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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명구

“될 놈”과 “안 될 놈”의 숨겨진 차이 “될 놈”과 “안 될 놈”의 숨겨진 차이대체로 곤궁한 자는 운명도 박하고 재주도 없는 경우가 많으며, 영달한 자는 운명도 트이고 재주도 있는 경우가 많다. 大抵窮者多命薄而無材 達者多命通而有材대저궁자다명박이무재 달자다명통이유재    - 성대중(成大中), 『청성잡기(靑城雜記)』 4권 「성언(醒言)」  사람들은 저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갑니다. 이번 삶이 그 꿈을 실현할 유일한 시간임을 알기에 고된 수련도, 치열한 승부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자세로 사는 우리도, 의문이 드는 순간은 있습니다. 꿈에 다다르기 전에 거쳐야 할 현실의 주요한 길목들을, 별다른 수고로움이나 어려움의 흔적 없이 선점한 이들을 발견했을 때입니다. 남다른 능력을 지녔으리라 짐작하지만,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온 자기 기량이 좀.. 더보기
옛 시조 비는 온다마는 님은 어이 못오느냐구름은 간다마는 나는 어이 못가느냐나도 언제 비구름되어 님계신곳 오락가락 해볼까나 비는 온다마는 임은 어이 못 오는고물은 간다마는 나는 어이 못 가는고오거나 가거나하면 이대도록 그리랴 더보기
어머니의 뉴트로(newretro) 어머니의 뉴트로사람의 성품은 음악에 모두 드러난다.후세의 음악이 옛 음악보다 못하게 된 것은사람들의 성품이 옛날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人之性情, 皆現於樂. 後世之樂, 不及古樂, 人之性情, 不古故也.인지성정, 개현어악. 후세지악, 불급고악, 인지성정, 불고고야. 위백규(魏伯珪, 1727∼1798), 《존재집(存齋集)》 〈독서차의(讀書箚義)·논어(論語)〉   뉴트로는 뉴(new)와 레트로(retro)의 합성어이다.레트로는 복고주의이며 옛것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에 기반한 취향이다. 뉴트로는 뉴가 붙은 만큼 단순히 옛것에 대한 애호가 아니라 옛것을 가져와 새롭게 지금의 것으로 만들어 즐기는 것을 가리킨다. 사실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사례를 보면 레트로와 뉴트로가 명확하게 구분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도 .. 더보기
스승의 날 스승의 날인정은 제 스스로 다해야 하고 공론도 마음속에 둬야 하는데잦은 청탁 무례란 걸 잘 알면서도 정말 약고 어리석게 은혜를 팔아작은 공에 벼슬을 사양 안 하고 얕은 학문 스승이 감히 됐으니 스스로를 꾸짖는 말 자리에 새겨 언제나 날 살피는 요점 삼으리  人情須自盡     인정수자진公論亦當思     공론역당사踰禮頻干謁     유례빈간알市恩眞黠癡     시은진힐치功微不辭爵     공미불사작學淺敢爲師     학천감위사自責銘諸坐     자책명저좌時時要省私     시시요성사  - 이색(李穡 : 1328~1396), 『목은시고(牧隱詩藁)』 제16권.    이맘때만 되면 학교는 참 분주하다. 벚꽃의 꽃말이라고도 하는 중간고사가 끝나고 신록 짙푸른 계절의 여왕 5월을 만났으니 20대 초반의 젊은 청춘들이 모인 학교.. 더보기
[고전명구]살아가려는 마음春雨歇時庭草綠, 這般生意與人同 살아가려는 마음 봄비 그친 뜨락에풀빛 짙어가는 건저들도, 우리와 같아살아가려는 마음 春雨歇時庭草綠, 這般生意與人同.춘우헐시정초록, 저반생의여인동. 권필(權韠, 1569~1612), 『석주집(石洲集)』 제 7권 「임하십영(林下十詠)」 중 ‘관물(觀物)’   생각해보면 한 자밤쯤 서운하고 외롭기도 하다. 구름이나 바람, 꽃잎이나 나무 같은 건 스스로 그저 아무 말이 없지만 사람은 그것들의 생김새며 움직임, 나타나고 사라짐을 애써 이야기한다. 저 별의 붉은 벌판을 구르는 돌멩이나 이 바다 푸른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따위는 여기 나 좀 보시오, 하지도 않건만 사람은 우주선을 올리고 잠수정을 띄우면서까지 그것들을 끝내 찾으러 간다. 그렇지만 사람은 우주 한구석 티끌 같은 땅덩이에 이렇게 힘을 다해 붙어살고 있다.. 더보기
황진이(黃眞伊)-詠半月(영반월) 誰斷崑崙玉(수단곤륜옥) 누가 곤륜산의 옥을 쪼개 裁成織女梳(재성직녀소) 직녀의 빗을 만들었나요 牽牛一去後(견우일거후) 견우님과 이별한 뒤에 愁擲碧空虛(수척벽공허) 슬퍼서 하늘에 버린 거라오 *위 시는 “생각이 맑아지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한시 김용택의 한시산책1(김용택 엮음)(화니북스)”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입니다. *김용택님은 “누님, 무엇을 던져버리고 싶었습니까? 이까짓 사랑, 이까짓 남자, 이까짓 시, 아니면 이 덧없는 생, 오! 누님, 너무나 아름다운 시입니다. 반달을 직녀의 머리빗에 빗댄 것하며, 직녀가 견우와 헤어진 뒤 하늘에 다시 던져버린 것이 반달이라는 누님의 그 표현, 오늘 밤 반달에 누님의 도도했을 얼굴 걸렸습니다.”라고 감상평을 하셨습니다. *황진이[黃眞伊, 본명은 진(眞), .. 더보기
동정에 걸린 달도 그믐이면 무광이요 洞庭에 걸린 달도 그믐이면 無光이요 武陵桃花도 暮春 만나면 쓸 곳 없네 자네 같은 月態花容도 늙어지면 虛事로구나 靑春紅顔을 哀憐타 말고서 마음대로만 노세 동정에 걸린 달도 그믐이면 무광이요 무릉도화도 모춘 만나면 쓸 곳 없네 자네 같은 월태화용도 늙어지면 허사로구나 청춘홍안을 애련타 말고서 마음대로만 노세 1) 동정(洞庭):동정호(洞庭湖). 중국 호남성 북부에 있는 아름다운 호수. 2) 무릉도화(武陵桃花):무릉도원의 복사꽃. 3) 모춘(暮春):늦은 봄. 4) 월태화용(月態花容):화용월태.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과 맵시를 이르는 말. 5) 청춘홍안(靑春紅顔):젊어서 혈색이 좋은 얼굴을 이르는 말. 6) 애련(哀憐):애처롭고 가엾게 여김. (동정에 걸린 달도 그믐이면 무광이요) 더보기
강산은 무한하지만 살 집은 부족하다 강산은 무한하지만 살 집은 부족하다. 江山無窮而居室不足 강산무궁이거실부족 유몽인(柳夢寅), 『어우집(於于集)』, 「행와기(行窩記)」 「행와기(行窩記)」는 최계훈이 만든 ‘행와’에 대해 쓴 글이다. ‘행와’는 ‘움직이는 집’이라는 뜻이다. 유몽인은 이 집을 이렇게 소개한다. 작지만 기둥, 서까래, 문, 지붕 등 있어야 할 것은 다 있다. 가까운 곳은 8명이 통째로 들어 옮기고, 먼 곳으로 갈 때에는 해체해서 말 3마리에 싣고 간다. 이게 가능한 것은 구조가 단순하여 해체와 조립이 쉽고, 무게가 가벼워 적은 힘으로도 들어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집의 좋은 점. 첫째 자기 집이다. 둘째 언제 어디로든 마음대로 옮길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남의 집에 세들어 사는 것은 마음이 편치 못한 일이다. 유몽인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