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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운◈글방

김춘수 詩 "꽃"에 나오는 꽃은 무슨 꽃일까 궁금하시죠??

김춘수의 "꽃"에 나오는 꽃은 무슨 꽃일까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시 #꽃#에는 꽃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시를 아무리 읽어도 무슨 꽃인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이 꽃은 무슨 꽃일까요? 김춘수의 "꽃"은 1959년에 출판된 시집 《꽃의 소묘》에 수록돼 있습니다.

이즈음의 시인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에 붙은 이름들이 제대로 붙여진 것인지 즉,

언어가 존재의 본질을 제대로 나타내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었고

이에 대해 끈질기게 탐구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시인이 말하는 꽃은 사물의 존재에 맞게 부여되는 언어, ‘시(詩)’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학적인 풀이 말고, 말 그대로 꽃의 이름이 궁금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읽은 황동규 시인의 산문집 "젖은 손으로 돌아보라"에서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산다화, 바로 동백꽃입니다.

김춘수 시인의 고향은 저 남쪽 끝 통영이고

그곳은 동백으로 유명하지요.

시인은 동백을 ‘산다화’라 부르며 많은 시를 썼습니다

김춘수 시인은 왜 누구나 다 아는 동백이라는 이름 대신

산다화라는 생소한 이름을 썼을까요.

그 답은 문학평론가 유종호의 "시인의 꽃"이라는

또 다른 시에 들어있습니다.

시인의 마음에 ‘동백’이라는 소리와 글자보다

‘산다화’라는 소리와 글자가 더 흡족했던 모양입니다.

 

출처:

문득, 묻다 : 첫 번째 이야기 | 유선경 | 지식너머

심청이 연꽃을 타고 온 이유를 불교의 ‘연화화생’의 믿음에서,

가냘픈 꽃 코스모스가 우주(cosmos)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진 이유를

고대 그리스 철학자의 정신에서,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선물하는 이유를 역사적 사실에서,

‘꽃은 왜 필까? 왜 예쁠까?’ 하는 질문은 문학작품들을 통해서 힌트를 얻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같은 질문을 해도 다른 답이 나오고,

다른 질문을 해도 같은 답이 나올 수 있다.

이러한 사유의 과정들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데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창의력과 통하고, 이를 통해 세상과 인간의 다양성,

융통성을 배우며 이해력과 포용력도 기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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