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꽃에 관한 시 모음

라일락 /윤재문
훈풍 감도는
드넓은 대지
바람에 실려오는
향긋한 향기
행복한 숨결로
그리움 더해가며
오늘도 다가서는
은은한 라일락 향기
청순한 보랏빛
꽃송이 송이들
고운 향 안고
파릇한 젊음 보듬다
해당화, 진달래. 철쭉
아파트 안에서
라일락과 함께
봄 향연 펼치고 있다.
라일락 피는 계곡 /채운 강명식
꽃이 피는 계절은 봄이라지만
한여름 더위에 계곡 산자락은
늦은 듯한 라일락 꽃망울 터트렸네
맑은 계곡물에 풍덩! 몸을 담그고
체험하는 사람들의 웃음이 번진 물가
활짝 핀 라일락 꽃그늘 풍경이
더위를 잊도록 시원하게 하네
꽃처럼 곱던 젊은 날의 추억
봄날 같은 첫사랑을 만나던 날
라일락 향기를 날리며
아름다운 기억은 눈앞에 와 닿네.
어느 날 문득 아내가 라일락 나무를 심자고 했다 /이명윤
그때 마당 나뭇가지에 얼굴이 긴 새 한 마리 웃고 있었다.
이문세. 라일락 꽃향기를 맡고 싶다고 했다.
바람에 묻어오지 않아도 버스 창가에 흔들리지 않아도 알 것 같은 라일락 향기.
혀를 둥글게 말고 라일락, 라일락, 햇살 가득 눈부신 슬픔 안고 잊을 수 없는 기억의 라일락.
가슴이 보일락 말락 비치는 날. 꽃향기에 코를 파묻고 싶다고 했다.
봄바람이 들락날락 거리는 날. 꽃향기에 흠뻑 젖고 싶다고 했다.
저만치 가로수 그늘 줄 맞추어 걸어오는 날. 라일락 나무를 심자고 했다.
그녀가 라일락 꽃향기 따라간다.
이문세 등을 타고 구름 속으로 날아간다.
라일락, 라일락, 나는 이렇게 여위어 가는데 그렇게도 아름다운 세상 묘목 사러 간다.
라일락 향기 /정연복
길을 걷다가
한순간 스쳐도
문득
숨이 멎을 만큼
그윽한
너의 향기인데
이렇게
좋은 향기
가까이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의 마음
그들의 영혼
꽃향기로
물들어가리
앗, 라일락 /권정희
휘이익, 봄을 타고 바람이 불어 설까
무심히 길을 걷다 당도한 옛집에는
가슴 저 깊이로 웃는 한 여인이 살고 있다
상처도 꽃이 되는 아득한 시간 속에
빈집의 파수꾼 되어 늙어가는 저 여인
석판에 글을 새기듯 명징하게 다가온다
지나온 시간만큼 그늘도 깊을 텐데
칠 벗겨진 양철대문 담벼락에 기대선 채
아직은 건재하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모두가 떠난 집에 오롯이 홀로 남아
삶의 뼈대 곧추세워 일제히 발화하는
저 여인 날개짓 소리 봄볕이 황홀하다

라일락을 노래함 /정연복
널 생각하면
코끝에 맴도는
그윽한
향기.
아직은 너의
계절이 아니지만
네 향기는
계절이 따로 없지.
몸으로는
내 곁에 없어도
네 향기는
영원한 것.
연보랏빛 고운
꽃잎도 예쁘지만
너는 정녕
영혼의 꽃이리
라일락 향기 /문상희
한낮
사월의 햇살
머뭇거리던 개화
남풍 한 자락 불어와
고운색 눈부신 광채 열정으로 피어난 꽃
고혹의 향기
넘실대는 아지랑이
산들바람 율동에 춤추는 너울
들녘에 어우러진 매혹의 이끌림
여인네 분내음 풍겨오는 착각 속의 환영
천상 정토 고운 향
내면에 잠재한 아름다움
젖은 마음 달래주는 무한의 감동
얼룩진 세상 정화하듯
무언의 손짓으로 다가와
창백한 라일락 /정정민
천왕산 자락
하얀 십자가 불빛 은은한
마을 교회는
밤새도록 향기에 젖는다
담벼락 옆
봄이면 피는 라일락 때문이다.
어디 교회뿐이라
초등학교도 온 마을도 젖는다
십자가 빛 따라
에움길 지나가며
덩달아 흠뻑 젖는 마음
마우 때문
꽃향기 좋아했던 그녀 때문
향기 나는 교회에
같이 가자더니
이젠 없다
하얗게 질린 늙은 라일락뿐.
행복한 라일락 /정연복
눈에
보이지 않는
은은한
꽃향기가
눈에 보이는
모양과 빛깔보다
더 사랑받는
라일락
너는 참
행복한 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양과 빛깔이
사라져도
아련한
꽃향기는
사계절
코끝에 맴도는
영원한 추억과
사랑의 꽃
라일락 휘날리는 거리마다 /오애숙
막바지 봄을 향한 정취속 나래 펴는
연보라 향긋함에 돌아 본 젊은 날아
내 그대 정령 떠나간 그리움에 떠누나
다시는 올 수 없는 가버린 날들이여
소리쳐 부를 때에 옛 사랑 고개들며
내 맘속 널 향해 피는 한결 같은 옛생각
보랏빛 라일락꽃 휘날린 거리마다
내 맘속 슬픈노래 그 시린 가슴인지
널 떠난 마음속에서 옹이 되어 피누나
가버린 내 젊음아 그대가 떠난 후에
아련한 그 그리움 오롯이 피어올라
그 옛날 사진첩에서 너를 보며 미소해
라일락 꽃 피고 지면 /김연숙
라일락 꽃 피고 지면
얼룩진 가슴
내 맘에 봄꽃이 화들짝 필 것입니다
봄 비 내리고
봄 바람 부는데
내 맘에 봄 꽃이 피지 않는다면
꽃이 피는 봄도
꽃이 지는 봄도
그냥 스치는 바람 일 뿐입니다
라일락 꽃 피고 지는데
두 근 가슴 설레지 않는다면
어찌 봄이라 하겠습니까
따스한 봄 햇살
따스한 봄 양지
연두빛 새싹들이 파릇파릇 물들면
오늘이 힘들고
내일이 힘들어도
내 맘 속에 봄 꽃이 활짝 필 것입니다
그리운 임이 오신 듯
보고픈 임이 오신 듯
내 마음도 열아홉 순정 꽃피어
옛 사랑 생각나고
옛 시절 그리워
두 눈에 뜨거운 눈물 흘릴 것입니다
봄 바람 스쳐가고
봄 향기 스쳐가고
봄 여인 가슴 쿵쾅 뛰지 않는다면
어찌 봄이라 하겠습니까
어찌 향기로운 봄이라 하겠습니까
어찌 꽃피는 봄이라 하겠습니까
그대 그립지 않으면
그대 보고싶지 않으면
어찌 아름다운 봄이라 하겠습니까
라일락 꽃은 피고 지는데 ᆢ

라일락 /정정민
라일락 동원은
마른 가지뿐이었다
그 어디에도
없어
숨겨둔 그리움 새라도
찾아들까 안쓰러웠는데
4월 어느날
초록잎 펼쳐
자신의 가지를 감추더니
보라색 꽃을 피워냈다
얼마나 속으로 그리우면
타버린 가슴 향기로 내놓을까
작은 창름 비집고
방안에 가득하다
노래도 저 향기 같아
'못 이룬 사연
임에게 갔으면
라일락꽃 사랑 /오애숙
널 보면 가슴에서 옛추억 노래하며
젊음을 아름드리 가슴에 수놓았던
너와 나 첫사랑속에 그 추억들 피누나
봄빛에 익어가던 어여쁜 우리사랑
그옛날 아름다운 둘만의 옛 이야기
연보라 라일락 향기 휘날려올 때 되면
아련한 옛추억들 라일락 향기속에
우리의 옛 이야기 사랑의 불씨 되어
소중한 향그럼으로 타오르고 있기에
보랏빛 꽃내음속 라일락 휘날리면
심연에 그 향그런 젊음의 아름다움
살폿한 젊음의 양지 윤슬처럼 빛나우
라일락 꽃 /신사 박인걸
저녁 빛이 숨을 고르는 사이
보랏빛 라일락이 꿈을 피워 올린다.
짙은 향기 허공을 떠돌며
시계바늘을 잠시 멈추게 한다.
내 기억의 끝자락에서
당신웃음은 다시 피어나고
그것은 꽃보다 먼저 핀 마음의 빛으로
내 맘을 열게했던 당신의 주문이었다.
라일락 꽃은 말이 없지만
그 고요속에 수천마디 언어가 숨어있고
사랑한다고 그립다고 아직 기다린다라고
내 마음의 창문을 두드린다.
이 계절이 가면 다시 잊힐 것 알지만
나는 또 라일락 아래 서 있다.
잊지 못할 이름을 조용히 무르면서
한 송이 꽃처럼 당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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