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영취산(靈鷲山)
2017년 11월12일 일요일/맑음
코스 : 무룡고개 → 영취산 → 고사리재 → 논개생가갈림길 → 민령갈림길 →덕운봉 → 부전계곡갈림길 →
부전계곡 → 용소 → 부계정사 → 상부전주차장
햇살이 가늘어진 11월의 두 번째 일요일아침,
아침 해가 뜨기전에 집을 나선다.
경남 함양군과 전북 장수군을 끌어안고 있는 신령이 깃든 영취산(靈鷲山)으로 가기 위해서다.
신정역에서 5호선 지하철을 타고 영등포구청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여 타고가는데
신도림역에서 안내방송이 나온다.
6-3번문 승강장 안전에 이상신호가 발생하여 약 7분간 정차대기를 한단다.
흐미..안그래도 과메기 손질하느라 평상시보다 조금 늦게 출발했는데
전철안에서 황금같은 시간을 흘러 보냈네 ㅠㅠ
산행대장님께 10분정도 늦을거라 문자메시지를 보내고도 미안한 마음에
배낭을 매고 구르몽처럼 발만 동동 구르는중에 사당역 도착.
잽싸게 하차를 하고 13번 출구를 향해 전속력으로 뛰어가 해찬솔 전속버스에 탑승완료 ^^
지난 일이지만 2호선 지하철을 나무라기보다 내 자신을 꾸짖고
달리는 버스창에 기대어 창밖 풍경을 응시하다 감기약에 취해 곧 잠이 들었다.
얼마를 잤는지 눈을 떠니 고속도로 휴게소란다.
잠깐 하차하여 화장실 다녀오고 또 잠에 취한다.
세 시간정도 지날무렵 목적지인 영취산 아래 무령고개에 도착을 하고
배낭을 챙기고 옷매무시도 바로 잡는다.
그리고 34명의 산우님들은 상태가 양호할 때 단체샷을 찍는다.
역광이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어 대충 다른 산악회 버스옆에서 찰칵 찍고는
또 조를 나눈다.
영취산 정상1076m 고지중에, 해발 930m 에서 시작하여
25분 정도만 오르면 고지를 올라가는데 무슨 장애자팀을 만들고 그랴 ~ㅎㅎ
앞으로 A,B팀으로 나누지말고 다같이 산행을 했으면 좋겠다.
자꾸 두 팀으로 나누다보니 끼리끼리 모여 다니고 사진찍고,
그러다보니 친구가 없는 산우님들은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거같다.
암튼,후기를 쓸땐 B팀 이야기는 절대로 안하기로 하고,
본문으로 들어간다.^^
해찬솔 전문산악인들은 영취산 안부에 위치한 무령고개에서 출발을 하여
25분을 올라가니 바로 영취산 정상석이 나온다.
영취산 정상석은 서부국토관리청이 세운것으로조선시대 사료에 의하면 현재의 영취산은 그냥
무명봉에 불과하고 진짜 영취산은 장안산이라는 것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장수현 읍지류에 영취산은, 일명 장안산(山水靈鷲山一云長安山東二十里,
영취산은 일명 장안산이며 읍치로부터 이십리 지점에 있다) 이라 기록 해 놓고 있다.
즉,
영취산 이라는 이름은 장안산의 또 다른 별명
이었던 셈이다.
단지 이곳은 금남호남정맥이 분기하는 무명봉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세상에 정상을 너무 쉽게 밟고나니 산이 우습게 보인다.^^
그렇지만 산은 절대 쉽게 생각하면 큰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 늘 겸손해야 한다.
정상석을 지난 산우님들은 의기양양하여 씩씩한 발걸음으로 재를 지나고
조금 더 가서 넓다란 자리에 자리를 깔고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우려했던것보다 바람도 고요하고 햇살이 따뜻해서 도시락 까먹기엔 아주 좋은 날씨였다 ㅎ
이제 밥을 먹었으니 또 길을 걸어야 되겠지....
가만히 살펴보니 영취산엔 고사리 서식지인거 같다.
걷는 내내 갈색으로 바짝 마른 고사리가 많았다.
어쩌면 더덕도 있을 것 같다.
우린 진주성 의암에서 왜장을 끌어안고 산화한 논개생가 갈림길에서 민령으로 향한다.
잠깐 발걸음을 멈춘 상태에서 어느 방향을 둘러보아도
조망이 우수하다.
특히 함양군 의암마을의 고즈늑한 분위기는
머리에 빌딩이 올라갈 때 잠시 머물면 마음이 맑아질거라 믿고싶다.
덕운봉에서 잠깐 인증샷을 남기고 부전계곡으로 하산을 하는데
하늘로 쭉쭉 뻗은 다래덩굴은 열대우림을 연상케 한다.
해찬솔 산우님 외,아무도 왕래를 하지않았고
장난기가 발동한 난 다래덩굴에 올라가 그네를 뛰어보았다.
50KG몸무게는 오히려 가벼워서 탄력을 못 받는다.
그래서 금심언니가 올라타니 제법 움직인다.ㅎㅎ
잠깐이나마 타잔이 되었고 자연인이었다.
아 아아아아아~~~~
뒷풀이 동태찌게집 예약관계로 부지런히 걸어 내려오니 부전계곡에 다다랐다.
부전계곡은, 환경부가 지정하는 자연 생태계 우수마을로 선정된 부전마을을 지나면
만나는 조선후기 부계 전병순(1816-1890)이 은거하고 강학하던 곳으로
그의 흔적은 계곡입구 “부계정사” 라는 퇴락한 고가로 남아있다.
민가 두체를 지나면 너른 화강암반 이래 짙푸른 용소를 만난다.
암반사이로 옥류같은 계류가 포말을 일으키며 용소에 이르는 모습은
마치 놀이기구의 구불구불한 슬라이드를 떠오르게 한다.
부전계곡은 함양이 숨겨놓은 보물같다.
내년 여름에 조용히 다녀오고싶은 곳으로 치부책에 적어두었다^^*
발바닥이 뜨거워질쯤 우린 주차장에 도착하여 버스를 타고
서상면 서상로에 위치한 동태찌게집으로 이동을 한다.
길가에 보이는 상호를 보고 들어가니 얼큰한 국물맛이 진동을 한다.
직접 한숟갈 떠 먹어보니 울엄마가 환생하여 끓여주신것처럼 그 맛과 흡사하다.
하산후,밥생각은 없었는데 찌게맛에 홀려 서너숟갈 말아먹고
얼른 밖으로 나와 주렁주렁 탐스럽게 달린 감나무를 올려다보았다.
유년시절의 기억을 떠 올리며 사색에 잠겨있는데
어디선가 낙엽이 내곁으로 또르르 굴러온다.
이 계절에 무슨일 있었길래 앞다투어 바닥으로 떨어지는가~?
바닥엔 이미 조락의 흔적들이 나뒹군다.
이리 밟히고 저리 채이고 제 모습조차 찾을길 없는 저들도
한때는 초록으로 한껏 누렸으리 ....
조락의 계절에서 무슨 서열이 필요하겠는가?
천년의 향을 지닌 은행나무도 낙하의 대열에 올라 빛바랜 역사를 접고있다.
이제 11월도 중순을 지나고 있네요.
바닥으로 향하는 나무와 이파리들은
서로 단호하게 이별을 고했지만
그들의 슬픔은 울긋불긋 세상을 단풍이라는 이름으로 물들입니다.
나무곁을 떠나는 이파리들의 아픔은 뭇사람들의 시와 노래가 되듯
우리도 그들처럼 남의 눈에 꽃이되고 잎이되어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산우님들로 남아있기를 바래봅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산행에서 또 뵙기를.....^*^
2017년 11월14일 화요일,신정동에서 어깨가 몹시 아픈 여인이 끄적여봤슴다.
-彩雲 辛侖庭-
저의 스승이신 청헌선생님의 한의원에 마련된 작은 서실에서 작품을 쓰고 있는 "채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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