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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後記

괴산 갈은구곡,옥녀봉

8월 정기산행 괴산 갈은구곡,옥녀봉

 

 

 


팔월 정기산행지인 "갈은구곡"

충북 괴산군 칠성면 갈론리에 위치해있다.

구곡(九曲)의 세 가지 자연 요소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고송 아래로 흐르는 물가에 지은 집이란 뜻의 7 "고송유수재(古松流水齋)"의 풍광은 갈은구곡의 백미다

괴산수력발전소 옆을 따라 차량으로 10여분 정도 접어들면 갈론마을이 나오고,

이곳에서 걷는 길은 바로 신선이 산다는 선계(仙界).

 

구곡(九曲)이란 게 그렇다.

자연 그대로의 계곡(溪谷)에 성리학자의 삶과 사상이 어우러진 산수문화의 공간이다
구곡은 아홉 개의 곡()으로 이뤄졌다 해서 조선시대 성리학자가 붙인 이름이다


구곡은 세 가지 자연 요소가 있다.

명경지수 같은 맑은 물이 그 하나이고, 기암(奇岩)이 또 하나이다.

나머지 하나가 소나무다.

거기에 고송(古松)이라면 금상첨화다.

 

 

갈론마을에 들어서자 태초의 풍경이 느껴진다.

오지중의 오지로 남아있는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갈론마을.

전설에 의하면, 갈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은거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구곡마다 아름다운 싯구가 새겨진 갈은구곡은

신선들이 머물다 갈만큼 풍광이 아름다워 마치 선계에 와 있는 듯 하다.

1곡인 "갈은구곡"은 계곡을 감싸안은 집채만한 암벽과 맑은 계류가 어우러져 관문 역활을 하고있다.

강선대,칠학동천,선국암 등,신선과 학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는것만 보아도

갈론계곡의 호젓한 아름다움을 짐작할 수 있다.

 

31명의 해찬솔 산벗님들은 어김없이 조 편성을 한다.

A,B조로 나누어진 팀 중에서 난 당연히 A조로 옥녀봉까지 완등을 한다.

갈론마을을 들머리로 삼고 칠성면 수전교를 건너 우측으로 달천을 끼고 5Km를 살방살방 걸어가니

부드러운 미풍이 머리카락을 쓸어준다.

얼마전 충청도지역의 수해로 도로가 유실 되었다는 계곡은 그날의 아픔을 여실히 드러내며

우리들에게 위안을 받고저 하는 거 같았다.

 

계곡을 따라 올라갈수록 원시림에 뒤덮인 숲이 울창하고

수호신처럼 들어선 듬직한 바위는 저마다 생김새가 기묘해 시선을 멈추게 했다.

옥녀봉으로 가는길에 첫 번째 휴식을 한 너럭바위는, 4명의 동갑내기들이 바둑을 두었다는 "선국암"이다.

그 분들의 이름은,고등룡,신치우,김재희,전덕호이다.

이 중, 1884년 괴산읍 대덕리에서 출생한 전덕호는,

 갈은구곡의 아름다움에 반해 구곡을 정하고 를 쓴 당사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나도 그 시절에 태어났더라면 같이 시도 짓고 산수화를 그렸을텐데...

A팀은 천상의 식탁인 선국암에 앉아서 잠깐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배낭속 무거운 짐들을 그곳에 꺼내놓고 옥녀봉으로 올라간다.

한 시간정도 나무그늘로 뒤덮인 오솔길을 걸어가다가

3거리를 만나고 우측으로 직진을 하는데

완전 급경사이지만 시원한 바람이 보상을 해 준다.

 

 

옥녀를 만나기 위해선 그까지껏 무슨 문제랴~^^

삼각으로 생긴 옥녀봉 표지석에서 인증샷 날리고

곧 바로 하산을 한다.

우리가 가방을 던져 찜 해놓은 선국암으로 내려와 간단한 런치타임에 들어간다.

우리도 4명의 신선들처럼 세상시름 흐르는 계곡물에 흘러 보내고

하루라도 신선처럼 살고싶은 것이다.

난 내 이름이 늘 신*선이라 그다지 원하진 않았지만 ㅎㅎ

 

 

아홉가지의 비경과, 아홉번의 탄성이 함께하는 갈은구곡은

회색빌딩숲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심산유곡의 진수가 무엇인지 잘 말해주는 것 같다.

지금껏 노선버스가 다니지 않고있는 오지마인  갈론마을.

"벽초 홍명희"의 조부 홍승목과 국어학자 이능화의 부친 이원극이 은둔생활을 보냈고

구한말 "칼레"신부가 천주교 박해를 피해 숨어든 곳이란다.

 

 

갈천 마을을 끼고 있는 마을은

현재,16가구 30여명이 모여 산다고 한다.

마을끝에 자리한 갈론분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끊긴지 오래고

빈 집터와 묵은밭이 띄엄띄엄 눈에 띈다.

지금 키 큰 망초가 무성한  묵은땅이 서울근교에 위치한다면

어마무시한 땅부자가 될텐데..라는 생각을 하며 살짝 웃어본다.^^

 

그래도 한때는 80여 가구에 400여명이 살았단다.

화전민들이 하나 둘 씩 떠나고 자손들이 도시로 나가면서

10분의 1로 줄어들고, 60세를 넘은 어르신들이 손수 농사일을 지으며 마을을 지키신단다.

아직은 찾는이가 많지않은 호젓한 계곡.

유리알처럼 맑은 계곡이 곳곳에 비경을 만들고 있으며

무더운 여름날 물놀이하기에 안성맞춤인 그곳.....

오색 단풍 물속에 비추일 늦은 가을날에

갈은구곡으로 또 한 번 가 보고 싶다.

 

玉女峰頭日欲斜 (옥녀봉 산마루에 해가 저물어)

殘棋未了各歸家 (바둑을 못 끝낸 채 집으로 돌아갔네)

 明朝有意重來見 (이튿날 날이 밝아 다시 와 보니)

黑白都爲石上花 (흰 꽃 검은 꽃이 돌 위에 피어 있네). 

120년전,4인의 신선중 전덕호님의 詩로 추정된다.

 

 

아름다운 괴산으로, 해찬솔 8월 정기산행 산행지로 리딩해주신 이정목 대장님 감사합니다.

그리고,불편한 몸 이끌고 살림 걱정해 준 유현순 총무님 고맙습니다.

함께 못했지만 마음 써 주신 윤종각 회장님과 산우님들~

너무나 멋진 이 시대의 보석같은 갈은구곡을 함께 즐기고 느끼고 오신 산벗님들~~!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

 

제가 어젠 병원에서 건강검진 받느라 ,몸도 마음도 바빠서 이제야 몇 자 끄적여 봅니다.

 

삼복더위도 지나가고, 조석으로 부는 바람에서 가을내음이 묻어 납니다.

72회 광복절인 오늘,민족의 한이 서려서인지 굵직한 비가 종일 내리네요.

양구 비수구미 트레킹 가신분들,빗길 조심하시고 즐건추억 만들고 오세요.

그럼,환절기 건강관리 잘 하시고 9월에 또 뵙겠습니다.^*^

 

2017년 08월15일 광복절에 신정동에서 彩雲 辛侖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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