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2월23일~24일 무박산행
남덕유산(1,507m)
산울림산우님:22名
남덕유산의 유래는
지리산 다음으로 크고, 넉넉하고 덕이 있는 산이며,
덕유산의 연봉들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덕유(德裕)산에 남녁 남(南)자를 앞머리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 일대를 북덕유산, 장수군에 있는 서봉을 장수덕유로 일컫습니다.
장수군 지역에서는 장수덕유산을 5대 명산의 하나로 꼽고 있습니다.
덕유산하면 북쪽의 북덕유산과 주봉인 향적봉, 그리고 무주구천동의 33경만 생각하기 쉬우나
장수덕유와 이곳 남덕유산까지 덕유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남한에서는 지리산국립공원 다음으로 웅장하고 넉넉한 산입니다.
덕유산의 한 봉우리는 무주에서 시작되고,
또 한 봉우리는 장수에서 일어나는데,
장수의 봉우리를 남덕유산이라 하며 해발 1,507m이고,
무주의 봉우리를 북덕유산이라 하는데 해발이 1,615m로서
남덕유산보다 북덕유산의 향적봉이 108m가 더 높습니다.
이렇게 웅장하고 넉넉한 남덕유산의 품에서 22명의 산울림 산우님들은 하루를 품고 왔습니다.
늘 그랫듯이
산울림산우회 2월 정기산행을 하루 앞두고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유년시절 봄소풍 전야의 그 설레임처럼
온갖 잡념들이 머릿속에 분양도 안되는 빌딩을 세우는 것입니다.^^
또,산 친구 한명을 데리고 가는만큼 실망을 안겨주면 아니되기에
카페에 정기산행 공지가 올라 온 순간부터 설레임과 갈등이 교차 되었습니다.
카페에서만 뵙던 분들,
항상 따스한 말과 필요한 정보로 도움을 주신 분들,
아름다운 영상으로 꿈을꾸게 하신 분들과
음악으로...그리고, 따뜻한 글로 심금을 울리신 분들...
궁금해서 꼭 한번쯤은 뵙고 싶었어요.
23일,토요일밤 10시30분 롯데마트 맞은편 편의점 앞에서 대형버스를 타니 몇 분 안 보였습니다.
하긴 아는 사람도 몇 명 안되니까요..^^
2차로 교대역앞으로 가니 많은 분들이 버스에 오릅니다.
제법 산악회 버스모드로 변합니다.^^
제가 아는 포비님과 징검다리님도 보이고 氣가 조금 살아났지요..ㅋ
22명의 산꾼을 실은 버스는 산행 들머리인 육십령으로 쏜살같이 달려갑니다.
달리는 차창밖으로 화사한 야경이 꽃밭 같습니다.
야경을 감상할 시간도 없이 잠을 청하라고 산행대장님이 마이크로 알려줍니다.
잠을 푹 자야 11km의 험준한 산을 정복할 수 있다는거죠.
그런데,눈을 감고 잠을 자려고 온갖 노력을 해 보아도 오히려 잠은 달아났어요.
집에서 편안한 수면복으로 입어도 올까말까한 잠이 앞뒤로 버스의자가 삐거득 찌거덕 거리는데
어떻게 잠이 오겠어요?^^*
심지어 앞쪽 뒷쪽에선 더러렁~~디리링~ 코고는 소리까지 오케스트라로 들리는데 말이죠.^^
그래서 30분정도 눈을 감았다가 회장님의 기상 외침에 눈을뜨니
덕유산 휴게소였습니다.
그곳에서 아침식사로 누들컵인지 누룽지컵인지 배식을 하는데
전 한밤중에 먹은 찰밥덕분에 배가 든든하여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깨웠지요.
새벽4시30분,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육십령 입구에서 바라본 하늘엔 별이 총총 떠 있고
싸아한 바람이 잠을 학 깨웁니다.
산지기 대장님의 리딩으로 산행시작~~
헤드랜턴 불빛에 덕유산의 벌거벗은 나무들도 화들짝 놀라고
쉼없이 오르락 내리락 어두운 산길을 참 잘 걸어갑니다.
몇십분 걷다보니 등짝엔 땀이 송송 맺히고 털모자 속으론 김이 모락모락~~
윗옷 하나씩 벗고,할미봉을 오르기전 아이젠을 착용합니다.
발아래 전남 장수마을의 네온싸인이 아늑하게 보입니다.
첫 봉오리인 할미봉에 도착하니 매서운 바람이 불지만 기념사진은 찍어야겠죠.^^
그리고,죽음의 코스인 서봉으로 향해 전진~~~
할미봉 아래 급경사인 철계단부터는 정신 바짝 차려야 됩니다.
한발 잘못 디디면 천리 낭떨어지기라 떨어지면 시신도 못찾을 곳이지요.ㅠㅠ
밧줄 하나에 온 몸을 지탱하는데 장갑도 살짝 얼었고,
밧줄사이에 얼음이 끼여 얼마나 미끄러운지
팔에 힘 빠지면 바로 추락입니다.(흐미 무써버요)
한 명 관통하는데 10분씩 소요되는 험난한 코스에서 다들 기진맥진...
지금 생각하면 두 번 다시 가고싶지 않은데
계절이 바뀌면 또 마음이 바뀔수도...ㅎㅎ
그래서인지 서봉 가기전 참이슬님이 퍼졌습니다.
혼자 보내기가 걱정되어 옆지기인 참꽃님을 따라 보냅니다.(두사람 좋았죠^^*)
그때부터 뱃속시계가 꼬르륵 꼬르륵 위장이 비었다고 신호를 보내옵니다.
힘든 코스를 통과한 기념으로 쉼터에서 또 한잔씩 돌리고 서봉으로 GOGO...
아~~서봉으로 오르는 순간에 희열감을 맛봅니다.
서봉건너 헬기장에 무거운 배낭을 내리고 런치타임에 들어갑니다.
삼삼오오로 모여앉아 라면,떡국,추어탕,,,
여러가지 메뉴로 젓가락이 춤추게 했습니다.
그곳에서,양 사방으로 탁트인 조망으로 또 기념샷 날려주고...
오른쪽은 남덕유산이 손닿을 듯 가까이 보이고,옆쪽으로 향적봉이..
그리고,지리산도 조망되고 천하를 얻은 기분입니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어떻게 저 높은 봉우리를 넘어왔는지
맨 정신으로는 못올 길인데,스스로 대견스럽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서봉에서 남덕유산까진 30분이 소요되었고
여러 코스로 올라온 사람들로 인산인해...
남덕유산 표지석은 줄을 서야만 사진을 찍을 수 있답니다.
그래서,눈도장만 찍고 계단아래로 하산을 합니다.
좁은 계단에 알록달록 희멀건 산에 형형색깔의 사람꽃이 피었어요.^^
남쪽이라 그런지 햇살에 얼음이 녹은 땅은 질퍽질퍽 ,
바지 가랑이엔 흙탕물이 튕기니 조심스럽게 걸어야 됩니다.
얼마를 내려왔을까~~~장난기가 발동한 산지기님은 비닐봉지로 눈썰매를 탑니다.
궁금한 남자들도 따라 타 보는데 엉덩이가 무거워 달리지 못합니다.ㅎ
그러다가 착지를 잘못하면 우황청심환 두개 떨어질까봐 무서운 거죠^^*
뾰족한 돌계단과 질퍽함이 지루한 하산길에,모두들 넋이 나갔는지 조용한 가운데
양 옆 계곡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어요.
얼음짱 밑으로 봄이 오고 있음을 느끼며 다시 희망을 품어봅니다.
육십령고개에서 영각사까지 함께 하신 산벗 여러분~~!!
밤새 버스안에서 에너지 충전도 못했을텐데
10시간 30분을 산에서 버티는것을 보고는
역시 진정한 산꾼은 산울림에 다 모였다는 걸 알았어요.^^
남덕유산 정기산행에 산행대장님들과 고문님 수고하셔구요
먹거리 챙겨주신 언니들 고맙습니다.
그리고,무거운 카메라 목에 메고 기념샷 찍어주신 찍사님들도 감사합니다.
다른달보다 이틀이나 모자란 2월도 나흘밖에 남지 않았네요.
3월의 희망을 잉태하는 바람처럼 산울림 산우님들의 가정과 직장에도
따뜻한 훈풍이 스며들었으면 좋겠고
틈 날때마다 산과 들을 누비며 건강한 심신 유지하길 바라고
이만 2월 정기산행에서 본 것들을 모조리 내려놓고 갑니다.
함께 산행한 산벗들중에 처음 본 산님들은 반가웠구요
몇 번 보았던 산우님들은 더더욱 반가운거 알지요~~^^*
다음 산행이 또 기다려집니다.
18대 새 정부가 시작된 오늘,
헌정 사상 최초 여성대통령의 취임식이 거행되었죠.
경제부흥,국민행복,문화융성을 다짐하셨습니다.
우리 국민 여러분의 상상력이 콘텐츠가 되는 세상에서
좋은 생각으로 좋은 세상 만들어 갑시다.
2013년 02월 25일 월요일 목동에서 꽃구름 신윤정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