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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後記

성치산 산행후기

 

성치산 670.4M

성봉 648M

충남 금산과 전북 진안의 경계에 위치

산행코스:모치마을 -징검다리-신봉동갈림길-인삼밭-무자치골-공터삼거리-성봉-

            잘록이갈림길-십이폭포-하산(5시간)

 

2010년 09월 05일 일요일 /맑은 후 한때 소나기.. 다시 갬.

산벗:7명

 

아침 07시 서울 사당동 출발~

달리는 고속도로 차창밖으로 하늘은 파랗게, 구름은 하얗게...

6명을 실은 카니발 운전자와 조수석 동석이는 재잘재잘..

뒷칸에  네 명은 모자란 잠을 자고.. 3시간후 충북 금산에 도착을 한다.

커다란 정자나무 옆 모치마을에 주차를 하고,

 배낭을 매고 징검다리를 건너 인삼밭을 지나면 계곡길로 산행 들머리가 잡힌다.

사방천지에 초록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12시쯤   태고의 원시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무자치골 진입을 하니

마치 폭포의 전시장처럼 크고작은 계류들이 암반위로 흐르면서 마음을 정화 시켜준다.

일단 성봉까지 오르기로 하고 살방살방 바람을 타고 걸어가다보면

잠깐씩 나타나는 전망 트인 암릉지대를 제외한 산행구간 내내

 햇볕을 가린 울창한 숲터널로 워킹을 할 수가 있어서 여름산행으로 그만이었다.

깊은 산중에 사람다닌 흔적은 희미한데,

 전국 각지의 산악회에서 달아놓은 시그널이 화려하다.

대충보니 부산,대구, 경상남북도에서 온 산악인들이 많은 것 같다.

 

한적한 숲길을 유유자적하며 걷다가 갑자기 비명소리가 났다.

 계곡 끄트머리쯤에서 명심이가 일을 저질렀다.

조용히 오수에 젖은 벌집을 건드린 것..

아뿔사...벌들이 친구의 머리와 몸에 달라붙어 신경전을 벌였다.

하필 동석이가 체한거 같다며 손가락을 따고

 잠깐 쉬는중에 일어난 일이라서 혼줄을 빼 놓았다.

명심이는 얼마나 놀랬는지 배낭과 썬글라스를 집어 던지고 계곡쪽으로 뛰어 내려오니

그 벌떼들이 따라 내려와서 다른 친구들에게도 공격을 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감당이 안 되었지만

산행중에 간간히 일어나는 일이라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그나마 말벌이 아니라서 다행이었지만,

벌을 보고 놀란가슴 파리를 보고도 놀라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동석이랑 명심이,,두 환자를 이끌고 성봉까지 올라가는데 공터삼거리에서 소나기를 만났다.

그것도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먹구름이 몰려오고 우르렁 쾅~천둥소리가 겁을 주었지만

차분하게 배낭을 챙겨 성봉 표지석에 기념샷 서너번 날리고 잘록이 갈림길로 하산을 했다.

이젠 비를 많이 맞다보니 서두르지도 겁내지도 않았다.

난 우의도 입지않고 차가운 비가 살갗에 닿는 그 느낌을 오히려 즐기면서 하산을 했다.

 

성봉에서 20분쯤 내려오니 오전에 지나갔던 그 유명한 십이폭포(죽포동천)가 나왔다.

우린 십이폭포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등산화만 벗고

용트림을 하는 폭포속으로 들어가 온몸을 맡겼다.

조금 미끄럽긴 해도, 안전하게 폭포수를 맞을 수 있도록

로프를 만들어 놓아  맘껏 폭포수를 즐길수가 있다.

폭포주변 넓적한 바위들을 자세히 보니

시인,묵객( 詩人 ,墨客)들이 새겨놓은 멋드러진 한시(韓詩)를 찾아내는 재미도 있었다.

봄이면 화전놀이,여름엔 피서지로,가을엔 아름다운 단풍으로

 계절별 테마로 성치산은 사람들에게 다가 갈 것이다.

우리들이 신나게 폭포를 즐기는동안 기덕이는 카메라 셔터를 연속으로 눌러대며

 기념작품에 여념이 없고, 명심이는 또 그 비싼 금귀걸이 한짝을 물속에 공양했다.

 

어디서 어떻게 빠져 나갔는지 무자치(물뱀)만 아는 일....아까워도 어쩔수 없었다.

그래도 십이폭포로 인해 벌침 맞은 기억도 동석이의 급체도 모두 잊을 수 있었던 것 같애.^^

한시간정도 물놀이를 끝내고 순옥이 차를 세워놓은 모치마을에 도착하니

우리앞에 내려온 사람들이 크다란 정자나무 아래 잔치분위기로 한상씩 차려놓았네..

두팀의 밥상옆에 우정팀도 살짝 곱사리 끼여 삼결살 파티를 열었다.

일단 우정방 친구들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카페홍보용 이불을 정자나무에 앞치마처럼 둘러놓고,

성봉아래서 소나기로 먹지못한 밥이랑 반찬들을 꺼내고,

명심이가 준비해온 넙적한 나박김치는 내 혀가 유혹당했다.

 

아침 모치마을 입구에서 본 상여와 상주를 보면 생긴다는 술이

 진짜로 3병이나 생겨서 안주가 모자랄 정도였다.ㅎ

광명시 산악회 회원분들이 자꾸 우리자리에 달라붙어,

삼겹살 한입만 달라고 구걸을 해서 소주 한병 주면 준다고 꼬셨지..ㅋ

그덕분에 소주 3병을 보너스로 낼름 받아 먹고..ㅎ

또, 웃기는건 여자 운영자 언니가 자기들 산악회랑,

우리카페를 공유하자는 거 있지..누가 덕이 될까? ㅎㅎ

 

암튼 동석이의 수고로 우리들은 맛나게 고기도 먹고,

술도 마시고, 더 이상 부러울께 없었는데,

그래도,금산에 와서 그냥 가면 서운하다해서 인삼축제시장에 가 보기로 결정..

 순옥이는 음주운전으로 고고씽..

20분 소요로 금산 인삼축제장으로 쑤~욱 들어가본다.

어두운 밤하늘에 높이 떠 있는 애드밸룬만 봐도 축제의 분위기가 느껴지고

입구부터 굵고 얌전한 인삼들이 향기를 내뿜으며 몸매자랑을 해댔다.

 

일단 우리의 목적은 인삼튀김에 인삼막걸리를 먹는 일.....

남자 둘은 튀김집에 자리 잡을동안,

여자애들은 인삼가게에서 750g에 18000원을 주고 한봉지씩 구입을 하고,

남자 친구들이 기다리는 넓은 인삼튀김집 테이블에 앉아,

하루의 여정을 되짚어보며 도란도란 우정의 꽃을 피운다.

짧은 산행하고 인삼을 너무 많이 먹었는지 발생하는 에너지를 풀곳이 없어서

마침 주부노래자랑이 진행되고 있는 행사장 무대옆에서 춤을 추었다.

 

금산 아지매들은 인삼을 많이 먹어서인지 가창력과 무대매너가

일반 가수 못지않게 무대를 압도 했다.

수백명의 관중앞에 그렇게 잘 불러도 되는건지..

옛날 부산역 삼성르노 조인식때 내가 불렀던 노래가 떠 오른다,ㅎ

 우리들은 흐느적 춤만 추다가 마지막 참가자의 노래 반절만 듣고 서둘러 서울로 왔다.

그 시간이 밤 8시30분...

어둠을 뚫고 오는데 고속도로 정체가 시작...

주말에다가 추석맞이 금초로 인해 금산에서 사당까지 5시간소요..

동석이랑 순옥이가 교대로 운전을 하는동안 뒤에 널부러져 잠에 취함.

명심이와 나,기덕이랑 미양이는 녹초가 되어  중간에 어떻게 온줄도 모른다.ㅋ

 

젤 먼저 안산에 기덕이 내려주고 사당으로 직행,,

동석이 차가 바킹된곳에서 순옥이랑 미양이 보내고

명심이,나를 다시 태우고 신길,목동으로 오니 배벽 2시40분,,

여태껏 산행중에 이렇게 새벽에 귀가를 하긴 처음이다.

하루종일 운전해 준 친구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한다.

그 덕(悳) 나중에 복(福)이 되어 돌아 갈 것이니 기다려 보게나아..

어제 성치산 자락의 향기는 두고두고 우리 기억의 창고에 보물로 남아 있을 것 같다.

 

2010년 09월 05일 일요일 목동에서 신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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