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당신을 위한 축복의 기도 ✦
2월엔
맑은 햇살에 휑구어
황금빛으로 활짝 웃음 짓는
프리지아 향기로운 꽃처럼
봄을 기다리며
피어나게 하소서
삶은 한겨울의 한파처럼
결코 매서운 것만도 아니고
봄날의 달콤한 솜사탕 아니지만
넘어져도 일어설
용기 주옵소서
삶이 누구에겐 칼바람이고
누군가에겐 뭉개구름 같으나
개개인의 삶 모양새가 다르니
늪에서 빠져나와
희망 갖고 걷게하사
첫 단추 잘못 끼웠다고
낙망치 않고 다시 단추 풀어
새로 끼울 용기 속에
재도전하여
남은 11개의 단추 바라보게 하시고
언덕 있으면 내리막 있어
피고 지는 꽃처럼
새로움으로 자만하지 않고
2월의 꽃
프리지아 향기롬 속에
단정하게 휘날리게 하소서
-오애숙-
✦ 2월 편지 ✦
어딘가 허술하고
어딘가 늘 모자랍니다
하루나 이틀
꽉 채워지지 않은
날수만 가지고도
2월은 초라합니다
겨울나무 앙상한
가지 틈새로 가까스로
걸려 있는 날들이여,
꽃빛 찬란한 봄이
그리로 오시는 줄을
알면서도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1년 중에
가장 초라한 2월을
당신이 밟고 오신다니요
어쩌면 나를
가득 채우기에
급급했던 날들입니다
조금은 모자란 듯 보이더라도
조금은 부족한 듯 보이더라도
사랑의 싹이 돋아날
여분의 땅을 내 가슴에
남겨두어야 하겠습니다
-홍수희-
✦ 2월의 새아침 ✦
동그란 사랑의 얼굴
어찌 타오르는 용광로에 비하랴
도저히 인간이 생각할 수 없는 열기
그 힘은 어디서 왔는가
창조의 신비
수억 년 어두움을 뚫고 내리는
생명의 빛인 사랑의 햇살
고맙게 우린 그 빛으로 산다
벌써 살짝 내리는 햇살로
살았구나 안도의 숨 쉬며 꿈틀거리는
들녘의 생명체들
새로운 햇살과 함께 여는 2월 새아침
너무 참신하고 화창하다
진실의 바탕으로 희망의 나래 펴
새봄맞이 떠나자
-김덕성-
2월의 나무처럼 /박신애
저 음울한 겨울나무가지에
파아란 잎이 돋고
새 생명 어여쁜 꽃이 피어날 거란 말이지
한겨울 내내 몸살을 앓다가
봄의 길을 트는 바람에도
마음과 마음의 길을 열어주는
사랑의 꿈이 숨어 있을터
몸과 마음을 움츠리게 하던
추운 계절은 가고
어둔 골짜기를 비켜 흐르는 물소리
이어 명랑한 새소리 들리는 이월이다
일제히 일어서는 나목들처럼
함께 일어서자 우리
어깨 나란히 함께하는 나무처럼
2월의시 /이해인
하얀 눈을 천상의 시처럼 이고섰는
겨울나무 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 마를때
깎아 먹은 한조각 무맛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주지 못한 일상에
새옷을 입혀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속에서도
당신의 조용한 노래로 숨어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음으로 또 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히 못했음을
용서 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정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2월의시/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있던 그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 주는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2월예찬/양광모
이틀이나 사흘쯤
더 주어 진다면
행복한 인생을 살아 갈수 있겠니
2월은 시치미 뚝 떼고
방긋이 웃으며 말하네
겨울이 끝나야
봄이 찾아 오는것이 아니라
봄이 시작되어야
겨울이 물러가는 거란다
새로운길/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갈
나의길 새로운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길은 언제나 새로운길
오늘도...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이런 2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양애희
축복의 하이얀
그리움 따라 훨훨 날아서
꼭 만나고 싶은 사람 모두 만나
아름다운 이름으로 기억하는
가슴 오려붙인
2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문 시간들 깊은 침묵이
어른거리는
어둠 지나 길게 흐르는 아픔 여의고
한 그루 맑은 인연 빚어대는
빛이 나는
2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심장 깊이 동여맨 나뭇잎
바스락바스락
온몸이 아파올 때
푸른 약속 흔들며 바람을 덮는 따뜻한
2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색 불빛 찬란한 거리
그 어딘가
주름진 달빛 사이로 허기진
외로움 달래는
영혼 살포시 안아주는 그런
2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문 강가 뉘 오실까
깊은 물 소리만 허망한 심장에
출렁거릴 때
가슴 빈터에 흠뻑 적셔줄
꽃씨 하나 오롯이
진하게 품는
2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억의 창문마다 뒹구는
허공의 손끝 삐걱거리는 낡은
커텐 걷어
세상 칸칸에 행복이 흩날리고
찬란한 춤사위가 벌어지는
반짝반짝 별모양의
2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월의 詩 / 이 해인
하얀 눈을 천상의 시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 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때
깎아먹는 한조각 무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꿈을 찾아줍니다
다정한 눈길을 주지못한 일상에
새옷을 입혀줍니다
남이 내게 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있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음으로
또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정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 이 해인 -
2월/정연복
일 년 열두 달 중에
제일 키가 작지만
조금도 기죽지 않고
어리광을 피우지도 않는다
추운 겨울과
따뜻한 봄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
해마다 묵묵히 해낸다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기어코 봄은 찾아온다는 것
슬픔과 고통 너머
기쁨과 환희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음을
가만가만 깨우쳐 준다
이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여
나를 딛고
새 희망 새 삶으로 나아가라고
자신의 등 아낌없이 내주고
땅에 바싹 엎드린
몸집은 작아도 마음은
무지무지 크고 착한 달
봄의 창가에서/임은숙
문득 말을 걸어오는
바람이 낯설지 않다
봄을 마주한 창 너머로
아련히 떠오르는
지난겨울과 가을
한없이 뜨거웠던 우리의 여름
내게 등을 돌렸던 너와
그런 너를 아직 기억하고 있는 나를 본다
순간의 선택
순간의 행복 뒤에
거짓말처럼 커져버린 미움과 분노
신록의 설렘으로 되돌아오고
꽃잎 사이 불어오는 바람에게서
용서와 이해의 의미를 배운다
피고 지는 꽃들처럼
언제라도 다시
향기로 다가설 수 있는 우리여서 좋다
2월/목필균
바람이 분다
나직하게 들리는
휘파람 소리
굳어진 관절을 일으킨다
얼음새꽃
매화
산수유
눈 비비는 소리
톡톡
혈관을 뚫는
뿌리의 안간힘이
내게로 온다
실핏줄로 옮겨온
봄기운으로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햇살이 분주하다
입춘/오정방
아직도
겨울은 그대로 머물러 있다
산마루에도
계곡에도
들판에도
그 잔해가 늑장을 부리고 있다
겨울 속의 봄인가
봄 속의 겨울인가
간단없는 시간은
누구도
거꾸로 돌릴 수 없다
이미
봄은 문턱을 넘어왔다
지필묵을 준비 못해
'입춘대길'은
마음에만 새긴다
입춘/유승희
봄 앞에서 선 날
좋은 날만 있어라
행복한 날만 있어라
딱히
꼭은 아니더라도
많이는 아니더라도
크게
욕심 부리지 않을지니
새봄에
우리 모두에게
그런 날들로 시작되는
날들이었으면 싶어라
매서운 추위 걷히고
밝은 햇살 가득 드리운
따스함으로
뾰족이 얼굴 내미는
새순처럼
삶의 희망이 꿈틀거리는
그런 날들이었으면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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