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밀하게 잘 익은 봄기운 한가락
가슴에 새기는 동안
간밤 서릿발 이고 선 푸른 댓잎 사이로
죽음이 삶을 부르듯 낮고 고요하게
매끄럽고 날렵한 몸 부딪치는 소리
더디 오는 봄에 소망함은
보기 좋은 풍경 하나 대문에 매다는 일
어김없이 찾아와 제자리를 지키는
저 봉긋한 매화의 젖가슴
어두운 세상 간절한 향기로 반짝이고
훤히 비치는 산골물에 발을 담그니
솜털 버들강아지 보송보송 입술을 열고
마음은 오래된 흙처럼 순해지는데
미망의 하루 봄볕 한아름은 어떤가
- 박종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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