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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心에젖어

접시꽃에 관한 시 모음

접시꽃에 관한 시 모음 

 

접시꽃 당신   /박명숙

 

그 사랑이

그 눈빛이

그 목소리가 그립도록

 

뜰 안팎으로 핀 접시꽃

어머니의 한마디 한마디

정다운 잔소리로 피어오른다

 

보고 싶은 당신의 얼굴처럼

넉넉한 표정으로 피어서

사랑의 빛으로 달래주니

 

먼 곳에 계셔도

울컥한 마음 문득문득

그리움에 젖는다.

 

 

접시꽃 당신      /전병일

 

곧고 충실한 허리

미동도 없는 다리

 

열정적인 얼굴로

몸맵시 자랑하며

 

붉은 꽃대 세워

활짝 웃었다

 

당신의 활짝 핀 마음에

내 마음도 활짝 피었다.

 

 

접시꽃 기다림    /이기영

 

그곳에 당신이 계시겠지요
발걸음 소리에도 고개 내밀고
괜한 투정도 웃음 가득였지요

그릇마다 채웠던 음식
비우면 흐뭇한 미소

산마을 새벽 차기만 한데
아랫목 식을까
아궁이 솔가지 타는 소리

주름진 이마
땀 맺힌 걸 모르고
돌아보면 버스 보고 흔들던 손짓

가지 마라 하시지요
비바람 불때도 마중 나오면
어찌 아프지 않을까요

마을 앞 다리 건너 모퉁이 돌면
대문앞에서 우두커니 당신
아직도 그곳에 계실까요

 

 

접시꽃 4      /박성규 

 

담장 구실하려나 싶어

울타리에 안테나를 세웠더니

유효기간이 지난 탓인지

안테나가 고장이 나기 시작했다

 

하늘과의 교신은

끝을 내어야만 해서

작정을 하고 고장 난 안테나를

모두 철거해 버렸다

 

간혹

성한 것이 보이기도 했지만

태풍 대비하듯

내친김에 몽땅 철거를 하고 나니

들판이 훤히 보였다

 

반딧불이도 보이면

더욱더 좋으련만

경계가 무너지고 나니

속이 후련했다

 

당신의 접시꽃    /고송 황영칠

 

빛바랜 시래기 반찬

껄끄러운 보리 개떡이라도

당신이 드신다면

당신의 접시가 될래요

 

풍파에 부대끼고

뒹굴다 부딪쳐서

이 빠지고 금이 가도

당신의 접시가 될래요

 

싫다고 돌아서며

이별주를 드신다면

술안주 가득 담은

당신의 접시가 될래요

 

접시꽃 곱게 꽂고

토담 길 돌아서던

쓰린 아픔 담아둔

당신의 접시가 될래요

 

아득히 멀어져간 임의 목소리

희미하게 지워진 사랑의 흔적

미움이 타버린 사랑의 잿더미

소중히 담아둔 접시랍니다.

 

접시꽃 핀다       /마경덕 

 

접시꽃 담벼락 아래 튀밥장수 영감 지루한 하품이 손풍로를 돌린다.

강냉이 마른떡국 콩, 손때 절은 깡통 일렬로 줄 맞추고

압력계기판 눈금이 달아오르면 담장 위 키다리 접시꽃이 아슬하다.

고소한 냄새에 목을 뽑은 접시꽃, 한 입만, 한 입만, 빈 접시를 내밀고

 

 뻥!

 튀밥이 날고

 쨍그랑!

 접시 깨지고

 

얄팍한 소갈머리에 뭐 담을 게 있어.

쯧쯧, 혀를 차는 영감, 평생 뻥만 치다 늙은 장돌뱅이 영감.

속 깊은 자루에 튀밥을 담는 동안 귀가 먹먹한 접시꽃,

재빨리 깨진 접시를 주워 모은다.

층층 다시 접시가 쌓이고 저 튀밥 언제 한 입 먹어보나,

쩍 입을 벌린 접시꽃,

뜨거운 햇살이 뱅글뱅글 풍로에 감기고,

담장 위 접시꽃, 얼른 새 접시를 꺼낸다.

 

 

비에 젖은 접시꽃      /정심 김덕성

 

긴 가뭄으로

하늘만 바라던 어느 날

종일 장맛비로 퍼부으며 쏟는데도

미소를 잃지 않는 접시꽃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동네 공원 지킴이처럼

내 몸높이보다 높이 보이려는 듯이

하늘을 향해 자라나면서

올곧게 서 있는 그 당찬 모습이

자랑스럽게 보인다

 

누구를

그리 애타게 기다리는가

벌 나비 밀애하며 속삭이는데

비에 젖어도 슬픈 기색 없는 당당함

해맑은 사랑의 미소로 반기는

미모의 접시꽃 당신이여

 

 

접시꽃 연가      /은파 오애숙

 

누굴 그리 애타게 찾기 위해

빙점 가르고 나와 연가 부르는가

 

까치발 들고서 쭈뼛쭈뼛 올라서려

안간힘을 쓰더니만 그대 당찬 모습!

하늘 향해 자라 그 누굴 향한 마음에

올곧은 모습으로 활짝 웃음짓고 있나

 

작열한 열돔 속 누구도 외면할 수 없게

백만 불짜리 미소 갖고 사랑 노래하며

어찌 그리도 세상 향해 보란 듯 당당히

날 보이소! 나팔 불듯 외치고 있는가

 

내 맘에 슬은 임 향한 연분홍 연심

가슴에 품더니 연가 부르는구려

 

 

접시꽃      /靑談 史方天사방천

 

접시꽃 피는 칠월이면
비바람 몰아치는 장마철
만물이 성장하는 반허리
구부러진 세월 거센 비바람에
시달이면서 열매 맺어 가네?

이 지상의 움직이는 모든 생물은
고통 없이 성장하는 것은 없다
모든 역경을 참고 견디어야
목적을 달성 하는 것이다
이것을 견디지 못하면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다,

접시꽃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칠월이면 어김없이 피어나니
넓은 입속에 잠자던 옥잠화도
소복 차려입고 마중 나오니
장대 비바람 몰아 처도 목적에
열매를 맺으니 가을이 찾아드네?

 

 

접시꽃      /하영순

 

무궁화도 아닌 것이

나팔꽃도 아닌 것이

나팔을 분다.

우리 집 예쁜 접시를 닮은

접시꽃

돌 담에 기대어 예쁜 미소로

나팔을 분다.

나 좀 봐 주셔요

나 좀 봐 주셔요.

 

접시꽃 앞에서      /정심 김덕성

 

6월 초여름이면 만나는

키 큰 미모로 멀리서도 눈에 띄는

뜨거운 햇살에 반갑게 미소 짓는

접시에 핀 작은 사랑의 꽃

 

아롱다롱 꽃대에 매달려

울긋불긋 예쁘게 층층이 꽃 피어

자줏빛 노란빛 분홍빛 미소로

화려하게 핀 꽃송이들

 

푸르던 날들의 향기로움

그 황홀했던 시간은 흘러가지만

아름다운 추억들 휘날리며

그리움도 피어나고

 

열렬한 사랑과 감사란 꽃말로

볼수록 아름답게 피어난 접시꽃

사랑하며 감사하는 이에게

미소로 풍요의 축복을 주는

사랑의 접시꽃이여

 

 

접시꽃 느낌       /박인걸

 

맴돌던 햇살이 담벼락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오후

새빨간 접시꽃 내 마음 흔들어

발걸음 멈추고 넋을 잃는다.

 

진심을 토해 꽃잎을 빚고

마음을 찢어 향기를 발할 때

심장보다 더 붉은 그리움이

꽃밭에 파도처럼 너울댄다.

 

뼈를 갈아 만든 바늘귀에

붉은 핏줄 한 아름 길게 꿰어

여름 하늘빛 보자기 위에

한땀 두땀 수놓은 빛깔

 

두 손 모은 기도보다 거룩한

은둔의 수녀처럼 성결한

한 번도 일술을 허락지 않은

숫처녀의 절개를 본다.

 

 

엄마미소를 잉태한 접시꽃   /최갑연

 

마음을 들킬까

열린 틈새로

두근거림 감추고

꽃분홍 미소 짓는다

 

타오르는 마중

홀로 기댄 핏덩이

풀물 번지듯

깊게주신 사랑

 

넉넉한 아름다움

자식에게 향기를

미소처럼 주시던

우리 엄마가 그립다

 

접시꽃 피는 사연    /高松 황영칠

 

창포 향기 그윽한 송파나루 언덕 길

접시꽃 단장한 다정한 누이

삼단 머리 출렁이던 솔 언덕 길에

지금 쯤 접시꽃은 누이처럼 피었을까

 

너는 엄마 나는 아빠

접시꽃 소꿉놀이

깨 볶던 오누이

해 저무는 솔 언덕에

묻어둔 사연

 

세월의 수레에 실려 간 유월

접시꽃 피던 날 시집간 누이

접시꽃 단장하고 다시 오려나

솔 언덕 너머로 석양은 타는데

 

강물이 전해주는 접시꽃 한 송이는

누이가 띄워 보낸 꽃편지 인가

송파나루 솔 언덕에 접시꽃 피는 뜻은

누이가 보내 온 그리움인가

 

 

접시꽃      /목필균

 

한 여름 뜨거운 열정의 탑이 쌓여진다

 

붉은 동그라미 위에 붉은 동그라미

그 위에 다시 붉은 동그라미

흥건한 땀은 키를 높이고

 

​높아진 만큼 넓어진 시야

네게로 가는 길이 보이게

간절한 기다림으로 피어나는데

 

감추고 보여주지 못했던 속마음

용기 내어 보여주는데

붉게 물든 얼굴 그대로 꽃 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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