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도(串里島)산행후기
6월,해찬솔 정기산행지로 선정된, 지명부터 재미있는 串里島를
해찬솔산악회가 1일간 점령을 했다.
고군산군도 남서쪽에 자리 잡은 관리도<串里島>는
군산 서쪽 38㎞에 위치해 있고,
면적은 1.65㎢로 자그마하다.
마을도 하나 뿐이다.
인근 선유도에 치여 세인의 관심을 덜 받고 있지만
그게 나에게는 오히려 더욱 매력적인 방문 목적이 된다.
알려지지 않은 섬일수록 더 오롯하고 편안해서다.
6월11일 일요일 아침을 분주하게 움직인 해찬솔 산우님들은
사당역 13번출구앞에서 "테마캠프" 로고가 새겨진 대형버스를 타고
전북 군산시 옥도면에 위치한 "관리도"라는 섬으로 달려간다.
개인적으로 지난주에도 부산경남의 섬들을 다녀왔지만
"섬"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그저 느긋하고 편암함을 느낀다.
07시20분에 출발한 버스는 10시가 조금지나 군산항에 도착을 한다.
비릿한 갯내음이 후각을 뚫어주고 검푸른 바다는 가슴을 트이게 해 준다.
우린 두 대의 대절보트가 오길 기다리며 해우소도 다녀오고 단체기념샷을 남긴다.
이윽고,보트?가 도착하고 각 조별로 항로를 질주하기 위해 "아이리스호"와 "마초마린호"에 승선을 한다.
시원한 물살을 가르며 항해를 시작하니 다들 환성을 지른다.
야호~!!!!신난다~!!!어메 좋은거~~~겁나 좋아부러요 ^^
하이얀 물거품이 생맥주라면 원없이 퍼 마실텐데...
저 푸른 바닷물이 소주라면 맘껏 퍼 담을텐데....어메 고뿌가 없네잉^^
얼마를 달려 목적지인 "관리도"에 도착을 한다.
빨간지붕을 포함한 몇 채의 집들이 아담하고
선운사골프장 로고가 새겨진 전기차 서너대와 삼발이 몇 대가 주민의 유일한 교통수단이란다.
주민의 80%가 어업에 종사하며 주 생계수단은 전복양식이다.
난,세상과의 소통이 단절된 작은 대륙을 발견했다.
절대고독과 무위의 시간을 견디기 힘든이들은 반나절 머물기도 쉽지 않을듯한 아주 작은 어촌이다.
소설의 배경이나 영화의 촬영지로는 안성맞춤이다.
개인적으론 그 동네 빈집을 구입하여 리모델링해서 붓글씨나 쓰고 문인화나 그리며 살고 싶다.^^
얕은 산이지만, 산나물과 약초가 자생하는 곳이라, 국민연금으로도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생각^^)
우린 섬마을 뒷편에 흰색으로 잘 지어진 팔각정에 올라 이른 점심식사를 한다.
각자의 배낭에서 쏟아져 나온 먹거리로 위장을 빵빵하게 채우고
나무데크를 내려와서 본격적인 산행을 한다.
사람의 발길이 드문 길이다.
정글숲속은 양손으로 나뭇가지를 휘저으며 걸어야 한다.
반바지차림은 다리에 생채기를 낼 수도 있다.
깃대봉과 투구봉 사이엔 날카로운 암석이 병풍처럼 서 있어서 엎어지면 이마를 깰 수도 있다 ^^
그래도, 걷는길 내내 해안절경을 감상할 수 있고 바닷바람으로 더위를 식힐 수 있어 좋다.
온 종일 해찬솔 산우님들 외, 그 산엔 노루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섬산행의 매력이 마구마구 느껴진 순간이다.
투구봉에 올라,
발을 멈추고 편안히 앉았다. 그 좋은 걸 잠시 서서 보고 말기에는 너무 아까워서였다. 그래. 이 한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과 돈을 들여 관리도를 찾은 충분한 보상이 되리라. 눈을 감았다. 방금 펼쳐진 풍광이 가슴으로 녹아들며 나는 섬이 되고, 나무가 되고, 파도가 되고, 갈매기가 된다.
너울 딛고 건너온 바람이 나를 감싼다.
바람이 속삭였다."나는 수 억 년 동안 세상을 보듬었단다. 보이지 않는다 해서 나를 없다 하지 말고, 나뭇잎이 흔들리지 않는다 해서 사라졌다 생각 마라".
발아래 징장불해수욕장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떠 있는 섬들과 그 건너편의 멋진 바위들까지 한 눈에 즐길 수 있다. 섬의 아랫도리를 굵게 긋고 지나가는 임도(林道)만 없었다면 말이다.
구멍바위까진 시간이 촉박하여 나랑 일부 산우님들은 중도포기하고 임도로 내려왔다.
섬의 규모에 비해 임도는 생뚱맞게 컸다.임도를 지나 해변길을 가로 질러 어촌마을로 왔다.해변가엔 도둑게들이 많았고 돌멩이들은 하나같이 납작하고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것이 유니크했다.구멍바위까지 관리에 들어갔던 전사들도 돌아오고 우린 또 다른 보트를 타고 장자도로 들어갔다.마을이장님댁에서 하기로 했던 뒷풀이장소가 급변경된 것이다.우릴 태운 보트는 신나게 달려 구멍바위를 못 본 산우들을 위한 인증샷을 남길 수 있게 배를 바짝 붙여주신다.다들 웃음이 떠나지 않은 얼굴로 포즈들을 잡아대고선장오빠야의 구수한 전라도사투리에 배꼽이 바다에 빠졌는지도 모르겠다. ㅎ그리고,장자도 어촌계횟집으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넓은 바다풍경을 감상하며 얼큰한 우럭매운탕에주고받는 술 한잔이 인연이 되고, 우정이 쌓이고,산행할 맛이 났다.테이블 앞자리에 앉은 산우님이 수족관에서 건져 온 산낙지 한입에 힘이 불끈불끈 솟아 올랐고암튼 관리도는 볼수록 매력덩어리인 섬이다.산행중에 눈여겨 보았던 산도라지와 삽주(약초)는 조만간 다시 만나러 갈 것이다.^^ "섬" 은보랏빛 설렘을 찾아가는 필부필부(匹夫匹婦)의 사색여로인 거 같다.
{첨언}
☆ 匹夫匹婦(필부필부)뜻과 음 : <필 필, 사내부,필 필, 아내부>
의 미 : <평범한 남자와 평범한 여자>
노릇노릇한 감꽃이 떨어지는 6월도 중순을 달려가고 있습니다.
가뭄으로 만물이 갈증을 느끼고 있는데 시원한 소나기를 기다리며 지혜롭게 잘 지내보아요.
전 아직도 관리도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오기 힘들어요 ㅎㅎ
대충 몇 자 끄적여 봤으니 태클걸지 마시고 부족한 정보가 있다면
여러분들도 다른 시각으로 후기를 올려 주셔요 ^*^
6월 섬산행,관리도 산행을 위해 추진하시고 리딩해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그리고,함께 하신분들 반갑고 고맙습니다.
못 가신 분들은 ,지금쯤 배게 쥐어 뜯어며 후회해도 소용없으니 올 가을에 한 번 가 보십시오.
자연 그대로의 자연을 느낄 수 있을겁니다.^^
앗,그리고 유현순 총무님의 빈자리가 여실하게 드러난 정기산행이었슴다.
아픈 다리 치료 잘 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길 기도합니다.
오늘도 뜨거운 태양이 대지를 비추고 있네요.
그럼,물 많이 드시고 션한 여름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2017년 06월 13일 신정동에서 신 윤정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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