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에 대처하는 방법 |
사람은 만나는 일이나 만물을 접할 때에 대부분 내 생각과 같지 않은 데서 곧 불평이 생겨난다.
人遇事接物, 多因不如己意, 輒生不平.
인우사접물 다인불여기의 첩생불평
- 전우(田愚, 1841~1922) 『간재집(艮齋集)』 6권 「답홍주후(答洪疇厚)」
대관절 화라는 감정은 왜 주체 못할 지경에 이르러 결국 사태를 곤란하게 만들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칠정(七情) 중에서 가장 분란을 일으키기에 조심시켜야 할 감정은 바로 ‘노(怒)’이다. 분노라는 뜻의 한자 ‘분(忿)’을 파자(破字)해서 보면 ‘산산조각난 마음’이라 풀이된다. 어떻게 해볼 수 없을 지경에 도달하고야 만 마음. 그렇기에 어떻게든 표출되어야 할 마음이란 얘기다. 저자 전우는 홍주후라는 사람에게 답하는 편지에서, 분노라는 감정이 왜 일어나는지 그리고 배우는 사람이라면 무엇을 진정 염려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특히 사람이 내 맘과 같지 않을 때 곧 분노하게 된다는 것이 주안점이다. 사람의 생각이란 대개 이치에 따르고 만물에 공평한 마음을 지닌 것 같다가도 만나는 일이나 접하는 사람이 나의 생각과 같지 않을 경우 분노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노의 특징이란 늘 일시적이다. <명심보감>에서 일컫기를, “한 때의 분노를 참으면 많은 날들의 근심을 면할 수 있다[忍一時之忿, 免百日之憂].”라고 하였고, <논어>에서는 “한 때의 분노로 자신을 잊고서 그 화가 부모에게까지 미친다면 미혹된 일이 아니겠는가[一朝之忿, 忘其身, 以及其親, 非惑與]?”라고 하였듯, 분노란 정말 한때다. 격노하는 그 순간엔 영원할 듯 제어할 수 없는 폭발적인 감정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드는 순간이 꼭 오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수 있을까? 마냥 참는 것만이 능사일까? 그저 꼭꼭 눌러 담고 참기만 하면 언젠가 화는 더 커져 터지고 말 것이다. 지혜롭게 해결하려면 일단 ‘화(火)의 방(房)’에서 나오는 것이 먼저이다. 나를 화나게 하고 분노에 휩싸이게 하는 그 곳에서 일단 몸을 대피시켜 따사로운 햇빛과 일렁이는 바람 아래 걷고 또 걸으면서 정처 없이 자연 속에 거닐다 보면 생각이 조금씩 정리되면서 이리저리 부서지고 흩어졌던 마음들이 제자리를 조금씩 찾을 것이다. 그리고 그 분노의 순간 상대방에게 분노하여 폭언하거나 만행을 저지르지 않은 자신을 기꺼이 안아주며 잘했다고 하게 될 것이다. 선철(先哲) 공자가 조언해 준 것처럼, “분노에 휩싸일 때는 어려워질 것을 생각한다[忿思難].”도 또다른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분노 때문에 삶이 더 고달파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래본다. |
글쓴이:박소영
청주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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