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07월09일 맑음
[함양 상림숲과 화림계곡을 찾아서]
짙푸른 산과 비취빛 바다가 그리워지는 7월입니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함양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고향 함양은 잊어도 상림은 못 잊는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상림숲이 전하는 메시지는 가슴속까지 진한 감동으로 남아있나봅니다.
지난 일요일,해찬솔 41명의 산우님들은 서울에서 세 시간을 달려
경남 함양군 함양읍 운림리 349-1번지에 위치한 함양 상림숲으로 갔습니다.
장마철이라 언제 소나기가 쏟아질지 몰라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근심은 미루나무 꼭대기에 걸어 놓으라는듯이
뭉게구름이 푸른 창공에 두둥실 떠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함양 상림숲은 "고운 최치원선생"이 태수로 부임하면서
물이 풍부한 위천의 수해로부터 백성을 지켜주려고
물길을 바꾸고 인공적으로 숲을 조성했다고 합니다.
물을 많이 흡수하는 갈참나무와 느티나무,서어나무,사람주나무,잣나무,헛개나무.....
특히 연리목이 눈에 많이 띄던데 그곳에 연인이나 부부가 함께 서 있으면
애정이 마구마구 싹이 튼다고 합니다. (믿거나말거나 ㅎ)
수백년을 앞서가는 선구자적 발상에서 애민정신을 엿볼 수 있지요.
일제 강점기때 숲 가운데 마을이 들어서면서 상림과 하림으로 분리되어
지금의 상림만 원래모습을 하고 하림은 생태공원으로 재 조성 했답니다.
나무 한 그루 심는데도 세심한 계산을 하신
고운 최치원 선생님의 혼과 얼이 서려있는 함양 상림숲....
1,100년을 인간과 숲이 함께 흘러 온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숲속에
잠깐이나마 호흡을 하고 왔다는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되었다고 생각해봅니다^^
지리산의 정기를 받고 흐르는 위천은
우렁이와 다슬기,자라와 물고기들이 살기에 적절한 수온입니다.
천년기념물 제154조로 지정된 상림에는
경상남도 문화재들도 산재되어있고, 고목들이 많아 사계절이 아름다운 숲이지만
그 옆엔 진흙속에 진주라고 불리우는 연꽃단지가 340M가 됩니다.
수십종의 연꽃과, 100종의 수련과, 50종의 수생식물이 서식하며
연밭엔 친환경농법으로 우렁이를 풀어놓고 서로 상생하고 있지요.
[↑우렁이 알]
연잎을 자세히 본 사람들은 연잎이나 연대에 붙은 빨간색의 알을 보았을것입니다.
그것은 병든 연잎이 아니라 "우렁이의 알"이라고 합니다.
시기적으로 연꽃은 지고있어 이쁜연?은 못 봤지만
우렁이와 잠자리만 보아도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이 땅에 숨쉬고 살고있는것은 역사적 인물들의 애민정신의 힘이 아닌가 다시금 되새겨 보게 되네요.
천년을 지나 온 함양 상림숲이, 앞으로의 천년이 더 아름답게 지켜지기를 우리함께 바래봅시다.
♡연꽃의 열 가지 아름다운 덕♡
1.이제염오(離諸染汚) 연꽃은 진흙탕 속에 살지만 흙탕물에
물들지 않으며 고고하고 아름답게 살아갑니다.
2.불여악구(不與惡俱) 연꽃 잎은 한방울의 물방울이나 흙탕물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어떠한 악도 용납하지 않음을 말합니다.
3.계향충만(戒香充滿) 연꽃은 진흙탕 속에 자라지만 온갖 냄새는
사라지고 연꽃 향기만 가득합니다.
계를 지키면 이와 같이 향기가 가득합니다.
4.본체청정(本體淸淨)
연꽃은 언제나 푸르고 맑은 줄기나 잎을 유지합니다.
비록 진흙탕 속에 살지만 언제나 맑은 몸을 유지하고 삽니다.
5.면상희이(面相喜怡)
연꽃의 모양은 둥글고 원만하여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저절로 정화되고 마음을 즐겁게 해 줍니다.
6.유연불삽(柔軟不澁)
연꽃의 줄기는 부드럽고 유연하여 비바람에도 부러지지 않습니다.
매사에 유연하게 대처하면 부딪칠 일이 없음을 말해 줍니다.
7.견자개길(見者皆吉)
연꽃을 꿈에 보면 모두 길하다고 합니다.
하물며 생화를 보면 어떻겠습니까?
계행이 갖추어져 원만하면 보는 이 마다 환희롭게 합니다.
8.개부구족(開敷具足)
연꽃은 꽃을 피우면 필히 열매를 맺습니다.
이것을 화과동시(花果同時)라고도 합니다.
아름다운 선을 행하면 반드시 좋은 과보가 옴을 말해 줍니다.
9.성숙청정(成熟淸淨)
연꽃은 만개하면 그 빛이 곱고 아름답습니다.
그 고고한 자태는 맑고 향기롭습니다.
사람도 성숙할수록 그 청정한 기품을 유지해야 합니다.
10.생이유상(生已有想)
연꽃은 날때부터 죽을 때까지 그 기품이 남다릅니다.
사람도 이 연꽃의 덕을 닮아서 그 기품을 잃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花林계곡♣
꽃과 나무가 무리지어 피고 자라는' 계곡이란 뜻의 화림동(花林洞)계곡.
남덕유산에서 흘러내린 금천(錦川)이 함양군 서상, 서하면을 따라 안의면까지
흘러내리면서 만들어낸 여울과 소(沼),기이한 바위, 꽃과 숲이 어우러진 계곡.
이런 선경(仙境)에 선인들이 쉴만한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여울과 소를 만들면서 흘러가는 물길을 바라볼 수 있는
기이하고 널찍한 바위를 배경으로 자리잡은 정자들이 많습니다.
화림동 계곡은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남강천이
함양군 서하면과 안의면을 지나면서 만들어낸 골짜기입니다.
함양과 장수의 경계인 육십령에서부터 산 아래 안의면 소재지까지로 보면 쉽습니다.
깊은 산골짜기에 작은 마을은 조용하고 도로는 한산했습니다.
계곡은 꽤 넓고 깊은데 유난히 흰 화강암 바위들이 곳곳에 누워 기이한 선경을 만들엇습니다.
그러한 선경 속에 문득문득 정자들이 나타납니다.
옛날에는 이 계곡에 8개의 정자와 8개의 담이 있어 팔담팔정의 명소로 이름나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 세 개의 정자만 남아 있습니다.
‘달을 희롱한다’는 농월정은 2003년 화재로 소실되었답니다.
정자는 사라졌지만 방대한 너럭바위와 울창한 송림, 움푹한 웅덩이마다 막걸리를 붓고,
꽃잎이나 솔잎을 띄워 마셨다는 선비들의 풍취는 남아있어
여름이면 탁족하며 세월 즐기는 이가 많다고 하네요.
군대에 군인들이 군화에 막걸리 부어 마시는것도 선비의 정신인가 봅니다 ㅎㅎ
선비들의 은신처요 풍류놀이의 장이었던 이 계곡에는
정자와 마을을 이은 ‘선비문화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시작은 계곡의 상류인 서하면 봉전마을에 있는 거연정입니다.
그 아래에 군자정이 자리하는데,
두 정자 사이의 봉전교를 건너면서 본격적인 선비길이 시작됩니다.
계곡물 소리를 벗하며 산허리를 걷는 길이지만
뙤약볕이 강렬하게 머리위로 쏟아져 식전이었다면 쓰러질 뻔 했습니다 ㅎ
그래도,오랜만에 참석한 육용득 운영자의 카메라옆에 붙은 여산우님들이
개망초밭에서 멋진 포즈 취하며 사진찍히기를 원하니
기다린 듯 마구마구 셔터를 눌러줍니다 ^^
어딜 가나 여자들은 한 가지라도 얻는것이 있으면 만사 오케이인가 봅니다 ㅎ
그렇게 또 한번 크게 웃으며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립니다.
선비길은, 때론 흙길이고, 때론 나무데크가 나오면서 나무그늘이 태양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때론 밭을 가로지르고, 솔숲을 뚫고 계곡의 징검다리를 건너 갔습니다.
이정표처럼 정자들을 만나고, 마을을 지나고
군데군데에선 최근에 지어진 람천정, 경모정, 영귀정이 옛 명성을 소개했어요.
체력이 좀 좋은 A팀들은 경모정에 올라앉아 회장님이 손수 쥐어주는 과일과 떡을 먹으며
잠시 선비로 변신을 하여 사색을 즐겨보았습니다.^^
고산준령의 험한 백두대간을 넘어 함양까지 내려와 노년을 보냈다는 한양 선비들의 발자취를 따라
물 맑고 경치 좋은 계곡에 정자를 짓고 문학을 논하고 나라를 걱정했던 선비님들..
그래서 함양은 ‘좌안동 우함양’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선비 문화가 꽃피운 고장인가 봅니다.
그리고,또 발걸음 재촉하여 사과밭을 지나고 ,황암사를 거쳐, 논밭을 지나 농월정에 다다랐습니다.
그 넓은 너럭바위에 배낭을 집어던지고, 다이빙도 하고 수영도 하며
저를 포함한 맥주병인 여산우 몇 명은, 동심으로 돌아가 물장구치며, 신나게, 즐겁게 놀다 왔습니다.^^
弄月亭 (농월정)
安陰三洞八亭峨(안음삼동팔정아)
안의삼동에는 여덟 정자 우뚝 솟고
白石月淵弄月波(백석월연농월파)
흰돌, 달 못은 달빛 물결 희롱하네
知足南冥吟詠處(지족남명음영처)
지족당과 남명이 시를 읊조리던 곳
仁山杖?彩光多(인산장?채광다)
인산이 소요하니 광채로움이 많네
함양에 대해 알면 알수록 함양에 대한 호감도는 쑥쑥 상승중입니다.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함양은
인간과 신선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곳이었나봅니다.
화림풍류를 느끼며, 옛 선비들이 느꼈던 감동을 한번 더 느껴보고 싶습니다.
푹푹 찌는듯한 삼복더위에 건강관리 잘 하시고
즐겁고 시원한 여름 보내셔요.
2017년 07월 11일 화요일 신정동에서 신이내린 女人 ^^
彩雲 신태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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