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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향기

입동(立冬) 달 입동(立冬) 달 어젯밤 댓돌 위에 오래 달빛이 환했어요 인월(寅月)은 멀고 진월(辰月)은 멀고 먼데 저물 밤 방으로 드실 때 고무신코 돌려놓으시던 북망길 다퉈 가신 우리 할매 흰고무신 - 홍경나, 시 ‘입동(立冬) 달’ 어제가 입동이었습니다. 겨울로 들어서는 길목이라고 합니다만, 아직은 볕과 단풍이 좋은 늦가을입니다. 조금은 애틋하고 쓸쓸하지만, 익은 뒤의 넉넉함과 헛헛함이라 여겨도 괜찮겠습니다. 시절이 가기 전 눈으로 마음으로 아름다움을 가득 담아두어야겠습니다. 더보기
사람의 멋 [사람의 멋] 덜어내고 털어내고 비워낸다 해서사람이 가져야 할 멋을 잃게 되거나 삶의 맛이 없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사람의 멋, 삶의 맛은 '채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비움'에서 오기 때문이다.. 그 길은 진정으로 나 되기 위해 걷는 길이다. 그러니 빨리 걷는 길이기보다 느리게 걷는 길이고, 여럿이 더불어 걷는 길이기보다 홀로 고독하게 걷는 길이다. 물론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고독하지만 쓸쓸하지 않게 말이다. 어쩌면 사람은 나이 들어서 죽는 게 아니라 점점 편하게 주저 앉으면서 조금씩 사그라져 가는 게 아닌가 싶다. -정진홍의 '마지막 한 걸음을 혼자서 가야한다' 중에서- 사람의 멋은 '채움'이 아니라 비움에서 오는 것이다 비움으로 멋을 내는 사람이 더 아름다울것 같습니다 우리는 때론 욕심이 과하.. 더보기
마음 뺄셈 세월 따라 얽히고 설킨 수많은 인연의 고리 나이 더 할수록 버거운 인연들을 서서히 털어낸다 마음이 가벼워야 몸도 가볍고 건강하게 사는 길 마음 곳간에서 하나둘 뺄셈하고 더 가볍게 가볍게 내가 온전히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딱 그만큼만. - 류인순 님 더보기
사람은 궁하면 거짓말을 하게된다 사람은 궁하면 거짓말을 하게 된다 옛날 어느 서당에서 학동들이 글을 읽고 있었습니다. 춘삼월 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한자를 읽다 보니 학동들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는데 이 모습을 본 훈장이 불호령을 내리며 말했습니다. "네 이놈들! 어디 신성한 서당에서 공자님의 말씀을 읽다 말고 졸고 있느냐 회초리를 들기 전에 썩 눈을 뜨지 못할까!" 며칠 후, 호통을 친 훈장님도 학동들의 글 읽는 소리에 그만 깜박 잠들어 버렸습니다. 그러자 한 학동이 훈장님을 조용히 깨우며 물었습니다. "훈장님! 훈장님은 왜 주무십니까?" "나는 지금 잠든 것이 아니라 너희를 더 잘 가르칠 방법을 여쭈러 공자님께 다녀왔다. 그것이 너에겐 자는 것으로 보였느냐?" 다음 날 또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 학동에게 훈장님이 불호령을 내렸습니다. .. 더보기
긍정의 점(.)을 찍어보세요 긍정의 점을 찍어보세요 사람의 인생마저 괴롭히는 '고질병'에 점 하나 찍으면 '고칠병'이 됩니다. 연약하고 작은 마음(心)에 굳건하고 당당한 신념의 막대기 하나만 꽂으면 무엇이든 반드시(必)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시도해 보지도 않고 불가능(Impossible)하다고 여기는 일이라도 점 하나를 찍으면, 나는 할 수 있습니다. (I’m possible) 당신의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검게 짓누르는 '빚'에 점 하나를 찍어보면 당신의 앞날을 하얗게 밝혀주는 '빛'이 됩니다. '꿈은 어느 곳에도 없다' 생각되는 인생이라도 (Dream is nowhere) 띄어쓰기만으로 '꿈은 바로 여기에 있다' (Dream is now here) 말할 수 있는 인생으로 바뀝니다. 부정적인 것에 찍는 긍정의 점은 다른 곳이 아.. 더보기
새깃유홍초 새깃유홍초 새깃유홍초 : 메꽃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로 1~2m까지 자란다. 잎이 빗살처럼 갈라져 새깃모양을 닮았다. 꽃은 7~8월에 홍색,또는 흰색으로 피는데 별 모양을 닮았다. 주로 정원,화단 등에 관상용으로 심는다. ​ 새깃유홍초 ​꽃을 보고 별을 생각하고 잎을 보고 새깃을 떠올린다 처음 보는 낯설음을 지우려 습관처럼 익숙한 것을 생각한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아도 괜찮은 것을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더보기
순환버스 순환버스 도롯가에 메타세쿼이아 한 그루 오른쪽 어깨만 푸르다 꺼칠꺼칠 살비듬 떨어지는 허리께에 버스 정류장이 앉아 있다 나무 속으로 중학생들이 들어온다 아주머니가 들어온다 빈 가지에 없는 이파리 돋는다 왁자하다 나무 속으로 새 떼가 날아간다 구급차가 지나간다 매미 소리 지나간다 나무 속으로 동부종점행 버스가 들어온다 장의차 검은 리본이 펄럭인다 멀리서 까마귀 소리 날아온다 버스가 제 그림자를 끌고 떠난 뒤 초록 어깨가 검은 가지를 천천히 어루만지고 나무 속에는 텅 빈 정류장과 구름 없는 하늘이 남았다 - 백순옥, 시 ‘순환버스’ 왁자하던 푸름도 어느 순간 그늘을 비워내고 고요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텅 빈 순간입니다. 그러나 비워져도 다시 채워지는 순환이라고 믿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오는 버스처.. 더보기
나눔과 봉사 나눔과 봉사 우리 사회는 나눔과 봉사가 필요하다. 그 차이는 다음의 예를 보면 이해가 쉽다. 어떤 사람이 비를 맞고 있을 때 내가 가지고 있던 우산을 씌워준다면 이를 봉사라 할 수 있다.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내가 지닌 유무형의 것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다. 나눔은 우산으로 비를 막는 게 아니라 같이 비를 맞는 것이다. 같이 비를 맞으면서 왜 그 사람이 비를 맞고 있는지 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상황을 공유하는 것이다. 사색의향기는 문화를 매개로 하여 나눔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