔해 잡아보려 하지만

마음만 공허 할뿐

 

하나 둘씩

화려했던 옷을 벗고

 

말없이

먼 길을 떠난다

 

 

가을 낙엽      /이성구

 

한입 두잎 떨어져 마음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유랑객의

발걸음처럼 흔들리는 너의 모습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에

고통스러워 서러움에 애타게 울어댄다

헤어짐이 아쉬워 서로 부벼대며

허공을 향해 맴돈다

 

파란 옷으로 갈아입고 세상 밖으로

드러내 화려하게 변신하였건만

추억의 단풍으로 생을 마감하며

흙으로 돌아가겠지

 

이별의 아픔은 사라지는 아쉬움에 젖어

훗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내 마음도 따라간다

 

 

가을 낙엽      /오승한

 

그때는

태풍과 정면으로 부딪혀도

흔들릴 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연한 햇살에도

화들짝 꽃을 피웠습니다

 

지금은

실오라기 같은 햇살에도

푸스스 말라가고

조그만 바람에도

맥없이 떨어져 날립니다

 

지금은

새벽에 내린 이슬도 무거워

툭툭 떨어져 뒹굴고 있습니다

 

지금은

바람의 스침도

햇살의 애무도

이슬의 진한 사랑에도

조용히 눈을 감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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