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09일~10일 (1박2일)
산행지:설악산 주소:강원도 속초시
산행코스:9일...장수대-대승령/십이선녀탕계곡-남교리 (6시30분)
10일..설악공원-비선대-금강굴-마등령-나한봉-1275봉-공룡능선-신선봉-무너미고개-귀면암-
희운각대피소-천불동계곡-칠선골입구-양폭대피소-소공원(13시간)
9일 참석자:.....6명
10일 참석자:...11명
첫날,오전9시45분 장수대에 순옥이차를 바킹하고
어슬렁 몸풀기에 돌입...
나무계단을 한참 오르다보니 왼쪽으로 그 유명한 "대승폭포"가 무지개를 만들며 철철 흐르고 있었다.우린 전망대에서 기념샷 몇컷 날리고 솔바람을 가르며 행군...
사슴을 쫒는자는 산을 보지 못한다고 했는데
날다람쥐 언니같은 승하는 또 줄행랑치니 광운이가 승하를 쫒아 힘찬 발걸음 옮긴다.
잠 한숨 못잔 윤섭이는 누가 가던지 말던지 지 볼일 다 보면서 설악의 비경을 디카에 마구 퍼담고 있다.
나도 출발 하루전날부터 오른쪽 뒷골이 푹푹 쑤시고 어지러워 공룡능선을 탈수 있을까 걱정스러웠는데
아직 내 다리는 녹슬지 않았다며 스스로 대견스러워한다.^^*
몇 개의 골짜기를 지났는지, 얼마나 많은 다리를 건넜는지 ,온통 울퉁불퉁한 돌길을 기억조차 할 수 없을정도로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열두 선녀가 내려와서 목욕을 했다는 십이선녀탕계곡에 도착...
높은 바위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수는 내 청각을 잃게 만들었고
진초록의 소에 풍덩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 내가슴에 방망이질을 해댔다.
누군가 말했지요 " 설악산을 어설프게 봤다간 악 소리 난다 하여
설악산 이라고 이름지어 졌다고....
그러나,어느 관점에서 보아도 설악산은 명산임에 틀림없으며,
여기에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이다.
그렇게 6명의 산벗들은 첫째날 6시간의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남교리로 하산..
저녁 먹거리를 공수하기위해 30분을 차로 달려 동명항으로 갔다.
그야말로 인산인해..
수산물공판장엔 등산객들보다 일반 여행객들이 훨씬 많았다.
회를 사고 떠는 시간만 1시간...
성질 급한사람은 수족관밖에 나온 생선보다 더 빨리 죽을것 같았다.ㅎ
인내심 테스트를 하고 피곤한 몸을 끌고 우리들의 숙소인 "사조콘도"로 직행...
조금 꼬지긴 해도 6명이 충분히 쉴 수 있는 공간이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승하는 배가 고팠는지 쌀을 씻어 밥을 전기밭솥에 앉혀놓고
온 종일 참았던 술을 싱싱한 생선회 안주로 홀짝홀짝 마시고 있는데
밥솥에서 툭~!하는 소리가 나길래 얼른 봤더니 완전히 생쌀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밭솥이 고장난 것이었다.(이렁~제기랄)
다시 냄비에 부어 물을 붓고 뜸을 들였지만 무늬만 쌀밥이다.^^
그래도 다들 출출한지 설익은 밥을 라면에 말아 먹으며 술 한잔에 행복해한다.
나도 온종일 머리가 아팠지만 긴 목선을 타고 흐르는 액체의 흐름이 하루의 피로를 풀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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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새벽 2시30분쯤에 띵동~!! 하고 초인종이 울렸다.
윤섭이는 그때까지 잠도 안자고 오후 출발팀들을 기다린 것이다.(아공 착한 윤섭이..^^)
겨우 12시에 죽은듯이 잤는데, 새벽에 들이닥친 올빼미들의 말소리에 이미 그때부터 잠은 다 잔거지 뭐...-,.-
온종일 공룡능선 탈 인간들이 눈도 안 부치고 술을 마시니?
내 그대들을 진정한 신(神)으로 모시리다..^^
알람은 4시에 맞춰놓았는데 3시에 일어났다.
사실 잠을 잔 친구는 여자애들 뿐이다.
밤을 가르며 차를 몰고 온 세규는 얼마나 피곤하면 이불장에 숨어서 잠을 청했을까? ㅎㅎㅎ (불쌍한 세규..-,.-)
그것도 꼴랑 10분밖에 못 잤지만..ㅋㅋㅋ
우쨌던 남자애들은 꼬박 밤을 지새우고도 13시간 공룡능선을 타야된다는 책임으로 정신을 번쩍 차렸다.
그리고,새벽 4시,,,숙소를 도둑 고양이처럼 빠져나가니 속초시의 새벽별들이 머리위를 훤하게 비추어 준다.
모두 일제히 하늘한 번 올려다보면서 한마디씩 던진다.
우와~~~!! WOW 와우~~!! 무슨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렇게 공룡알을 꼭 줍겠다는 다짐으로 11명의 용사들은
싸아한 새벽공기를 가르며 힘찬 발걸음을 옮긴다.
우리들이 가장 걱정했던 미양이를 선두로 앞세우고 저질체력 광운이를 후미로 세운다.^^
이마빡엔 헤드랜턴 하나씩 달고 비선대를 지나 금강굴로 오르니 저멀리 새벽동이 트여온다.
출발 2시간20분만에 난 또 감동을 통째로 먹었다.
깔딱고개를 오른 후 바위위에 살짝 앉았는데
계란 노란자 같이 잘 생긴 불덩어리가 용수철처럼 쑥~튀어 올라온다.
천지가 붉은 색으로 변한다.
아침 6시23분이다.
순간 옆에 있는 사람들도 카메라 셔터만 누를뿐 말문이 막힌다.
기암괴석도 불그스럼하게 미소를 짓고, 어두웠던 골짜기를 천천히 아주 부드럽게 혀로 핥아 내듯이 밝게 비추어준다.
눈 뜬 심봉사의 마음이다.
그리고 ,유동이와 윤섭이,나..셋이서 뒤쳐저 가는도중,
고갯마루에 남여 한쌍이 다리를 주무리고 있길래
왜 그러시냐고 물으니 '양 다리가 저려요"....!
유동이가 얼른 배낭속에서 침을 꺼내어 나더러 시침을 해주라네..^^
그러면서 "나를 간호사라고 소개하면서 환자를 진정 시킨다.
나 무허가 간호사는 자신있게 그 남자의 허연 다리에 몇번을 찌르는데 엄살 무쟈게 심하다.^^
그래서 내가 "아저씨~~안 돌아가시게 할테니 가만히 계세요.."
옆에 여자도 한마디...
"앙..오빠야 좀 참아봐라..이쁜 언니가 해주면 눈감고 있어야징.."
어쨌거나 시술을 해주고 백미터를 가다보니
"아니 이게 뭐야"...
좁은길 옆 풀잎위에 살포시 떨어진것은 "헤드렌턴" 이었다.
봉사정신이 투철하니 얻는것도 많구려~~ ㅋㅋ
집에와서 자세히 보니 그리 좋은것은 아닌것 같은데 아쉬운대로 쓰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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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26분 마등령 도착..
기념샷 날리고 다시 먼길을 간다.
산오이풀이 핑크빛 미소로 속삭인다.
그대 지치고 괴로울 땐 힘이 되겠다고...^^
8시58분 ..맑은 날 신선대에서 운해를 감상한다.
그것은 보너스다.
순간 아무런 생각이 없어진다.
그냥 이곳에서 석달만 살고 싶어진다.
남자도 필요없다.먹거리도 없어도 좋다.
하늘을 이불삼아 산을 배게삼아 살고 싶다.
9시22분...무슨 고개인지 몰라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좁은 바윗길에 오르고 내리고 당췌 정리가 안된다.
2차선 다리를 건설하던지...^^
희운각대피소로 내려가다가 기절할 뻔...
눈 가는곳마다 죽순처럼 우뚝 솟아오른 기암괴석과 절벽들...
사진을 다 찍을려면 온종일 찍어도 모자랄 것 같다.
10시53분...넓직한 고개 쉼터에서 세규표 미숫가루를 타 먹는데 아는 사람을 만난다.
우정방에 회원인데 그넘의 프라이버시로 공개는 안하기로...
11시27분...또 산길이 마비가 된다.
자꾸 "끊어주세요~!!"
열분만 끊어달라고 애원을 해댄다.
짧은놈은 다 끊고나면 어케 살어~? ㅎㅎㅎ
아직 무슨말인지 모르면 설악산 가봐..그럼 알게 될터이니..ㅋ
그 덕분에 우리팀은 조금은 위험한 난간으로 길을 개척해서 지나가고
그 죽여주는 비경에 넋을 조금씩 놓고 간다.
왼쪽으로 용아장성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울산바위가 보였다.
그 가운데로, 떡 하니 장관을 드러내는 공룡능선을 보고 감동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공룡능선은 신선봉에서 시작해서 나한봉까지 5㎞ 남짓한 거리이다.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로 산행로가 나 있었는데, 정말 운치가 있다.
물론 오르락 내리락 몇 번이나 반복해서 고행의 길이지만 멋지다.
중국 황산의 서해대협곡처럼 바위 옆에 허공다리(잔도)를 설치하면
산행하기는 쉬울 것 같았다.
그러면, 자연을 해치게 되고, 공룡능선의 감동은 줄어 들 것이다.
좌측의 용아장성과 공룡능선 사이의 가야동 계곡은 한창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가까이에서 본 단풍은 여름 날씨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때깔이 곱지 않았다.
그러나 ,공룡능선에서 본 가야동계곡 쪽의 단풍은 한 폭의 산수화 같았다.
바위가 색색의 옷을 입고 있는 듯, 온산이 붉게 불타는 것이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장관이었다.
우측에는 저 멀리 울산바위가 보였는데, 햇볕을 받아서 하얀 치아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놈의 울산바위는 이사비용이 없는지 아직도 설악산에 월세로 버티고 있다.^^
오후 1시56분 희운각대피소에 도착..
굶주린 배를 채우려고 젓가락 들고 라면 끓이는 남친들 손끝만 쳐다본다.
막간을 이용해서 동석이는 앉아서 오수를 즐기고..
옆자리에 앉은 언니가 꽃게무침을 먹으라고 준다.눈물나게 고맙다.
어쩐지 말이 땡기더니 영등포시장에서 오셨단다.
울 방 여자애들 5명을 스카웃 해 가겠다던데...준이 긴장해야 되겠네...ㅎㅎ
희운각에서 라면에 삼층밥 말아먹고 부른배를 부여잡고 사알살 내려온다.
바위들이 천개의 불상이 널려있는 모습같아서 붙여진 이름..
2시58분...천불동계곡으로 띵띵 부은 다리로 내려간다.
구름다리아래 맑고 투명한 물이 그냥 퍼 마셔도 아무 탈이 없단다.
점심을 짜게 먹었는지,아니면 탈수현상인지 자꾸 물이 땡긴다.
희운각에서 보충해온 물도 다 마셨고 , 계곡물을 병에 담아 마시며 내려간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길...우리네 인생길 같다.
그래도 두 눈과 귀가 호강하니까 다리 아픈것쯤이야 열번이고 참아야지...
노력없이 얻어지는것은 나이와 병(病) 뿐이던가~~~
오후 3시50분 ...칠선골입구를 지나
4시44분 와선대산장을 스친다.
더디어 새벽에 입장료를 냈던 신흥사에 도착..5시14분이다.
신라 진덕여왕 6년(652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신흥사에 안치된 청동불상앞에서
"오늘도 아름다운 대 설악산을 감상하고 가을을 맘껏 느끼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손모아 합장하고 설악공원 주차장으로 내려왔다.산이 깊고 웅장하니 곳곳에 아름다운 전설과 이야깃거리가 넘쳤다.이런 이야기들로 인하여 더욱 산은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 같아 그런 전설까지 사랑하도록 마음을 이끌고 있었지...그만큼 경치에 홀딱 빠지기도 하고,산이 주는 긴장감이 온몸을 당기다 보니 피곤을 느낄 여유조차 없었다는 것...
서울을 출발할 때부터 다시 돌아 올 때가지 안전운전 해 준 순옥이랑 세규, 진심으로 고맙고큰어머님이 별세하셨는데도 친구간의 의리를 지켜준 동석이 장하다.이틀간 잠도 못 자고 불침번 서 준 윤섭이 정말 고맙고 존경한다.^^*~그리고,누구보다 원정퍽으로 소문난 미양이를 진정한 산꾼으로 인정 해 주고싶고 ,부모님 산소 이장한다고 거짓말 하고 온 승하는 대단한 여자야~~.ㅎㅎㅎ글고 이쁜 명심이랑 광운이 유동이도 고생 많았지만 어디에도 견줄수없는 멋진 추억을 담아왔으니 겨울이 오기전에 지리산도 준비하자꾸나..^^
갈바람이 그립거든 설악에 오르시고
가을향에 취하고 싶거든 공룡에 올라서시라!!!
운무가 그립거든 설악에 오르시고
신선이 되고 싶거든 신선대에 오르시라!!!
2010년 10월 12일 설악산을 통째로 가슴에 담아온 여인 신윤정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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