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산 [孔雀山 ] 887.4M
강원도 홍천군 동면&화초면
2010년 7월 18일 일요일 /흐린후 갬
산행코스:공작교-공작삼거리-자연휴양림-안공작재-공작산----안부-문바위골-공작삼거리(3시간정도 소요)
[5.5km 2시간]
수타사에서 동면 노천리까지 약12km에 이르는 수타사 계곡에는
또한 한국 100대 명산 공작산 끝자락에 자리한 천년고찰 수타사는
이 멋진 산과 계곡을 찾아 이른아침에 집을 나선다.
서울 종로에서 07시 40분 버스탑승~출발~~사당역에서 2차탑승..(코리안타임 어지간히 적용^^)
27명을 태운 버스는 강원도 홍천의 맑은 공기를 가르며
푸른 아침을 달려 11시쯤 공작산 자연휴양림입구 도착.
간단한 인사와 몸풀기를 하고
11시15분 부터 공작산을 오르기 시작..
들머리에서부터 10분여 평지를 지나자 곧장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일찍감치 선두, 후미간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전날 얼마만큼 알콜을 섭취했는지 걸음걸이에서 알 수 있었다.
"어! 장난이 아니네."
베테랑급 산꾼이 일갈할 정도로 가파른 된비알을 한참 오른다.
코스보다 조금 까다로운 산길에 시원한 바람이 분다.
1시간을 숨차게 오르니 안부 삼거리가 나온다.
모두 여기서 휴식을 하며 뒤처진 친구들을 기다린다.
공작산은 누군지 참으로 이름을 잘 지었다.남쪽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꼬리를 활짝 편 공작의 형상이다...이는 정상 일대 능선의 안부와 그들 바위 주변에 밀생한 짙은 수림 덕분이다. 이 두 가지가 어울려 부채모양으로 펼쳐져 공작산이란 귀한 이름을 얻은 것이다.공작이란 말이 들어간 남한내 지명 10여개 거의 대부분이 이 공작산 주변에 몰려 있기도 하다. 공작산 등산로는 북쪽의 군업리~정상, 서쪽 수타사~정상이고 남쪽 공작산 자연휴양림~정상 세 가닥으로 구별할 수 있다.
공작산 자연 휴양림에서 묵는다면 당연히 이 남사면의 등산로로 오르고 내리는 것이 정석이겠다.다른 등산로라고 해서 특별히 경치가 뛰어난 것은 아니라는 홍천 산꾼들의 말이기도 하다.공작산의 높이가 887m이며 공작산 휴양림은 이미 해발고도가 500m에 달한다. 때문에 주능선까지 오르기는 금방이고, 그후 한 바퀴 돌아 문바우골로 내려오기까지 3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능선엔 아름다운 수목이 울창하고, 조망 좋은 암부가 드러난 암릉길도 있다. 그러므로, 휴양림에서 묵으며 산림욕을 겸한 가벼운 산행에 최적이다.
산행을 하려면 우선 궁지자골에 난 비포장 찻길을 따라, 공작산 자연휴양림까지 올라가야 한다.휴양림 바로 아래, 분양을 위해 조성해둔 택지가 있는데, 이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공터 왼쪽 모서리 위, 작은 지류를 건너 찻길을 따라 올라가면휴양림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평평한 공터에 다다른다.돋을 양지라 부르는 이곳에 여러 동의 휴양림 건물이 서 있는데, 찻길은 50평형 황토집 오른쪽 옆으로 이어진다.
이 길을 따라 30m쯤 올라가 오른쪽으로 궁지기골(1:5,000 지형도엔 궁지자골로 표기)을 건너숲속으로 들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길은 5분 뒤 계곡을 왼쪽으로 건넌 뒤 다소 급한 경사로 변한다. 길 양쪽의 적송들은 미끈하고 붉은 줄기를 드러낸 채로 하늘 높이 치솟았고, 그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아름드리 활엽수들은또한 나름의 멋과 색으로 공작산중을 꾸미고 있다. 멀리서 보는 외양뿐 아니라 산중에 들어서도 이 산은 공작처럼 우아하고 아름답다.
휴양림에서 30분쯤 천천히 걸으면 지형도상 안공작재라 쓰인 고갯마루에 올라선다. 주민들은 옹기장수가 넘다가 호랑이에 물려가고 옹기 지게만 남았던 곳이라 하여 옹기재라 부르는 곳으로,지금이라도 호랑이가 살자면 살 수 있겠다 싶게 주변 숲이 짙다.안부에는 앉아 쉴 수 있게 통나무 벤치도 3개 놓아두었다.안부를 떠나 10분쯤 능선을 따라 오르면 암릉이 시작된다. 왼쪽으로 우회로가 있지만 크게 위험한 암릉이 아니므로 암릉으로 따라가도록 한다.시작 부분에 굵은 밧줄이 매어져 있으며, 암릉 위에 오르면 저 아래 휴양림 건물과일대의 숲 짙은 산릉들이 한눈에 조망되는 멋진 조망처가 나온다.
그후로 암릉은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지곤 한다. 그때마다 왼쪽으로 우회로가 나 있고, 위험한 곳엔 밧줄이 설치돼 있으므로 안심해도 된다. 정상 직전에는 '정상 가는 길 0.1km 5분, 내려가는 길 2.9km 1시간40분' 이라 쓰인, 새집이 장식으로 매달린 안내팻말이 서 있다.팻말을 지나 밧줄을 잡고 오르면, 좁으나마 평평한 정상 암부에 올라선다(휴양림에서 1시간 남짓 소요). 정상 암부 북쪽 끄트머리에는 산불자동감시탑이 서 있다.
정상 구경 후 하산은 이전의 100m 전 안내 팻말까지 되돌아 나와 동쪽의 '내려가는 길' 방향을 따른다. 5분쯤 내려가면 왼쪽으로 '군업 가는 길' 팻말이 서 있는데, 토박이 산꾼의 말을 따르면 이 길은 거의 다니지 않아 희미하다고 한다. 이곳에서 200m 더 간 지점의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휴양림 바로 아래 택지로 내려서는 지능선길이 시작된다. 간단히 산행을 마치려면 이 길을 택하면 된다. 이 길로 내려가면 단 2시간 정도의 산행으로 줄일 수 있다.
능선을 따라 직진, 작은 봉을 넘은 뒤부터는 순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이번 태풍으로 넘어진 거목 밑을 지나 50m 가면 사거리 갈림길목.여기서 왼쪽(북쪽)으로 군업리로 가는 뚜렷한 길이 있고, 문바우골 길은 오른쪽이다.문바우골이란 중간에, 문을 연상시키는 암부가 있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길은 계곡을 수없이 건너며 이어진다. 중간의 일부에선 골 가운데를 따르기도 한다. 그러므로 길을 유의해 찾아야 한다.
문바우골 하산을 시작한지 20여 분 뒤면 U자로 움푹 패인 암반지대가 나오는데, 이곳이 문바위다. 이 근처가 조금 경치가 좋은 편이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멋진 계곡이라 하기는 뭣한 평범한 풍광이다. 다만 대부분 휴양림으로 곧장 떨어지는 길을 하산하게 되며 찾는 이가 드물어 늦가을의 고요함을 맛볼 수 있다는 정도의 매력이라면 매력으로 들 수 있겠다.하류부 낙엽송림을 지나 골짜기를 오른쪽으로 건너면 맞은편 산기슭에 조잡한 돌비석으로 세운 공작산 산신제단이 보인다. 그 왼쪽 아래의 널찍한 임도를 따라 100m만 나가면휴양림으로 이어진 비포장도로가 나온다. 이곳으로는 능선으로도 길이 잘 나 있으며, 초입부에 리본이 매어져 있기도 하다.
우리의 후미팀은 애초부터 션한 계곡물 "알탕"에 관심이 있었던 터이라
재빨리 하산해서 계곡물에 풍덩 들어가 볼 심산...
겨우 한사람 지나갈 수 있는 소로에다가 트래버스(허리길)이어서 여간 미끄럽지 않다.
두 어 차례 흙길에 미끌어지니 바지 엉덩이가 흙투성이다.
삼거리에서 갈증해소로 막걸리를 한 잔씩 들이켰다.
그리고 쭈~욱 내려오는데 갑자기 뒤에서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주변이 고요해졌다.
총산행대장이 발을 헛디뎌 왼쪽 발목을 접지른 것이다.
순간 친구들의 인상이 굳어졌고 다친 친구의 얼굴은 죽을상이다.
불과 20여분을 남겨놓고 몸을 불사르다니...ㅠㅠ
그래도 비상약품함을 꺼내 간단한 응급처치를 하고 남자애들의 부축을 받으며 하산...
산행대장 체면에 엄살 부릴수도 없고...아아~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친구가 안쓰러웠다.
개울 물소리가 점점 세차게 들리는걸 보니 거의 다 내려왔나보다.
드디어 노천 저수지를 앞에 두고 널직한 풀밭옆으로 흐르는 계곡에 자리를 잡았다.
몇 시간전부터 앞치마를 두른 조리팀들은 삼계탕을 끓여놓고 우리들을 노심초사 기다렸고
도착하자마자 1회용 대접으로 반계탕을 배급 받아 길게 차려진 밥상에 앉아 허기진 배를 채운다.(14:00)
하지만 난 며칠전부터 배탈로 음식섭취를 할 수 없었지만
친구들이 먹는 모습만 봐도 흐뭇했다.
그리고,머리끝에서부터 절은 땀을 닦아내니 온몸이 가뿐해진다.
이젠 산행후 계곡탕이 거의 중독 수준에 이른 것 같다.^^
조금 골짜기로 들어간 계곡이라 우리팀 외 아무도 없었고
물만난 고기떼들처럼 총무애를 깊은 웅덩이에 던져 넣으면서 물장난이 시작~~
얼마나 차가운지 물안개가 자욱해서 태고의 아침을 맞이하는 기분으로 족탕을 즐겼다.(16:00)
그렇게 한참을 청정한 바람과 후레쉬한 산소를 마구마구 가슴속에 담았고
서울로 오는 내내 달리는 노래방으로 밤 문화를 형성하고 피로를 풀었다.
2010년 7월 18일 신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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