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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心에젖어

친구는-윤보영 詩

*친구 (親舊 )는 / 윤보영

가까이 와있어도 부담 줄까 봐

선뜻 연락할 수 없는 사람

주머니에서 꺼냈다 넣었다

휴대 전화기만 귀찮게 만드는 사람

산이 좋아 산에 와 있어도

물이 좋아 계곡 물을 보고 있다가도

마음속에 담아 둔 모습 꺼내보게 하는 사람

안부 문자 보내놓고

바쁘면 답 안 해도 된다고 적어놓고

바쁜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휴대전화기만 보게 하는 사람

바쁜 일 때문에

시간이 훨씬 지나 식당에 와서도

"식사는 했을까?"

시장기보다 안부가 궁금하게 하는 사람

차 한 잔 같이 하고 싶은 사람

만났던 날과

다시 만날 날을 생각하다

가끔 지하철역을 지나치게 하는 사람

되돌아와도 기분 좋고

발걸음이 가볍게 해주는 사람

봄, 여름, 가을, 겨울 구분 없이

내 안에 활짝 꽃이 피게 해주는 사람

함께 그 꽃을 보고 싶은 사람

생각만 해도 향기가 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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