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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향기

멈춰 선 달력 한 장 멈춰 선 달력 한 장새해 첫날 달력을 벽에 걸면서도낯선 숫자가 빤히 쳐다보는 기세에 눌려새로운 달이 시작되었어도 넘기지 아니하자바스락대는 종이 소리가 위협적이다.날짜를 채워야 의무가 완성되는달력의 능력으로 흐르는 시간이 불안할 때,멈춰 선 날짜를 보면서 미안감도 들고넘기지 않아도 차곡차곡 쌓이는삶의 층계를 헐어 낼 재간도 없다.흔히 기억할 날짜에 동그라미를 치고지난 시간을 되돌려 기억하려는 것은또 다른 달력을 마음 안에 걸어 놓는 일.부박한 종이에 박힌 셈본 같은 숫자 앞에서가난하게 돌아오는 날이 부끄러워망설임 하다가 작정하고 멈춰 선한 장 12월의 달력을 넘기는 이별의 시간,세월의 술래로 춤추는 광대는 과연 누구인가?세상의 모든 설렘을 모아 젊음을 노래하던호기 찬 지난날의 오늘에 서서,달력 속의 아담한.. 더보기
다수의 힘/향기메일 다수의 힘겉으로 보기에 무척 연약해 보이는 모든 것이 바로 힘이다.- 파스칼연약한 듯 보이지만이치에 맞는 행동과 지혜를 가진 이들에게서 나오는 것이힘입니다.다수의 힘을 이길 그 어떤 강한 것은 없습니다. #명언산책#향기메일 더보기
감동으로 움직인다 감동으로 움직인다힘으로 유지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무엇이나 불운이다.- 펄 벅감동으로 움직인다고 했습니다.나를 감동케 한 말과 행동, 철학, 지혜 혹은 현실들.힘은 강압적이어서 마지못해 눈치를 보며 따르게 하는 것이라면감동적인 것은 나 스스로 내 기준에 의해 정하는 것,보다 적극적이고 자유로운 움직임입니다. 더보기
첫 눈 오는 날 첫눈 오는 날낙엽과 함께 떠나버린빈자리에 하얀눈이 쌓여가고상처 자국처럼 남은흔적들이 차갑게 식어가고첫눈 오는 날함께 했던 기억이가시에 찔린 상처되어낙엽을 쓸고 오는 눈바람에아픔만 더 깊어가네아름답던 푸른 계절의 사연들이눈바람에 흩어지는 날도반복되는 기다림은다시 돌아올 봄을 위해바보처럼 시간을 접고 있네- 박동수 님 더보기
풀린 계절 풀린 계절그 꽃에는 나비가 앉지 않았다손끝에 붉은빛이 피던 날은 요령 소리가 한 바퀴 돌다 갔다꽃을 푸는 일은오래 망설임을 풀며 가지런해지는 일지워야 할 그를 부를 때접힌 이름이 바스락, 호흡을 남겼다들판은 스스로 풀리지만샛길을 만들지 못한 꽃은 반대의 길로 들고햇볕에 삭아 내린 면에서는 뽀얀 먼지 냄새가 났다같은 자리를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오동에 묶이는 꽃들무게 다른 끝에 불을 지피면 소리도 없이 풀린다시간을 접던 기억만 남긴 채 어둠 쪽으로 멀어진 길들남아있는 뿌리는 태우지 못해다 식은 관절을 뭉친다눈물에 쉽게 찢어져도손끝 지문은 쉽게 빠지지 않고여러 번 접힌 그를 들여다보는 지금꽃잎 한 장은 그토록 살고픈 순간이었다- 최연수, 시 ‘풀린 계절’어릴 적 꽃상여를 본 적 있습니다.그때 본 죽음은 무서움.. 더보기
쓸데없음의 쓸모 쓸데없음의 쓸모리히텐슈타인에서 돌아온 친구가 불쑥 무언가를 내민다 뭐야? 모르겠어 햇빛에반짝이는 게 예쁘잖아 너 주려고, 성당 유리창의 빛을 모아 만든 거야한쪽 끝이 날카로운 브로치, 쓸모를 위해 만든 물건은 아니었다 머리에 꽂았다가무거워서 내려놓았다 나풀거리는 블라우스에 달아도 툭 떨어져 버렸다 꼭 쓸모가있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내게 딱인 선물이다 일만 한다고 늘 핀잔을 들으며 살았다 제대로 주인을찾아왔구나 물건의 쓸모를 찾아주는 것도 내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려는 몰두, 오늘의 쓸모가 된다- 정선희, 시 ‘쓸데없음의 쓸모’쓸모 있는 사람이 되라고 말합니다.그래서 나의 쓸모를 생각하다 쓸쓸해지곤 합니다.그러나 어디선가 나를 쓸모로 하고, 어디엔가 쓸모가 될 때가 있습니다.반드시.. 더보기
틈새 힐링 틈새 힐링회색빛 도심 속동네 공원 초록 그늘에맨발로 걷는 황톳길 하나 있다비 그친 뒤 걷다 보면말랑말랑 황토에간질간질 웃는 발가락한발 두발 걷다 보면온몸 열기 오르고영혼 말갛게 헹궈지는 곳두런두런 대화 속에틈새로 힐링하는기분 좋은 황톳길 하나 있다.- 류인순 님 더보기
혼자 웃는 이유 혼자 웃는 이유 웃음은 우울한 사람에게필요한 최상의 치료제다웃으려 해도 남은 웃음이 없다면웃음이 나를 떠나간 것이다.아름다운 꽃을 바라보고 밝게 웃는 것은꽃을 받아들이는 달관의 웃음이고,시의적절하게 표현하는 웃음으로 그 속에는 힘이 있다.웃음에는 전염성이 있어 앞 사람이 웃으면저절로 따라 웃는 묘방의 안면 근육운동이다.현실의 무게로 주저앉기 쉬운 시간을일으켜 세우는 삶의 간절한 웃음,사람의 웃음이 향기로 기억되는 것은내 앞에서 웃고 있는 사람의 눈웃음에서나를 즐겁게 함이 비롯되고,사람의 눈빛으로 기억되는 것은나와 주고받는 사람의 겸손한 말씀으로 비롯되는웃음의 간극(間隙)에서고된 세상살이는 나를 즐겁게 맞이하여 웃음으로 치유되는 것,그게 혼자 웃는 이유의 대답이다.- 박종영 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