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선물입니다-김민소
하늘이 빛나는 것은 은하수 때문이고
들판이 빛나는 것은 원시림 때문이고
세상이 빛나는 것은 사람 때문입니다.
아픔이 소중한 것은
기쁨과 함께 하기 때문이고
실패가 소중한 것은
성장과 함께 하기 때문이고
세상이 소중한 것은
사람과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은 받아들이는 아름다움을 배우게 하고
세상은 나누는 아름다움을 배우게 하고
사람은 존재의 아름다움을 배우게 해줍니다.
살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가슴 따뜻한 사람과의 만남입니다.
사람이 선물입니다.
사랑은 처음처럼 삶은 마지막처럼-김민소
사랑의 시작은
꽃잎에 맺힌 물방울보다
더 청아한 모습으로 다가와
서로의 영혼에 창을 만들어 주지요
삶이 끝나 갈 때면
바람 한 조각, 발자국소리 하나에도
애틋하게 다가와
가슴을 미어지게 만들지요
사랑을 지키고 싶다면
웃자라는 집착을 잘라내야 해요
소유하는 것보다
갈망하게 만드는 거지요
삶을 뜨겁게 지피려면
매일 씨앗을 뿌리고 거름을 주어야 해요
온몸이 으스러진다 해도
결코 후회하지 않도록 말예요
이렇게 살아요
사랑은 처음처럼
삶은 마지막처럼
초여름 편지-김민소
그대 이름만 떠올려도
다순 바람이 심장을 적시고
그대 모습만 생각해도
황량한 거리가 미술관이 되는군요
삶에 지쳐버린 마음에
파랑새가 떼지어 모여들고
앙상해진 뼈 마디 마디
신록의 숨결이 파고 드네요
그렇게 하루는
그대로 인해 넉넉해지고
그대로 인해 꿈을 꾸게 됩니다
휘청거리면 잡아주고
쓰러질때면 토닥거려 주는
내 영혼의 비타민......
생각해보면 그대는
물푸레나무를 꼭 닮았어요
아니, 에머랄드빛 숲길이었어요
오늘도 옥상위에선
하얀 빨래가 된 그리움이
우체국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대여
잘 계신가요
아픈곳은 없는지요
註:다순 바람: 따뜻한 바람 (煖風)
사랑을 담아내는 편지처럼-김민소
나 다시 태어난다면
사랑을 담아내는 편지처럼 살리라
폭포수같은 서린 그리움에
쉬이 얼룩져버리는 백색의 편지가 아니라
오염될수록 싱그런 연두빛 편지였음 좋겠다
나 다시 태어난다면
사랑을 담아내는 편지처럼 살리라
가슴에 커져버린 암울한 상처에
마침표를 찍어버리는 이별의 편지가 아니라
상흔속에서도 뿜어내는 시작의 편지였음 좋겠다
미움은 온유함으로 지워버리고
집착은 넉넉함으로 포용하면서
한장에는 사랑이란 순결한 이름을 새기고
또 한장에는 삶이란 소중한 이름을 써 넣으면서
풀향보다 은은한 내음으로 내 삶을 채웠으면 좋겠다
구월을 드립니다-김민소
장미와 싸우다가
살갗이 떨어져 나가고
뼈마다 숭숭 뚫렸다 해도
다시 누군가의
단풍 되고 싶은 그대에게
구월을 드립니다.
잔혹한 현실 때문에
후미진 뒷골목 벤치에 앉아
꺼억 꺼억 울다가도
다시 누군가의
열매가 되고 싶은 그대에게
구월을 드립니다
5월을 드립니다-김민소
우리가 살아가는 일이
하늘을 보며 웃을 일 보다
땅을 보며 울 일이 많다 하여도
마음이란 밭에 꽃씨를 뿌려야 해요
그리고 정성이란 물을 주어요
삭풍을 홀로 이겨낸
숲 속의 제비꽃과 자작나무
바위섬의 등대와 조가비
저 강가의 가로등
그리고 빈 의자
그들의 사랑을
5월과 함께 드립니다
당신을 위해 빛을 뿜어내는
삶의 눈물겨운 조연들,
당신이 지켜주세요
그대 만한 선물은 없습니다-김민소
자작나무가 빼곡한 하얀 숲이
영화 속의 풍경 같다 해도
그대의 해맑은 모습만 하겠습니까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클레식이
영혼을 적신다 해도
그대의 풋풋한 음성만 하겠습니까
저녁놀과 아침해가
찬연한 빗살로 야윈 몸을 휘감는다 해도
그대의 따뜻한 품속만 하겠습니까
내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이 감동은
내 삶을 끝없이 타오르게 하는 이 전율은
그대가 만들어 주는 걸요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그대 만한 선물은 없습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랑-김민소
사람들은
꽃이 아름답다 말하지요
하지만 나는 사랑이라 할래요
꽃은 충분한 조건이 필요하지만
사랑은 그대와 나의 진실,
그 하나만으로 감동이 되잖아요
사람들은
꽃이 아름답다 말하지요
하지만 나는 사랑이라 말할래요
꽃은 시간 뒤에 존재를 잃지만
사랑은 그대와 나의 믿음,
그 하나만으로 영원을 말하잖아요
사람들은
꽃이 아름답다 말하지요
하지만 나는 사랑이라 말할래요
그대와 내가 마주보는 한
그대와 내가 함께 걷는 한
온 누리에 향기가 물씬하잖아요
꽃보다 아름다운 사랑
마음과 마음이 녹아 흐르는
영혼이 그려나가는 약속이에요
내가 생각하는 너는-김민소
내가 생각하는 너는
봄날 살랑거리는 꽃잎이기 보다
여름날 땡볕을 막아주는 숲이었음 좋겠다.
내가 생각하는 너는
여름날 몰아치는 장대비이기 보다
가을을 영글게 하는 단비였음 좋겠다.
내가 생각하는 너는
가을 날 떨어지는 낙엽이기 보다
겨울을 지탱케 하는 햇살 이였음 좋겠다.
내가 생각하는 너는
겨울을 울게 만드는 살얼음이기 보다
봄날 꽃씨를 퍼뜨리는 훈풍이었음 좋겠다.
내가 생각하는 너는
봄, 여름, 가을, 겨울
행복이란 제목의 퍼즐이 되는
그런 사람이 너였음 정말 좋겠다.
내가 진정 그대에게 바라는 것은-김민소
내가 진정 그대에게 바라는 것은
신도시 평수 넓은 아파트나 빌라나
패션잡지나 TV에서 볼 수 있는 옷이 아니라
지붕위로 쪽창이 두어 개 있는 오래된 통나무집과
치자열매로 물들인 옷이면 족해요
종달새와 함께 정갈한 조반을 준비하고
아름드리 갈참나무 빽빽한 길을 자전거로 달리며
구르몽의 시 구절과 낙엽을 버무리고
겨울이면, 눈밭에 하얀 발자국이 남아있는
도심에서 벗어난 작은 마을이어요
빈 텃밭을 싼에 빌려
상추와 오이, 감자와 고구마를 튼실하게 키워
가끔씩 찾아오는 우체부와 이웃들에게
한 무더기씩 손에 들려줄 때
박꽃 닮은 미소를 보는 것이어요
내가 진정 그대에게 바라보는 것은
달콤한 사랑의 맹세가 아니라
신문지에 둘둘 말아 내민 쑥부쟁이 한 다발과
바리톤 움색의 노래를 들으며
그대의 팔 베개에에 꿈을 꾸는 것이어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김민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갈라진 대지가 샘을 파는 일이다
저 땅 속 깊이 숨어있는 순수의 물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가득 펴 담아 뿌려 주는 일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하늘이 청록비를 몰고 오는 말이다
새털구름을 모았다가 이내 먹구름 모아서
그것을 지상으로 하염없이 내리는 일이다
땅속의 물과
하늘의 물이 그렇게 만나서
빈약한 가슴을 적셔가며 서로가 녹아드는 일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내가 땅이 되었다가
그대가 하늘이 되었다가
천지가 육신과 정신을 오가는 일이다
당신은 꽃처럼-김민소
아름다운 것들에
깊이 감동할 줄 알고
일상의 작은 것들에도
깊이 감사할 줄 알고
아픈 사람
슬픈 사람
헤매는 사람들을 위해
울 줄도 알고
그렇게 순하게 아름답게
흔들리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흔들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습니다.
당신도 꽃처럼
아름답게 흔들려보세요.
당신은 내 생의 마지막 연인입니다-김민소
강물이 아름다운 것은
도도히 제 자리를 흐르기 때문이고
청산이 눈부신 것은
언제나 푸른빛을 뿜어내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만나기 전 나는……
켜켜이 스며든 상흔 속에 자연을 등지고
운명의 덫에 허우적거린 시간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계절이 시작되어도
철지난 억새풀로 가득한 가슴
어둠이 줄달음치는 새벽녘에도
혼미한 정신에서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소리 없이 다가온 당신 때문에
하루는 눈부신 선물이 되었고
자연이 들려주는 모든 소리는
나를 언제나 프리마돈나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사랑했던 나의 연인이여!
사랑이란 온전한 이름으로
온누리에 퍼트릴 수 없는 운명이지만
당신과 내 영혼속에 침잠된 씨앗은
천상의 꽃으로 피어나
불멸의 사랑을 노래할것입니다
살아있음은 언제나 소멸하는 것
함께 못하는 인연을 힘들어하기엔
너무나 찰나 같은 생입니다
삶의 모퉁이 한 부분에서 이렇게 만나
당신의 체온에 기쁨을 잉태하고
당신의 눈빛 속에 깨어난다는 것은
사랑 그대로의 이름으로 영원한 것입니다
하늘이 문을 닫을 때는
별빛으로 다가와 속삭이고
새벽이 빛을 부를 때는
풀벌레 소리로 벅차게 하는 당신은
내 생의 마지막 연인입니다.
당신을 기다리는 동안-김민소
마지막 버스를 놓쳐버렸습니다
어쩌면 집에 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삶의 시간도 잃어버릴 거라고
제동장치가 파열돼버린 생각은
이미 통제구역을 벗어나 버리고
이국 땅 해거름을 헤매고 있습니다
간간이 들리는 발자국 소리마다
폭풍이 지나간 풀잎의 상처마다
빛살머리 풀어헤친 가로등 풀빛마다
타인이었다가, 그대가 되었다가
절망이었다가, 희망이 되었다가
삶의 절반을 도려낸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봄이십니다-김민소
꽃처럼 예쁘다는 말
별처럼 눈부시다는 말새처럼
비상한다는 그 말들이
당신 앞에선 무기력한 걸 아시나요.
향기가 진하기로서야
어둠 속에서 빛나기로서야
창공을 높이 날기로서야
당신의 마음만큼 하겠습니까
한 번도 멈춘 적이 없고
밤과 낮을 구별할 수 없고
천지의 높낮이를 잴 수 없이
밀려드는 사랑의 파고를 말입니다.
산수유, 종다리, 시냇물이
봄을 달콤하게 알리기로서야
당신의 향기만큼 하겠습니까
복사꽃보다 고혹한 당신인데
물푸레나무보다 푸른 당신인데
새벽 별보다 부지런한 당신인데
어머니! 아시나요
이 봄이 당신을 닮은 것을요
당신이 봄이십니다.
당신이 아닐까요-김민소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노을이 내리는 거리를 걷다보면
뒷모습이 풍경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로등이 없는 어두눈 골목길
고독이란 놈에 취해 휘청거릴 때면
등불이 되어 집을 찾아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봄날이면 유채 꽃이 되고
여름날이면 소나기가 되었다가
가을날이면 단풍 빛이 되고
겨울날 눈꽃으로 피는
일년을 한결같이
캔버스에 내리는 시처럼
희망나무를 가슴에 자라게 하는
그림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혹시
당신이 아닐까요.
미안해하지 말아요-김민소
제비꽃이 봄을 알리고
장마예보가 여름을 알리듯
사랑은 그대가 존재함을
알리는 것입니다
청잣빛 높은 하늘이 가을을 알리고
거리의 나목이 겨울을 알리듯
그대는 삶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대여
아무것도 줄 것이 없다고
미안해 하지 말아요
사랑은 눈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
그대를 생각하면
나는 갈참나무 숲이 되었어요
내 안에 이기적인 생각을 여과시키니
종다리, 휘파람새가 모여들어
둥지를 틀고 있네요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이름-김민소
사랑이 아름답다고 했나요
아니지요
그대의 투명한 마음 때문이지요
원목보다 순백한 마음으로
사랑을 하려는 당신이
아름다운 것입니다
사랑이 눈부시다고 했나요
아니지요
그대의 깨끗한 눈빛 때문이지요
새벽이슬 닮은 눈빛으로
사랑을 말하는
당신이 아름다운 것입니다.
사랑이 행복이라고 했나요
아니지요
그대의 애틋한 고백 때문이지요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처럼
사랑을 울리는
당신이 아름다운 것입니다.
사랑은
스스로 아무것도 못 하잖아요
사랑이 오직
그 이름으로 눈부신 것은
영혼을 적시는
그대의 눈물 때문이지요
사랑이란 이름으로
오직 사랑을 위하여 애쓰는 당신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이름이래요
사랑은 보여줄 수 없기에 아름답습니다-김민소
눈을 뜨면 볼 수 있는 것들은
눈을 감으면 볼 수 없게 됩니다.
사랑이란,
눈을 뜨면 보이지 않다가도
눈을 감으면 더욱 선연하게 떠오르는 것
자연을 신비로 물들게 하는 쪽빛 하늘도
대지에 풋풋함을 새겨 주는 나무들도
볼 수 있을 때 가슴 벅찬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사랑이란 보여주려 애쓰면 애쓸수록
단청같은 은은한 향은 어느새 독해지고
순백했던 모습은 짙푸른 이끼로 탈색되지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자연은 폐허로 남겠지만
사랑이란 숨어 있을 수록 더욱 간절하게 합니다.
자연이란 성질은 볼 수 있을 때 눈부시다면
사랑이란 성질은 느끼고 있을 때 빛이 나듯
사랑을 느끼게 만든다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혁명 같은 것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보여줄 수 없는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영원하고 아름다운 사랑이란
마음과 마음이 녹아 흐를 때 비로소
하나란 이름이 되는 눈물 같은 결실입니다.
사랑은 정답 없음-김민소
누구는 사랑을 돛단배 노니는
하얀 바다라 말하고
누구는 사랑을 빠져 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이라 말하고
누구는 사랑을 눈부신 햇살 같은
언제나 맑음이라 하고
누구는 사랑을 끝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 미로라 하고
누구는 사랑을 아이의 마음처럼
철부지가 되는 거라 하고
누구는 사랑을 노승의 깊은 철학처럼
자신을 비우는 거라 하지만
그러나……
사랑은
사랑은
정답 없음……
사랑을 담아내는 편지처럼-김민소
나 다시 태어난다면
사랑을 담아내는 편지처럼 살리라.
폭포수같은 서린 그리움에
쉬이 얼룩져버리는
백색의 편지가 아니라
오염될 수록
싱그런 연두빛 이었으면 좋겠다.
나 다시 태어난다면
사랑을 담아내는 편지처럼 살리라.
가슴에 커져버린 암울한 상처에
마침표를 찍어버리는
이별의 편지가 아니라
상흔 속에서도 뿜어내는
시작의 편지였으면 좋겠다.
미움은
온유함으로 지워버리고
집착은 넉넉함으로 포용하면서
한 장에는 사랑이란
순결한 이름을 새기고
또 한 장에는
삶이란 소중한 이름을 써 넣으면서
풀 향보다 은은한 내음으로
내 삶을 채웠으면 좋겠다.
사랑을 위하여-김민소
어느 날
내게 온 당신이
들꽃을 보며 함박웃음을 짓기에
꽃다지, 괭이밥, 별꽃,
봄맞이, 솜방망이, 얘기 똥풀, 앵초 등등
식물도감을 찾아가며 머리 속에 담으려고 했어요
어느 날은, 신록을 보면서
"세상이 초록빛이었으면 좋겠다" 하기에
휴일이면, 수목원을 찾아
호랑가시나무, 사철나무, 꽝꽝나무, 회양목과
노닥거리다 오는 것이 일상이 되었네요
사랑을 위하여
내 살과 내 피와 내 영혼 속에
이식하고싶었어요
저 들꽃을
저 늘푸른나무를
사랑을 전송 중입니다-김민소
당신은 아시나요
짧은 문자 하나에도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요
당신이 봄 비였다고 쓸까
자작나무 숲길을 닳았다고 할까
꽃씨 같은 그대라고 쓸까
그리움을 몬닥몬닥 잘라내며
밤새 눈시울을 붉히며 썼던 메일을
보관함으로 이동 시켜 놓고
사랑을 전송 중입니다
눈에 보이는 기쁨보다
영혼에 스며드는 행복을 위해
긴 시간을 아파했습니다
당신은 스팸 메일을
깨끗하게 삭제해 주십시오
사랑이 나를 다시 찾는다면-김민소
사랑이 나를 다시 찾는다면
땅거미 지는 낙조의 하늘이기 보다
하루를 여는 새벽의 하늘이었음 좋겠다.
해질녘 어스름 서성거리는 그리움이기 보다
한 점 빛으로 태어나 꿈을 그리는 사랑이고 싶다.
사랑이 나를 다시 찾는다면
천둥과 번개를 몰고 오는 여름날 장대비이기 보다
소리없이 스며들어 사계절 촉촉한 단비였음 좋겠다.
타오르는 열정에 흔적없이 사라지는 서글픔 보다
조금씩 주어도 멈추지 않는 한결같은 사랑이고 싶다.
사랑이 나를 다시 찾는다면
어루만져야 제 빛을 내는 화분으로 남기 보다
손길을 주지 않아도 퍼뜨리는 야생화였음 좋겠다.
사랑도 사람의 기술인지라
샛바람 한 조각에도 폐점을 부를 수 있는 것
사랑이 나를 다시 찾는다면
몸과 마음이 하나로 묶어져야 한다는
네 안에서 웃고 상심하는 어리석은 집착 보다
내가 적셔준 사랑이 너의 행복이 되었다면
내가 심어준 사랑이 너의 꿈 밭이 되었다면
그것으로 이별 또한 아름다운 사랑이고 싶다.
사랑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김민소
나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새벽닭이 울면
태양보다 일찍 일어났다는 것과
어둠이 침잠한 시간이면
바람과 별과 시(詩)와 함께 잠을 잘 수 있었다는 것
옥상에서 졸고 있는 화분과 빨래들
공원의 식당버스와 낡은 파라솔,
쭈그리고 앉아 곰방대를 빨고 있는 노인조차
잔잔한 감동으로다가 온다는 것
백만 송이 장미보다 더
가슴을 뭉쿨 하게 하는 선물이
바로 너라는 것
사랑이라는 선물을 바칩니다-김민소
내가 비라면
그대의 지친 마음을 적셔주고
내가 햇살이라면
그대의 창에 보석같은 빛을 줄텐데
나는 언제나 미약하여
사랑이라는 선물을 바칩니다.
내가 꽃이라면
그대의 차가운 마음에 향기를 주고
내가 나무라면
그대의 고단한 육신을 쉬게 할텐데
나는 언제나 미약하여
사랑이라는 선물을 바칩니다.
내가 주는 선물은 형태가 없어
시간이 늘 뺏어가고
내가 주는 선물은 향기가 없어
기억의 저편에 물러나 있겠지만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받고자 속박하는 것보다는
아낌없이 사랑했던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는 동안-김민소
흔들린다 해도
마구 흔들린다 해도
꺾어지지 않는 억새였음 좋겠어
흙탕물이 전신을 덮어도
마당 예쁜 집에 살지 못해도
지상에 태어난 것으로 감사한
뜨거웠다 해도
미치도록 뜨거웠다 해도
집착하지 않는 촛불 같았음 좋겠어
다시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누군가의 가슴에 온기를 주었기에
살아있던 순간이 행복한
못내 머물고 싶어도
고혹한 저 석양처럼
가야 할 때 당당하게 갔으면 좋겠어
선물 같은 당신-김민소
미안해 하지 말아요
늘 부족하다 하지 말아요
당신의 존재로 꿈을 빚는 나는
마음의 보석 상자를 간직했는데요
힘들어 하지 말아요
늘 안타까와 하지 말아요
당신의 마음 하나로 깨어나는 나는
또 하나의 선물로 채우는 걸요
빛을 삼켜먹은 어둠이
어제를 유린했던 시간이었지만
다시 그려나가는 내 안의 아름다움은
당신이란 이름의 선물 때문인걸요
한 세상
키 작은 잎새가 된다해도
바람이 할퀴고 간 들녘으로 남는다 해도
당신이 함께 하는 하루는 눈부신 선물인걸요
사랑이라는 선물은
손으로 받는 것이 아니고
마음으로 받는 것입니다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 차 하나 되어버릴 때
사랑은 안개처럼 스며듭니다.
사랑이라는 선물은
손으로 풀어보는 것이 아니며
마음으로 바라보면 스스로 풀리는 선물입니다
마음에
사랑이 서로를 향해 당기고 있다면
그 사랑은 향기가 진동합니다
사랑이라는 선물은
한없이 퍼 주고 나눠주어도
깊은 산골 샘물처럼 마르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김민소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당신과 나누는 속삭임이라 말할래요
길섶에 흐트러진 풀잎조차
배시시 웃음 짓고
살갗을 스치는 바람에도 향이 묻어나
마음은 노래하는 방울새가 되었거든요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당신을 향한 내 그림이라 말할래요
버리고 또 버려도
다시 샘솟는 열정에
가슴은 쫓빛 하늘로 채색되고
뇌리에는 유성들로 가득 차 버렸네요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당신을 위해 써 내려간
나의 고백이라 말할래요
보고 싶어
수 없이 토닥거린 가슴에도
행여 그대 마음 흐려질까 봐
천상으로 띄우는 시가 되었으니까요
아름다운 동행-김민소
마주보는 눈빛을 녹여
지치고 헐벗은 영혼에
온기를 적셔주는 사랑입니다
마음과 마음을 버무려서
비 바람이 쓸고 간 자리에도
꽃망울을 터트리는 사랑입니다
꿈은 노을 속에 묻혀지고
삶은 어두운 뒷골목을 말하지만
존재로 등불이 되고 있는 사랑입니다
기쁨보다 슬픔에 하나가 되고
희망보다 절망에 하나가 되는
더 낮은 곳으로 흐르는 사랑입니다
아승의 끝자락에 서서도
생명을 잉태하는 고귀한 사랑
그 순백의 길을 흡수하는
참 아름다운 동행입니다.
아름다운 약속-김민소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온 종일 웃어야지
누구에게든 따뜻한 말로 건네야지
몇번을 다짐하고 또 다짐했지요.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의 약속을 하나, 둘 흘리더니
인색한 모습과 냉랭한 말로 상처만 남겼네요
웃음보따리 하나 풀지 못하고
그 흔한 "사랑해요"라는 말도 못하고
주섬 주섬 챙겨 나가는 귀가 길
발걸음이 천근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네요
노을이 서둘러 비껴갈 때
선채로 빛살을 뿜어대는 가로등
저 불빛조차도 제 몸을 사리지 않고 있는데
오만과 이기로 하루를 잃어버렸으니
내일은 쓴 소리에도 웃음으로 화답해야지
내일은 "사랑해요"라고 내가 먼저 건네야지
내 핸드백에 사랑을 가득 담고 돌아와야지
지금 그대를 만나러갑니다-김민소
눈발이 휘파람새처럼 속살거리는 해거름 녘
후미진 골목길 가로등불이?
하나둘씩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고
머무는 시선마다 오선지를 그려놓은 작곡가가 된바람이
서린 그리움조차 높은음자리표로 만들 때면
그대를 만나러 갑니다
키 작은 나무에 앉아 윙크를 해대던 눈꽃들은
오가는 연인들의 하루를 선물로 만들고
어느 집 담벼락에 버려진 나무풍금의 건반 속으로 들어가
러브스토리의 사운드처럼 오감을 깨울 때면
연극은 끝 난지 오래건만
눈물이 응고되어 만든 마음의 유리성
그 안에서 빈 술병소리를 내며 달그락거려야 했던
슬픈 자화상(自畵像)이 한 편의 푸른 시(詩)가 되는 날
지금, 그대를 만나러 갑시다
지금 말하세요-김민소
만약에 당신이 누군가가 보고 싶다며 그래서
미칠 것 같다면 지금 말하세요.
만약에 당신이 누군가를 원한다면 그래서 터질 것
같다면 지금 말하세요.
기다림이 항상 미덕일수는 없습니다.
남자와 여자를 말 할 때는 지났습니다.
오늘이 이 세상에 한번뿐인 삶입니다.
정녕 사랑한다면 지금 말하세요.
혹여 상처받을 일이 두려우시나요.
똑 같이 받지 못할까봐 걱정하시나요.
사랑하는 일에 계산은 필요 없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상대도 생각하고 있다면
이제 사랑은 꽃망울을 터트릴 터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상대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
이제 사랑의 텃밭을 다시 꾸며야 할 터
만약에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래서
하얀 밤이 계속된다면
지금 말하세요.
겨울비가 하는 말-김민소
나를 탓하지 마세요
당신의 시린 육신을
스스로 참아내지 못하고
스스로 돌아보지 못하고
잃어버린 사랑인것을
나를 미워하지 마세요
당신의 헐벚은 마음을
집착에 허우적대다가
낙타의 눈빛을 닮아간
젖어버린 그리움인것을
사랑했기에
겪어야 할 한파는
노을이 잉태한 어둠처럼
스스로 치유해야 할 몫인것을
얼마나 더 외로워야-김민소
풀벌레조차 잠든 시간,
꺼져가는 불씨를 불며
콧물과 눈물로 베개를 적시게 하는
고독을 먹어 보신적 있나요
썰물이 된 청춘의 폐가에
아름드리만한 안개꽃을 걸어놓고
빛바랜 흔적을 더듬다가
뼈마디 마디 감전되어 본적있나요
장승처럼 굳어가는 마음을
말린 나뭇잎처럼 푸석해진 몸을
하얀 욕조에 던져놓고
꽃물이 되도록 씻어 본적있나요
추억이 살아 꿈틀거리는
그 자작나무 숲길에 주저앉아
혼자 웃고 떠들다가
노숙자 신세가 되어 본적있나요
얼마나 더 외로워야
햇살로 지은 조반을 준비하고
커피향을 닮은 웃음을 퍼트리며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지요
그 대-김민소
눈으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했습니다
물
나무
꽃바람
하얀 파도
바닷가 등대
숲속의 오솔길
언덕위 통나무집
신작로 빨간 우체통
노랗게 물든 공원벤취
한지로 접은 종이비행기
들녘을 온통 메꾼 억새
색동옷 펼쳐진 하늘
음악이 흐르는 방
투명한 물방울
돌틈에 핀 꽃
새벽 공기
함박눈
햇살
봄
아무리 떠올려도
뜨거워지지 않는 가슴
지금까지 단어들을
다 지워버리고
하나만 씁니다
그대......
사랑은 보여줄 수 없기에 아름답습니다-김민소
눈을 뜨면 볼 수 있는 것들은
눈을 감으면 볼 수 없게 됩니다
사랑이란,
눈을 뜨면 보이지 않다가도
눈을 감으면 더욱 선연하게 떠오르는 것
자연을 신비로 물들게 하는
쪽빛 하늘도
대지에 풋풋함을 새겨주는 나무들도
볼 수 있을때 가슴 벅찬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사랑이란 보여주려 애쓰면 애쓸수록
단청같은 은은한 향은 어느새 독해지고
순백했던 모습은 짙푸른 이끼로 탈색 되지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자연은 폐허로 남겠지만
사랑이란 숨어 있을수록 더욱 간절하게 합니다
자연이란 성질은 볼 수 있을 때 눈부시다면
사랑이란 성질은 느끼고 있을 때 빛이 나듯
사랑을 느끼게 만든다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혁명같은것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보여줄 수 없는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영원하고 아름다운 사랑이란
마음과 마음이 녹아 흐를 때 비로소
하나란 이름이 되는 눈물같은 결실입니다.
시집<사랑도 커피처럼 리필할 수 있다면> 중에서
돌밭에 앉아서-김민소(편시)1004
무작정 길게 사는 삶보다
아름답게 사는 삶이 값진 것을
돌밭에 앉아서 느껴본다
돌들은 열정을 뿌리고
탐석으로 향기를 퍼뜨리며
몸으로 말하는 당당함
검은 몸매로
삶을 뜨겁게 데우다가
때론 양석 단장하여
순백을 일깨우는 존재여!
인연의 線에 밀착되어
빛 고운 사랑을 흘리다 사멸하는
그 아름다웠던 몸부림을
돌밭에 앉아서 느껴본다
진달래꽃-김민소
와 주었구나
사무치게 그리웠던
핏멍이 들도록 때려야 했던
내 육신으로 말이다
알고 있었구나
속울음만 삼켰던 시간을
바람과 정사를 나누어야 했던
내 아픔을 말이다
너를 위해 무엇을 할까
푸석해진 머리칼부터 잘라내야 할까
빛바랜 커튼부터 바꿔야 할까
어둠부터 깨워야 겠다
TV에서, 인터넷에서
만개한 네 모습을 볼때마다
명치끝에선 절구질 소리가 난다
만월이 웃고 있다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김민소
소중한 사람이여
겨울이 성숙한 모습으로 찾아왔습니다
쓸쓸했던 우리들의 뒤란에도
함박눈이 찾아와 수다를 떨겠지요
나목을 만들고 떠난 가을을
다시는 원망하지 말기로 해요
삶은 어제를 위해 있는것이 아니라
오늘때문에 존재하는 것
참을 수 없었던 이별도
겹겹이 쌓아 두았던 그리움도
벽난로에 모두 넣어
가슴 뭉클한 詩로 만들어요
하늘이 부르는 날이
언제가 될지 우리는 모릅니다
다만, 지상에 남아있는 동안은
겨울을 이기고 봄을 기다려야 하는 것
소중한 사람이여
이 겨울엔 인연의 길목마다
하얀 우체국이란 현판을 달기로 해요
그대에게 달려가는 눈꽃 편지가
행여, 길을 잃지 않도록
겨울 안부-김민소
먼지 투성이었던 건물들을
하얗게 채색하는 눈발을 보다가
문득, 내 암갈색 가슴도
저렇게 물들인다면
그대가 달려올까 생각했습니다
허기진 사람들의 마음을
잠시나마 동심속으로 녹아들게 만드는
들판의 눈꽃에게 내 마음을
진솔하게 고백한다면
그대에게도 전해질까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애태워도
현실속에서 한 걸음도 벗어날 수 없는
무기력한 그리움이라는 단어를
아무리 잘라내도
마음속에서 수 없이 번식하고 있는
간절한 사랑이라는 단어를
손 때 묻은 수첩에
빼꼭하게 적었다가, 지우다가
당신의 마음을 훔쳐 주머니속에 넣고
다시 신발끈을 동여맵니다
그대,
잘 계신가요
나는 샘물 그대는 풀빛-김민소
나는 샘물이 될께요
그대는 풀빛으로 남아 있어요
사랑하는 사이라 해도
어찌 좋은 순간들만 있겠습니까 !
그러나....
네가 샘물이라면
그대의 노여움을 녹여주고
그대가 풀빛이라면
넉넉한 마음으로 나를 보듬어 주세요.
삶 이란 때로는
폭풍우 속에 휘말리고
때로는 갈증에 겨워 목 말라 하는것,
내가 샘물이라면
그대의 아픔까지 씻어주고
그대가 풀빛이라면
폐허가 된 자리에도 다시 물든 초록,,,
우리가 사랑하는동안
내가 샘물이라면
그대가 풀빛이라면
세상은 우리들의
아름다운 숲길이 되겠지요!
마음에 꽃씨를 뿌린다면-김민소
슬픔이 웃자란 어제였다 해도
봄 소식을 퍼뜨리는 산수유 나무처럼
샛 노란 웃음꽃이 흐드러져
생기 발랄한 오늘이 되겠지요
정제되지 못한 하루였다 해도
자신을 때려 새벽을 알리는 쇠종처럼
새 파란 희망꽃이 달려나와
가슴 뭉클한 향기가 흐르겠지요
몸서리치는 허기속에서도
낮은 자리를 지켜주는 등불처럼
새 빨간 사랑꽃이 만발하여
행복을 흩날리는 사람이 되겠지요
마음에 꽃씨를 뿌린다면......
나는 샘물 그대는 풀빛-김민소
나는 샘물이 될게요
그대는 풀빛으로 남아 있어요
사랑하는 사이라해도
어찌 좋은 순간들만 있겠습니까
그러나
내가 샘물이라면
그대의 노여움을 녹여주고
그대가 풀빛이라면
넉넉한 마음으로 나를 보듬어 주세요
삶이란
때로는 폭풍우속에 휘말리고
때로는 갈증에 겨워 목말라 하는것
내가 샘물이라면
그대의 아픔까지 씻어주고
그대가 풀빛이라면
폐허가 된 자리에도
다시 물든 초록
우리가 사랑하는 동안
내가 샘물이라면
그대가 풀빛이라면
세상은 우리들의
아름다운 숲길이 되겠지요
살아 가는 동안은-김민소
흔들린다 해도
마구 흔들린다 해도
꺾어지지 않는 억새였음 좋겠어
흙탕물이 전신을 덮어도
마당 예쁜집에 살지 못해도
지상에 태어난것으로 감사한
뜨거웠다 해도
미치도록 뜨거웠다 해도
집착하지 않는 촛불같았음 좋겠어
다시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누군가의 가슴에 온기를 주었기에
살아 있던 순간이 행복한
못내 머물고 싶어도
고혹한 저 석양빛처럼
가야할 때, 당당하게 갔으면 좋겠어
봄이 오면 나는-김민소
봄이 오면 나는
키 작은 풀꽃을 만나러 가리라
깊은 산, 습지에서도
뿌리를 옹골지게 지켜낸
얼레지, 너도 바람꽃, 노루귀를 보며
빈 마음이 주는 행복을 찾으리라
봄이 오면 나는
눈물로 떨어지는 꽃비를 사랑하리라
허공속에 불러야 했던 이름을
몸으로 품다가 미련없이 절명하는
향기로 말했던 삶을 배우리라
봄이 오면 나는
책 갈피마다 마른꽃으로 채우리라
모진 한파로 지친 이들에게
주검조차 고혹했던 모습을 담아
희망을 리필하는 봄 편지가 되리라
억새풀-김민소
오늘도 바람따라
춤을 추어야 했어요
그 짓궂은 성화에
우수수 노래도 불렀구요
정말 내 의지가 아니예요
이렇게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살아남아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내 뼈마디만큼은
누구에게도 꺾이지 않아요
흔들리다가
흔들리다가
내가 쓰러져도
[출처 김민소님 시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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