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향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새로 나온 햇살이어서 좋다 통보 없이도 가버린 마음은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은 다가올 햇살과 빠른 걸음에 관해 이야기하고 데상브르 거리 위에 서 있는 나는 두고 온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몇 번의 출발지와 도착지를 거쳐온 버스 차창 밖으로 하얀 눈은 흩날리고 누군가의 좌석 밑 장갑 한 짝을 바라보며 버리고 온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잘 들어갔냐고 아무도 묻지 않는 밤 모든 것을 알고도 조용히 덮어버리는 흰 눈 원래부터 따뜻한 장갑 속에 있던 것처럼 나는 하얀 이불 속에 누워 있었다 성에 낀 창에 들어 있는 새벽 애써 물 주지 않아도 피어나는 한 송이 붉은 꽃 같은 첫 햇살 창을 열어도 도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김소희, 시 '새로 나온 햇살이어서 좋다' 어제 든 햇살과 조금은 달랐습니다. 그리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보기 행복의 원칙 행복의 원칙 행복의 원칙은, 첫째 어떤 일을 할 것. 둘째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셋째 어떤 일에 희망을 가질 것이다. - 임마누엘 칸트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력감은 무기력을 만들어 사랑의 감정도 만들지 못합니다. 사랑이 없는 곳에서는 희망도 희박해집니다. 내가 전념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희망으로 살아갈 동기를 만들 것입니다. 더보기 동그라미 동그라미 어른들의 말씀은 좀 어렵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다 할머니는 감동은 동그라미란다 착한 마음도 동그라미란다 하신다 동그라미 속에는 새싹이 돋는단다 맞다 동그라미는 모서리가 없어서 상처가 나지 않는다는 뜻인가 보다 내 마음도 동글동글 동그란 마음 되어 친구들이 내 곁에 왔을 때 찔리지 않도록 해야겠다 - 손한옥, 동시 '동그라미' 동그라미도 있고 네모도 있고 세모도 있는 다양한 일상입니다.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뾰족한 모서리로 타인을 상처 내지 않는 게 필요합니다. 반성과 성찰로 내 안의 뿔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더보기 누룽지 누룽지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특별함. 누룽지가 그렇다. 적당한 불의 맛이다. 자작자작 뜸이 든 밥과 태운 쌀의 중간, 누룽지는 딱 중용이다. 노릇한 고상함이다. 한 솥에 들었지만 누구는 밥으로, 또 누구는 누룽지로 신분이 바뀐다. 그것을 조절하는 것은 바로 불이다. 적당한 군불이 구수한 맛을 보탠다. 의도하지 않았든 의도했든 세상사가 하나의 맛이 아니라는 걸 가르치는 것 같다. - 최장순, 수필 '누룽지' 중에서 그렇지요. 세상사가 하나로 통일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다양하고 복잡하고 재미있습니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주어진 현실 앞에서 다시 마음을 정돈하고 가다듬습니다. 구수한 내가 되어가는 것도 같고 깊은 내가 되어가는 것도 같습니다. 더보기 꽃양배추 꽃양배추 : 유럽 원산의 관상용 양배추로 내한성이 강하고 가을,겨울에 잎이 황, 적색으로 물든다. 주로 가로변의 겨울 화단을 장식한다. 꽃양배추 찬바람 부는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다가 화단에 심어놓은 꽃양배추를 본다 세상의 꽃들도 사라진 이 추운 날에 얼마나 꽃이 되고픈 마음 간절했으면 온몸으로 꽃을 피웠을까 겨울화단에 피어난 한 떨기 장미 같은 꽃양배추 글.사진 - 백승훈 시인 더보기 분갈이 분갈이 몇 년 키워온 화초 분갈이 하는 주말오후 엉킨 뿌리 잘라내고 새로운 흙 채워 넣고 햇살을 비벼 넣으니 내 마음도 달뜨고 내 안의 분갈이가 시급하게 필요한 때 침체되고 엉킨 생각 쓴 뿌리도 잘라내자 늦가을 노지에도 자라는 새잎 돋는 단맛 있다 - 천숙녀 님 더보기 어떻게 늙어야 할까 *어떻게 늙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 라 로슈푸코- 어떻게 늙어야 할까요. 살아온 내력이 모습에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하는데요. 고집쟁이로 보이지 않고 오만해 보이지도 않고 욕심 많아 보이지도 않으면서 멋진 이력을 보여줄 수 있는 얼굴. 결국 모든 건 마음 먹고 행동하기 나름. 잘 살아왔다는, 여전히 잘 살고 있다는 자신감과 비침이 중요한 노년입니다. 더보기 단풍잎 손에 쥐고 가을 산길에서 우르르 몰려와 발아래 궁구는 단풍잎 한 개를 주었다. 곱게 붉어진 입술, 여름내 부풀던 푸른 가슴이 갸릉갸릉 숨이 찬 모양이다. 주워 든 손이 시리고, 콧등이 시큰한 것은 설핏하게 스치는 늦가을 바람의 탓이려니 해도, 가늘게 잡히는 핏줄 바둥거리는 허리뼈의 울음을 달래는 시간, 아득한 세월을 손에 쥐고, 서러운 미망의 시간 안으로 가을 산은 또, 어이 눈물 바람인가. - 박종영 님 더보기 이전 1 ··· 27 28 29 30 31 32 다음