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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운◈글방

부모님께 드리는 詩/정용철님의 "마음이 쉬는의자"중에서




[부모님께 드리는 시]

                               - 정용철님의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

 

우리 어머니는 엄마가 보고싶지 않은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첫사랑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친구가 한 사람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몸은 절대 아프지 않는

어떤 특별한 몸인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아무 꿈도 품은 적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드는 것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특별히 좋아하시는 음식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짧은 파마머리만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얼굴이 고와지고 몸매가 날씬해지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신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우리가 전화를 길게 하는 것을

좋아하시지 않은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계실 줄 알았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단 하루라도 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웃는 걸 모르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딸이 시집가는 것을 보고 마냥 기뻐만 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 외에 아는 여자라고는

한 사람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배가 불러와 비싼 음식 앞에서

빨리 일어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양복을 입고 넥타이 매는 것을 싫어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안주머니에는 늘 돈이 넉넉히 들어 있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좋아하시는 운동도, 취미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아무리 깊고 험한길을 걸어가도

조금도 두려워하시지 않은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눈에는 눈물이 한방울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우리가 객지로 떠나는 것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나, 당신의 자식이었을 때 미처 몰랐습니다.

당신이 그랬듯, 나도 이제 당신처럼

내 자식의 부모가 되어보니 알겠습니다.

참으로 어리석게도 이제서야 알아차린

당신의 가슴과 그 눈물을  가슴에 담고

당신의 사랑이 무척 그리운 이 시간에

하늘나라에서 지켜보시는 고마운 두분께 소리쳐 외쳐 봅니다.

 

"사랑합니다...어머니!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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