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명구]팔꿈치의 시간
#팔꿈치의 시간팔꿈치가 이 책상을 떠나지 않도록 공들이며 여러 해를 보냈다.엄격한 선생님을 마주하듯이 온종일 공경하고 두려워한다. 肘不離此, 功以歲計. 如對嚴師, 終日敬畏.주불리차, 공이세계. 여대엄사, 종일경외. 강정일당(姜靜一堂, 1772~1832), 『정일당유고(靜一堂遺稿)』, 「책상에 새긴 글[案銘]」 시간은 만져지지 않는 채로 흘러가지만, 시간을 뚫고 살아낸 사람의 몸에는 흔적이 남는다. 예컨대 주름과 주근깨, 흉터와 굳은살 같은 것들. 몸 어딘가에 새겨진 짙은 얼룩은 그 사람이 어떤 사물과 얼마나 오랫동안 마찰하며 살아왔는지 세월을 가늠하게 한다. 살갗이 갈색빛으로 물든, 직선의 자국들이 이리저리 교차해 남아 있는 어떤 이의 팔꿈치를 바라본다. 책상 모서리에 팔꿈치를 대고 오랫동안 앉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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